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어머니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이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이 항소심 국면에 접어들며 재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항소심이 주요 대형 사건에서 1심 판결을 뒤집은 이력이 있는 ‘베테랑’ 법관들로 구성된 재판부에 배당되면서, 1심의 기각 판결이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
‘원심 파기’ 이력 화려한 대등재판부 배당… 법조계 ‘긴장’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세 모녀가 구 회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을 민사8-3부(주심 오영상 고법판사)에 배당했다. 임종효, 최은정, 오영상 고법판사로 구성된 이번 재판부는 이른바 ‘대등재판부’로, 소속 법관 전원이 풍부한 경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주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해당 재판부의 과거 이력이다. 주심인 오영상 판사와 임종효 판사는 최근 ‘사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1심의 무죄 판결을 깨고 유죄를 선고한 바 있으며, 최은정 판사 역시 과거 주요 정치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1심 유죄를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는 등 엄격한 증거주의를 바탕으로 원심을 뒤집는 과단성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1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증거들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객관적 녹취록 vs 주관적 진술”… 증거 신빙성 다툼 ‘치열’
항소심의 최대 분수령은 1심에서 배척되었던 ‘녹취록’의 증거력 재평가가 될 전망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상속 협의서에 날인된 인감 등 외형적 절차를 중시해 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원고(세 모녀) 측은 항소심에서 피고 측 실무진들의 기망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원고 측은 2018년 협의 당시 구 회장이 “유언장이 있다”고 언급하며 상속인들을 설득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핵심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1심에서는 “유언장이라는 표현을 쓴 적 없다”는 피고 측 증인의 진술이 채택됐으나, 원고 측은 객관적 물증인 녹취 파일과 배치되는 진술의 신빙성을 무너뜨리겠다는 전략이다.
700억 예금 상속 인지 여부… ‘사실오인’ 공방 예고
구 회장 본인의 과거 발언도 쟁점이다. 원고 측은 구 회장이 과거 대화에서 “700억 원대 예금 상속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했음에도, 1심이 이를 ‘단순 기억 상실’로 판단한 것은 중대한 사실오인이라는 입장이다. 총수 일가의 자산 관리 체계상 거액의 예금 상속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항소심 재판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가사 및 상속 사건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원칙과 증거를 중시하는 재판부 특성상, 1심에서 간과된 녹취록의 세밀한 맥락이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양측이 제출한 증거의 신빙성을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1심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의 지배구조와 직결된 이번 소송은 2심 재판부의 깐깐한 심리 절차를 거치며 한층 치열한 법리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윤희승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