산업 현장의 인공지능(AI) 도입 논의는 사용자 화면(UI) 속 성능 시연만으로 설득되기 어려운 단계에 직면했다. 실제 AI를 활용하는 현장 사용자가 실제로 요구하는 부분이 상당 부분 변했다는 뜻이다. 현시점 산업용 AI는 각 설비·공정 흐름 안에서 어떻게 지연(Latency) 없이 구동되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운영의 지속가능성이 기술의 평가 기준이 된 것이다.
이 변화는 산업·공장 자동화(FA)의 다음 단계로, 자율화(Autonomous)가 전면에 부상한 배경이기도 하다. 인건비 부담, 365일 24시간 운영 압박, 안전 요구 강화, 공급망 불확실성 등이 중첩되면서, 기업은 AI와 같은 기술 도입을 운영 구조 재설계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제조·물류 현장에서의 AI는 모델 성능만으로 성패를 결정지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데이터 수집·분석, 판단·제어, 모니터링·유지보수 등 핵심 프로세스가 단일 인프라에서 통합돼 연결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제조·물류 현장에서의 AI는 모델 성능만으로 성패를 결정지을 수 없다.
데이터가 어디서 생성·처리되고 어떤 경로로 실행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예외 상황 발생 시 얼마나 빨리 복구되는지가 실제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에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온프레미스(On-premise) 아키텍처가 다시 현장 내 요구사항의 중심 방법론으로 복귀하고 있다.
내달 초 ‘제36회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mart Factory + Automation World 2026, 이하 AW 2026)’ 개막을 앞둔 어드밴텍케이알의 메시지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김경연 어드밴텍케이알 책임은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를 ‘자동화(Automation)’보다 ‘자율화’에 두고, 실무자가 적용 가능성을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에지 AI(Edge AI)와 로보틱스 연계 시나리오를 전면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어드밴텍케이알은 이번 AW 2026 참가 목적을 데이터 연결, 지능화(Intelligent), 자율화, 지속 가능 운영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End-to-end) 산업 AI 플랫폼 업체’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데 둔다.
사측은 현재 국내 제조·물류·에너지 산업이 직면한 병목을 타깃하겠다는 방침이다. 어떻게 스스로 판단하고, 멈추지 않고, 에너지를 절감하며 운영할 것인가라는 지점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그 해답을 ‘연결(Connected)·지능화·자율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진화로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자율성은 설비 이상 감지, 네트워크 복구,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까지 포함하는 상태로 정의할 예정이다. AW 현장에서는 다운타임(Downtime) 감소, 에너지 절감, 인력 의존도 축소가 맞물릴 때 지속가능성이 실현된다는 관점을 강조한다.
“이전의 키워드가 자동화였다면 지금은 자율화입니다.
기술을 개별적으로 전시하는 것은 이미 과거형이죠.
제조·물류·운영의 흐름 전체를 지능화하는 동력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자율화로 이동하는 기술 전략, ‘기술 소개’에서 ‘운영 설계’로
김경연 책임에 따르면, 어드밴텍케이알은 최근 각종 전시를 기획할 때 무인화(Unmanned)·지능화의 ‘연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류에서 제조, 이후 배송까지 이어지는 흐름 안에서 자율화가 어떤 단계로 구현되는지 보여주는 것이 사측의 이번 AW 2026 기획 기본 방향이다.
모니터링, 에지 AI, 예지보전을 비롯해, 최근 각광받는 ‘피지컬 AI(Physical AI)’까지. 개별 기술을 카테고리로 나누기보다 하나의 운영 인프라 안에서 연결된 축으로 보여주겠다는 설명이다. 이 접근의 핵심은 참관객이 궁금해하는 요소의 순서에 맞춘 전시 설계다.
현장 실무자나 운영 책임자는 해당 기술이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효용성을 부여하는지를 먼저 살핀다. 어드밴텍케이알은 데이터 추출·활용, 모니터링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중심축으로 두고, 파트너 전시와 동선까지 연결해 개별 데모의 의미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부스를 구성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자사 부스 슬로건으로 ‘미래 공장을 가동하는 AI 알고리즘, 어드밴텍 지능형 자동화의 신뢰성(AI-Powered Intelligent Automation driven by Advantech)’를 배치했다. 이 아래, 참관객이 하나의 기술적 스토리를 따라 이동하도록 관람 동선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연결·지능화·자율화로 관람 구역을 세분화해 참관객에게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연결 존에서는 ‘OT wall’을 시작으로, DAQ, 산업용 스위치, 게이트웨이, 산업용 PC(IPC)를 따라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끊기지 않게 전달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자리에서는 다양한 제조 요구사항에 따른 솔루션을 확인할 수 있다.
