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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또 확장, 팽창하는 반도체 시장 속 국내 기업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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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티 서재창 기자 |

 

 

반도체 업계는 초호황이라 불리는 ‘슈퍼사이클’ 시대에 진입했다. 이에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기존 예측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인프라 증설에 본격적으로 나섰고, 중국은 반도체 궐기를 통해 자립화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선두권에 있으나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피할 수 없는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시작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의 작년 대비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24%로 5% 상향 조정했다. 기존 12%에서 19%로 한 차례 조정한 데 이어 두 번째 상향 조정이다.

 

IC인사이츠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비트단위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로직 반도체와 아날로그 반도체 제품군 전망이 예상보다 나아져 전체 반도체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반도체 평균판매단가는 작년 대비 2% 오르고, 반도체 제품별 출하량은 21% 늘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쥔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매출이 32% 늘며 전체 시장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D램 반도체는 비트단위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IC인사이츠는 D램 공급 부족 상황으로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C인사이츠는 낸드플래시 매출이 22%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해 2분기 안정화되고, 하반기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외에도 올해 로직 반도체 매출은 24%, 아날로그 반도체 매출은 25%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됐다. 앞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지난 5월초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증가율을 기존 10%에서 19%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인텔 앞세운 미국의 거침없는 행보


인텔에서도 향후 10년간 반도체 산업의 호황 가능성을 언급했다. CNBC 주최 행사에 참여한 펫 겔싱어 인텔 CEO는 “지금으로부터 향후 10년간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인텔은 지난 3월 애리조나 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두 개를 짓는 데 200억 달러(약 22조6000억 원)를 투자하고 파운드리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펫 겔싱어 CEO는 “올해 안에 미국이나 유럽에 대규모 팹 추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같은 행사에 참여한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는 인텔 파운드리 진출이 외부 파운드리를 이용하는 자사에 이점이 된다며 양사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처럼 슈퍼사이클을 맞은 미국의 행보는 그야말로 거침없다. 미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반도체 제조업 투자에 25%의 세액 공제를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며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설비에 투자하는 업체가 세액 공제를 받는다.

 

블룸버그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 법안을 지지하는 이들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의 점유율이 떨어졌고 미국과 해외의 생산 비용 차이는 외국의 보조금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세액 공제가 시행되면, 미국 업체뿐 아니라 애리조나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TSMC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주 미 상원은 반도체·통신 장비의 생산 및 연구에 520억 달러(약 58조8000억 원)를 지원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반도체 자립 외치는 중국

 

중국도 반도체 자립을 외치고 나섰다. 중국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 5월 14일 열린 중국 ‘국가 과학기술 체제 개혁 및 혁신 체제 건설 영도소조(이하 과학기술 영도소조)’ 회의에서 나온 반도체 관련 발언이 뒤늦게 주목받았다. 

 

과학기술 영도소조는 이번 회의에서 14차 5개년 경제계획 기간인 2021∼2025년 적용될 과학기술 혁신 계획 수립 방안을 논의하고 국무원 홈페이지인 정부망에 보도문을 올렸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맨 마지막 한 줄이었는데, 그것은 포스트 무어의 법칙 시대 전복적인 반도체 기술에 관한 토론이 이뤄졌다는 내용이다.

 

인텔 공동 설립자 고든 무어가 한 말에서 비롯된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밀집도가 18개월마다 배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거국적 과학기술 발전 전략 차원에서 포스트 무어 시대의 전복적 기술을 논의한 것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실리콘 웨이퍼 기반 반도체 기술에서 벗어나 신소재로 만들어진 3세대 반도체 산업으로 직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 칩에 트랜지스터를 더욱 많이 집어넣는 기술에 한계가 봉착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실리콘 대신 실리콘 카바이드(SiC)나 질화갈륨(GaN) 등 새로운 소재가 실리콘을 대체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통적 실리콘이 아닌 신소재와 새 장비에 의존하는 새로운 영역에서는 아직 주도하는 회사나 국가가 없기에 미국과 동맹에 의한 제재를 회피하려는 중국에 최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에서 류 부총리가 자체 반도체 칩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에 이르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 돌파구 마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이 1960년대 핵폭탄을 개발할 때처럼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이 기술 혁신에 1조 달러(1132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정부 기금 지원을 책정했으며, 중국 과학기술부가 3세대 반도체 칩을 포함한 핵심 전략 전자 소재 개발 연구비로만 4억 위안(702억 원)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반도체 분야에서 전체적으로 선진국에 뒤져있는 중국이 3세대 반도체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만, TSMC라는 확실한 카드


