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제조 현장은 전례 없는 속도로 변화하며 ‘디지털 전환(DX)’이라는 거대한 변혁에 직면했다.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핵심 목표였던 생산 효율성 극대화와 원가 절감은 이제 DX가 추구하는 바를 넘어섰다. 이제 제조 기업들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민첩한 대응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더욱 복합적인 과제를 안게 되었다.
현재 제조 현장은 ▲예측 불가능한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으로 인한 생산 차질 ▲개인화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대한 유연성 부족 ▲복잡해지는 제품 설계 및 제조 공정의 난이도 등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렸다. 이러한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 기업들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가상과 현실 세계를 끊김 없이 연결하고, 모든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의사결정을 고도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제조 DX는 기업이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제조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는 DX야말로, 현시점 제조 현장이 직면한 변화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넘어설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가상과 현실을 잇는 ‘버추얼 트윈’ 기반 제조 혁신법
가상 환경 기술은 제조업의 DX 가속화에 관점에서 갈수록 주요해지고 있다. 이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메타버스(Metaverse) 등이 각광받는 중이다. 이 배경에서 버추얼 트윈(Virtual Twin)은 물리적 제품·공정부터 전체 제조 시스템을 디지털 공간 안에 구현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연동해 실제와 같은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시뮬레이션 및 3차원(3D) 설계 솔루션 글로벌 업체 다쏘시스템은 ‘버추얼 트윈 익스피리언스(Virtual Twin Experience)’라는 독자적인 디지털 기반 가상 환경 개념을 내세운다. 사측은 실시간 데이터 기반 예측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버추얼 트윈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다쏘시스템은 이 핵심 가치가 담긴 버추얼 트윈 플랫폼 ‘3D익스피리언스(3DEXPERIENCE)’를 필두로, 글로벌 제조업의 DX를 타깃하고 있다. 특히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내 핵심 브랜드 중 하나인 ‘델미아(DELMIA)’는 제조업의 생산 및 운영을 위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다쏘시스템코리아는 델미아 솔루션 포트폴리오가 제조 현장 내 주요 정보를 디지털화해, 생산 전주기를 고도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주요 정보는 사람(Man)·설비(Machine)·재료(Material)·방법(Method)·측정(Measurement) 등 이른바 ‘5M’이다.
델미아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심화된 시뮬레이션 ▲제약 조건 기반 계획 수립 최적화 ▲운영 우수성(Operation Excellence) 확보 ▲다차원적 데이터 분석 등이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델미아는 이러한 버추얼 팩토리(Virtual Factory)의 종단간(End-to-End) 생산 과정을 다루며 제조 혁신 실현에 기여한다. 이러한 델미아 솔루션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적용돼, 실질적인 성과를 낳고 있다.
국내 종합 기계 제조사 HD현대인프라코어는 다쏘시스템 제조실행시스템(MES) 솔루션 ‘델미아 아프리소(DELMIA Apriso)’를 통해 글로벌 생산 공장의 ‘중앙집중형 통합 플랫폼(One-Core Platform)’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소는 생산 계획·일정 관리, 품질·재고 관리 등 제조 현장 내 활동을 통합 관리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를 통해 현장 사양 실시간 파악 및 작업 지시 자동화로 생산성을 개선하고, 오조립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차원(2D)·3차원(3D) 이미지 기반 품질 관리와 물류 정보 디지털화를 통해, 제품의 고객 납품·인도 측면에서 실시간 대응력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편,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업체 이즈파크는 다쏘시스템 고급 생산 계획 및 일정 관리(APS) 솔루션 ‘델미아 오르템즈(DELMIA Ortems)’를 활용해 고객사의 DX를 도왔다. 이를 국내 자동차 전장부품 제조 고객사에 도입해, 변동성 높은 자동차 전장부품 생산 계획을 최적화했다.