연이어 지능화 존에서는 각 현장(Site)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에지 AI 기반 솔루션이 준비될 예정이다. 자율주행로봇(AMR)·자율이동조작로봇(AMMR), NVR(Network Video Recoder),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반 AI 안전 솔루션, 기업용(Enterprise) 온프레미스 거대언어모델(LLM) 배포 솔루션, 물류·환경 자동화 솔루션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자율화 구역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중인 AI·로보틱스 기술을 집중 조명한다. 피지컬 AI를 주요 기술 방법론으로 채택한 이 존에서는 실제 데모를 통해 판단 결과가 물리적 동작과 자율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강조한다는 기술 구상을 펼친다.
전시장에서 각종 산업 현장의 운영 시나리오를 시각화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이번 부스의 클라이맥스로 꼽은 접근법이 바로, 로보틱스 컴퓨팅 솔루션 ‘엔비디아 젯슨 토르(NVIDIA Jetson Thor)’ 기반 피지컬 AI 방법론이다.
현장 데모는 2차원(2D)·3차원(3D) 카메라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AI 센서 데이터 처리 플랫폼 ‘엔비디아 홀로스캔(NVIDIA Holoscan)’으로 지연 없이 처리한다. 이후 에지단에서 실시간 판단해, 각종 로봇의 끝단에 탑재되는 ‘로봇 팔 종단장치(EOAT)’를 정밀 제어하는 흐름을 시각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가 실제 물리 세계를 움직이는 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설명이다.
김 책임은 최근 시장 변화의 핵심으로 고객 요구의 정교화를 꼽았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는 AI 도입 자체에 대한 관심은 높았으나, 개선 지점과 기대 효과에 대한 정의가 추상적이었던 것을 짚었다. 반면 최근에는 해결 과제와 기대 효과를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 도입 후 실제 투자 효과, 즉 투자수익률(ROI)와 운영 변화를 따지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그는 특히 인건비, 시간 비용, 안전 이슈, 24시간 운영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환경에서 자율화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사람을 일괄 대체하는 접근이 아니라, 인적 개입이 필요한 구간과 자율화가 더 효율적인 구간을 재배치하는 방향성이다. 제조·물류 현장에서 AI 논의가 실무적으로 변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이 흐름은 제조 공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물류, 에너지 관리, 데이터센터 인프라, 에지 컴퓨팅 환경 등 전반으로 AI 적용 논의가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장별 예산, 데이터량, 통신 조건 등이 상이한 만큼, 경쟁력은 고사양 경쟁보다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화(Optimization) 설계’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AI를 쓰고 싶다’는 말보다,
‘우리 공정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이 줄을 잇고 있어요.
그러한 요구사항이 구체적일수록 실제 적용 가능성과 효용성이 높아집니다.”
자연어로 소통하는 지능형 현장 구현법
이어 김경연 책임은 AI 확산을 설명할 때 에너지 이슈를 간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AI 워크로드가 증가할수록 전력 사용량, 냉각, 통신, 운영비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모델 성능만으로는 실제 도입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조·물류 현장에서는 AI 가동 여부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한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관점은 데이터센터 수요 변화와도 연결된다. 그는 대형 데이터센터 중심 접근만으로는 현장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봤다. 기업이나 지자체 단위의 자체 구축 수요가 늘고, 보안 요구가 커지면서 현장 인근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드밴텍케이알은 이를 데이터센터의 에지화 흐름으로 보고, 통신·프로토콜·에지 장비 등 레이어별 구성을 목적에 맞게 조합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러 공급사(Vendor)를 분절적으로 도입할 때보다 구성과 운영 창구를 단순화하면 안정화 속도가 빨라지고 현장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점 역시 현장의 주요 니즈로 제시했다.
