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美 작가, 주요 AI 기업에 작품에 대한 사용료 지불 요구하는 공개서한 보내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는 데 사용된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마거릿 애트우드와 제임스 패터슨 등 미국 작가 수천 명은 주요 AI 업체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AI 학습에 그들의 작품을 사용할 경우 작가들의 허가를 받고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패터슨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작품 200여 편이 AI 학습에 무단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창작자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유명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세라 실버먼 등 작가들도 AI 학습에 무단 복제된 작품이 사용됐다며 오픈AI와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기업들이 저작권이 있는 책들을 불법 소장한 '그림자 도서관'을 통해 AI를 학습시키고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WSJ은 AI 모델 학습용 데이터에서 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용된 책 목록은 공개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주요 미디어 기업들 또한 최근 수주간 AI 기업의 콘텐츠 사용에 대응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WSJ을 비롯한 언론사들은 허가를 거치지 않은 콘텐츠 사용을 저작권 침해라고 보고, 보상 책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기술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미국 뉴스 통신사 AP통신은 오픈AI와 뉴스 기사 사용 등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은 최근 AI 기업이 커뮤니티 내 일부 자료를 사용할 때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고, 소셜미디어 'X'는 게시물 읽기 분량을 제한하고 나섰다.
WSJ은 창작자의 반발이 데이터 접근에 대한 새로운 제한과 비용을 야기해 AI 사업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소송 영향으로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라이선스가 필요해지거나 저작권자에게 사용료를 소급 지급해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WSJ은 만약 불법 취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된 AI 모델을 폐쇄해야 한다는 법원 명령이 나온다면, AI 업계가 수년 전으로 후퇴하게 될 수 있다고도 관측했다.
법조계에서는 저작권 보호 체계가 확립되더라도 막대한 데이터 규모에 비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본다. 예일대 로스쿨 정보사회프로젝트 레지던트 펠로 메흐타브 칸은 "타당성이 문제가 된다"며 "그들이 어떻게 모든 작가와 일일이 접촉하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은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의 원리를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도 저작물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최종 생산물이 원저작물과 충분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AI 분야 세계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학습할 수 있다면, AI 시스템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회에 이로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