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PC 시대 개막 선언...아몬 CEO "스냅드래곤으로 엣지 컴퓨팅 혁신 주도"
퀄컴이 자사의 40주년을 맞아 개최된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5'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차세대 PC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공개하며, 온디바이스 AI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키노트 연사로 나선 퀄컴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AI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모든 디지털 기기에 AI 기능이 탑재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셋을 중심으로 고성능 연산과 멀티데이 배터리 수명을 실현한 퀄컴은 AI PC 시장에서 윈도우 생태계의 성능 리더십 회복을 목표로 삼았다.
퀄컴은 마이크로소프트, HP, ASUS, 레노버 등의 협력사들과의 파트너십으로 다양한 AI 활용 사례와 온디바이스 처리 기술을 공개하며, 엣지 컴퓨팅 기반 AI 구현의 실질적인 가능성을 시연했다. 이뿐 아니라 발표 말미에는 데이터 센터 및 산업용 AI로의 확장을 예고하며, AI 중심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퀄컴은 올해 컴퓨텍스 2025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AI PC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1985년 설립 이후 40년 동안 무선 통신 기술과 모바일 칩셋을 선도해 온 퀄컴은 이제 AI 중심의 컴퓨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퀄컴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우리는 단지 새로운 칩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음성, 시각, 텍스트, 위치와 같은 컨텍스트를 인식해 사람 중심의 맞춤형 UI를 구현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퀄컴은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시리즈 칩셋을 통해 윈도우 기반의 PC 생태계에서 다시금 성능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해당 칩셋은 고성능 CPU, GPU뿐 아니라 AI 연산에 최적화한 NPU를 탑재해 현장에서 즉시 실행 가능한 다양한 AI 기능을 구현한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기존의 PC는 단순한 생산 도구였다면, AI PC는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지능형 도우미로 변모할 것"이라며, AI가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의 개념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발표 현장에서는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 컨텍스트 시연을 통해 사용자 개인 데이터 기반 자동 문서 정리, 보고서 생성, 콘텐츠 편집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이는 클라우드 접속 없이도 AI가 로컬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개인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날 퀄컴이 강조한 AI PC 전략의 핵심은 단연 온디바이스 AI다. 이는 데이터 처리를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부에서 실행하는 방식으로, 보안과 반응 속도, 배터리 효율성에서 이점을 제공한다. 이날 공개된 ‘컨텍스트' 에이전트는 스냅드래곤 NPU로 개인 파일, 일정, 이메일, 문서 등을 스스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최적화한 업무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을 시연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AI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 의도를 인식하고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안하는 ‘지능적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함께 퀄컴은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AI PC 생태계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은 CoPilot+ PC를 통해 현실화했으며, HP는 상당 규모의 AI PC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이 외에도 ASUS는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14인치 AI 노트북을, 레노버는 교육용, 비즈니스용, 크리에이티브용에 맞춘 다양한 AI 기반 디바이스를 소개하며 AI PC의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AI PC는 단순히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가 아니라, 기존 컴퓨터 사용 방식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며, 향후 AI 기능이 모든 디지털 디바이스에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것임을 예고했다.

AI PC의 실질적인 변화는 단순한 기능 업그레이드에 그치지 않는다. 퀄컴은 AI가 개인의 일상과 업무 방식 자체를 재편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다양한 시나리오 기반 데모를 통해 구체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품 관리자, 세일즈 매니저, 재무 분석가 등 다양한 직무별로 특화한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파악해 능동적으로 의사결정을 돕는 모습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인간-기계 협업의 실질적 미래상을 보여준다.
이처럼 AI가 OS의 역할까지 대체하는 생산성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의 정의 자체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유저가 프로그램을 조작해야 했다면, 이제는 AI가 유저의 목표에 따라 기능을 자율적으로 구성해 제공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업 고객을 위한 이점도 분명하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스냅드래곤 엑스 엘리트 기반 AI PC가 멀티데이 배터리 수명과 고성능, 이동성까지 모두 충족한다고 강조하며, IT 부서가 미래를 대비한 투자로 판단할 수 있는 요소를 상세히 제시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이 스냅드래곤 NPU를 기반으로 최적화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현재 약 75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네이티브로 실행 가능하며, 전체 사용자의 93%가 NPU 기반 네이티브 앱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0개 이상의 AI 기반 기능이 구현해 있으며, 게임 분야에서도 1400개 이상의 타이틀이 최적화해 성능 향상과 전력 효율을 모두 실현하고 있다. 특히 포트나이트의 스냅드래곤 최적화 및 안티치트 도입은 향후 게이밍 PC 시장에서도 AI PC가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AI PC의 핵심은 단지 하드웨어의 고도화에 그치지 않는다. 퀄컴은 AI 시대에 맞는 개발자 생태계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며, 자사 플랫폼이 단지 칩셋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툴, 프레임워크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풀스택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전략은 단순히 파트너사의 협업을 넘어, 독립 개발자와의 연계까지 포괄하는 확장성을 지향한다. 퀄컴 AI 허브는 사용자가 자신만의 모델을 가져와 최적화하고, 다양한 OS에 배포하도록 돕는 통합 툴킷으로 구성되며, CPU, GPU, NPU 간의 자원 분배를 효율화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설계됐다.
퀄컴이 지향하는 AI PC의 방향성은 단지 기술적 진보에 머무르지 않는다. 발표 후반부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AI가 업무 방식과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변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AI PC가 기업 생산성과 창의성,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기업 내부에서 AI 에이전트를 실전 배치한 예로 'Writer'라는 협력사의 사례가 언급됐다. 이들은 퀄컴 내부에서 이미 Writer의 에이전트 기반 플랫폼을 도입해 사용 중이며, 매월 2400시간 이상의 업무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기존의 반복적이고 복잡한 업무 흐름을 AI가 자동화하며, 사용자는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이처럼 AI가 기능이 아닌 주체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 중심 구조에서 AI 중심 인터페이스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디바이스 설계, 운영체제 구성, 서비스 배포 등 전반에 걸쳐 큰 파급 효과를 낳게 되며, 그 중심에 스냅드래곤 기반의 엣지 AI 플랫폼이 있다는 점이 퀄컴이 주목하는 핵심이다. AI PC는 결국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경험, 실시간 대응성, 강화된 프라이버시를 결합한 개인화 컴퓨팅의 이상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퀄컴이 제시한 AI PC의 미래는 단지 기술 발전의 영역을 넘어, 전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예고한다. 특히 온디바이스 AI와 엣지 컴퓨팅을 결합한 접근 방식은 클라우드 중심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며, 프라이버시, 실시간 반응성, 비용 효율성 등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AI가 운영체제의 개념을 바꾸고, 다중 에이전트 기반의 생산성 플랫폼이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이끌 것”이라며, 앞으로의 디바이스는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사용자와 지능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스마트폰, 웨어러블, 차량, 산업용 시스템으로 확장되며, 퀄컴은 2025년 하반기에 산업용 AI PC 및 데이터 센터 칩셋 관련 주요 발표를 예고하며 시장 확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 글라스, IoT 디바이스 등 기존 OS에 얽매이지 않는 영역에서는 AI가 순수하게 주도하는 사용자 경험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PC 산업뿐 아니라 모바일, 산업, 엔터프라이즈 전반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