이는 자율화를 논하면서 동시에 인프라 구조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부스에 나올 NVH 기술은 자동차, 전기자동차(BEV) 모터, 이차전지 설비, 반도체 장비 등 고정밀 진동·소음 분석 수요를 겨냥한다. 이 가운데 24비트(bit), 채널당 최대 216kS/s의 초당 데이터 수집 속도, IEPE(Integrated Electronics Piezo-Electric) 센서 직접 연결을 내세운다.
자율주행로봇(AMR)·자율이동조작로봇(AMMR)는 360° 2D·3D 비전 그리고 ‘비전·언어모델(VLM)’과 ‘LLM’을 결합해 상황 인지 기반으로 로봇의 자율 이동을 구현한다. 아울러 차세대 로봇운영체제(ROS) ‘ROS2’를 토대로 한 모듈형 구조로 확장성을 강조했다.
이어 피지컬 AI는 엔비디아 젯슨 토르를 활용한다. 에지단에서 영상을 검색·요약하는 ‘VSS(Video Search & Summarization)’과 생성형 AI 처리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의존 없이 실시간 판단·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안성·응답속도 측면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처럼 탄탄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실제 구동될 소프트웨어 동력의 핵심 방법론 중 하나가 ‘시각적 지능(Visual Intelligence)’이다.
이번 어드밴텍케이알 AW 부스에서 눈에 띄는 기술 축은 생성형 AI 일반론보다, 영상 기반 현장 인지를 겨냥한 VLM 중심의 접근이다. 김경연 책임은 에지 환경에서 동작하는 VLM 활용 예시를 설명하며, 기술자 중심으로 운영되던 영상 분석 업무를 자연어(Natural Language) 인터페이스로 직관적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CCTV 영상에서 특정 특징을 가진 상황을 자연어로 지정해 탐지하고, 관련 로그를 신속히 확인하는 구조다. 이는 검색 편의성 개선뿐만 아니라, 모니터링 대응 속도를 끌어올리는 인터페이스 변화로 전망된다. 현장 사용자가 기술 체계를 깊이 알지 못해도 시스템 활용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책임은 이 VLM 기술 체계를 로보틱스와의 결합 가능성으로도 연결했다. 자율주행로봇(AMR)이 각종 비정형 공간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위치를 좌표값이 아닌 실제 공간 맥락으로 이해하고, 자연어 요청에 따라 이동·안내를 수행하는 구조는 향후 공정 운영 전반으로 확장 가능한 모델이다.
“기술 시연이 목적이라면 화면에서 끝나도 돼요.
하지만 현장에서 쓰이려면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쓸 수 있는지까지 보여줘야 해요.”
“AI 도입은 모델 공급이 아닌 운영 재설계” 어드밴텍이 제시하는 ROI 최적화 新 엔진
어드밴텍케이알은 이에 대한 사례로 대형 택배 분류 허브를 내세운다. 비정형·다물체 대상물로 구성된 물류 환경에서는 작업자 중심 분류 구조가 운영·안전 측면에서 부담이 크며, 정확도 유지가 핵심 과제가 된다.
김 책임은 이 지점에서 AI 기반 인식 기술과 에지 컴퓨팅을 결합해 사전 분류 구조를 고도화하는 접근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이번 부스에서 선보일 VLM과 에지 AI의 필요성을 실제 운영 맥락에서 입증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량이 많고 속도가 중요한 환경에서는 서버 의존형 구조만으로는 현장 흐름을 맞추기 어렵다.
그에 따르면, 현장에서 즉시 처리하는 에지 전환이 실효성 확보의 관건이다. 결국 AI를 어디에 배치하고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는 메시지다. 김 책임은 AI 프로젝트의 실제 분기점으로 개념증명(PoC) 이후 단계를 지목했다. 현장에서는 변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므로, 초기 성능보다 문제 발생 시 얼마나 신속하게 재학습하고 보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재학습 속도를 AI 도입 성공 여부를 가르는 실무적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PoC 이전 단계의 요구사항 정리 수준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불량 유형과 작업 조건을 세분화해 정의해야 이후 조정(Tuning) 효율이 높아진다는 게 그 근거다.
또한 PoC 성공이 양산 전환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가공·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를 뜻하는 ‘로우 데이터(Raw Data)’를 바탕으로, 운영 개선 효과를 정량화해, 현장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가 동일한 지향점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I 프로젝트를 모델 공급이 아니라 운영 전환 과정으로 보는 관점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