오르템즈는 복잡한 제약 조건을 고려해, 생산 계획을 세밀하게 조정·최적화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특화돼 있다. 이즈파크는 오르템즈 도입을 통해 생산 계획 수립 시간을 50% 이상 단축하고, 정보 파악 및 정리 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전했다. 여기에 부서 간 협업을 크게 개선하는 정량적·정성적 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델미아는 가상 환경에서 실제와 동일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하고, 이를 실질적인 생산 효율성 증대로 연결하는 데 역할을 수행한다.
예측을 현실로, 델미아의 데이터 인텔리전스
DX의 또 다른 핵심은 데이터를 통한 ‘운영 최적화’와 ‘예측적 의사결정’ 능력이다. 다쏘시스템 측은 델미아 솔루션이 시뮬레이션(Simulation), 최적화(Optimization), 운영 탁월성(Operation Excellence), 분석 지능화(Analytic Intelligence)의 네 가지 영역을 모두 아우른다고 설명한다.
특히 ‘델미아 퀸틱(DELMIA Quintiq)’은 복잡한 공급망 관리(SCM) 및 운영 계획(S&OP)에 특화된 APS 솔루션이다. 전략적·운영적인 계획 수립을 지원하며, 복잡한 제약 조건을 반영한 일정 관리 및 물류 최적화를 지원한다.
반면 델미아 오르템즈는 제조 현장의 상세 생산 계획 및 일정 관리에 특화된 솔루션으로, 단기적인 공장 운영 효율과 유연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 생산 일정 조정 및 현장 자원 최적화에 기여한다. 이처럼 두 솔루션은 서로 다른 강점으로 전체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디오타(DELMIA Augmented Experience) 솔루션은 가상의 정보를 현실과 융합해, 작업자에게 AR로 보여준다. 현장 작업자는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관리 방법을 혁신하는 ‘가상 실행(Virtual Execution)’을 구현하게 된다.
이처럼 델미아의 지능형 기능은 아프리소·퀸틱·오르템즈·디오타 등 델미아 브랜드 내 여러 솔루션이 공통적으로 지닌 핵심 역량이다. 이는 데이터를 활용·분석·예측함에 있어, 프로세스 진행 과정을 최적화·가속화한다. 다쏘시스템은 기업이 데이터를 디지털 자산화하고 이를 분석해 예측적 인사이트를 얻음으로써, 낭비를 줄이고 생산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정의했다.
스마트 제조가 그리는 미래 청사진...버추얼 트윈 기반 ‘자율제조’와 ‘인간 중심 혁신’
제조 혁신의 성공은 단순히 기술 도입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사람의 역할과 변화 관리가 필수적이다. 강영현 HD현대인프라코어 책임매니저는 “결국 데이터의 정확성과 더불어 사람의 노하우와 변화 관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핵심 실무 담당자 참여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시스템 안착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부서 간 전사적 협업 개선 역시, 기술이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역량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시사한다.
궁극적으로 제조 기업들은 가상 환경에서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하는 버추얼 트윈을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실시간 데이터 피드백으로 공정 개선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버추얼 트윈은 현재의 공정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미래의 자율적인 제조 환경을 위한 기반이 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은 버추얼 트윈과 결합해,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생산 계획, 품질 예측, 설비 예지 보전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하며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화하는 ‘자율제조(Autonomous Manufacturing)’ 환경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받는다.
즉, 버추얼 트윈이 가상 세계에서 제조의 모든 과정을 구현하고 최적화한다면, AI와 빅데이터는 그 안에서 지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제조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며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이는 현재의 제조 혁신 방법론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을 넘어선 패러다임 전환이자, 기업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필수 요소로 주목받는다. 델미아 솔루션이 제시하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종단간 제조 프로세스를 커버하며 글로벌 대기업들의 검증된 레퍼런스를 통해, 미래 제조 환경 구축의 강력한 기반이 된다.
이처럼 스마트 제조는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고, 인간의 창의성이 극대화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제조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 예정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