반도체 시장에서 TSMC를 앞세운 대만의 행보가 주목된다. TSMC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대만·미국에 이어 일본으로 반도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TSMC가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연구개발 시설을 건설하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가 TSMC에 약 190억 엔(2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TSMC는 일본에 연구 시설에 이어 생산 시설까지 거점을 두게 된다. 신설 공장에는 16나노미터와 28나노 공정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경쟁이 치열한 5나노급 이하 첨단 미세화 공정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최근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하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과 TSMC의 협력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강화 움직임 속에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일본은 반도체 강국을 재건할 기회를 모색하는데 있어 TSMC가 필요하고, TSMC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대신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일본과 손잡았다는 분석이다. 


TSMC는 앞서 미국에서도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최근 애리조나 주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총 6개 라인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 1개 라인 투자비가 120억 달러(약 13조4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를 6개로 늘리면 투자비가 8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에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3조 원)를 사용하겠다는 장기 투자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3년 동안 연평균 37조6000억 원을 시설투자를 강행한다는 것이다.


TSMC가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역대급 호실적이 뒷받침된 까닭이다. TSM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분기 역대 최고 성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1분기 TSMC는 매출 129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 영업이익 53억6000만 달러(약 6조 원)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4조 원 이상 작은데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높다. 


일각에서는 대만의 독주를 우려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TSMC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텔, 애플, 퀄컴 등 유수의 기업에서 주문을 받는 TSMC는 사실상 전 세계 반도체 대부분을 생산한다.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업계 매출의 56% 수준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약 14억 개의 대부분이 TSMC에서 제조되며, 이보다 기술적으로 덜 복잡한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도 TSMC가 최대 60%까지 생산한다고 전했다. 

 

경쟁력 찾기 나선 삼성전자


지난 5월말 기준, TSMC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격차가 117억9000만 달러(약 13조 원)로 1년 전보다 10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도 1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 2019년도에 계획했던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투자금액을 133조 원에서 171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연평균 투자금액은 15∼16조 원 선으로, 연평균 35∼40조 원을 투자하는 TSMC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시설 투자비는 32조9000억 원으로 TSMC 못지않지만, 연 20조 원 이상은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써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부재와 지속되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나 아직 투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공사에 들어간 평택캠퍼스 3라인(P3)에는 파운드리 설비를 얼마나 들여올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5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수율 문제로 좀처럼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인텔, 애플, AMD, 엔비디아, 퀄컴 등 유수의 반도체 기업이 최첨단 반도체일수록 TSMC에 우선적으로 주문을 넣는 이유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 이후 선보일 3나노 파운드리부터 기존 핀펫 공정 대신 차세대 구조인 ‘GAA(Gate-All-Around) FET’ 공정을 적용해 TSMC와의 기술 격차를 뒤집겠다는 계획이다. TSMC는 내년 하반기부터 3나노 양산에 들어간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은 세계적인 반도체 학회 행사에서 “어떤 도전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시영 사장은 “핀펫 기술이 모바일 SiC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MBCFET 기술은 고성능·저전력 컴퓨팅, AI, 5G 확산 가속화로 데이터 기반 사회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BCFET은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차세대 트렌지스터 공정 기술이다. 종이처럼 얇고 긴 모양의 나노시트를 적층해 트렌지스터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였다.

 

MBCFET 공정은 기존 7나노 핀펫 트랜지스터보다 차지하는 공간을 45%가량 줄이며, 소비전력 50% 절감과 35%의 성능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최시영 사장은 “삼성의 파운드리 비전은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공정·설계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소형·저전력·고품질을 갖춘 차세대 8나노미터 RF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8나노 RF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멀티채널, 멀티 안테나를 지원하는 5G 통신용 RF 칩 생산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8나노 공정은 5G 이동통신의 서브 6GHz부터 밀리미터파까지 모두 지원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8나노 RF 공정에서 이전 14나노 공정에 비해 RF 칩의 면적을 35%가량 줄이고, 전력 효율도 35%가량 높였다. RF 칩은 모뎀칩에서 나오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해 무선 주파수로 바꿔주고, 반대로 모뎀칩으로 전송하기도 하는 무선 주파수 송수신 반도체를 말한다.

 

주파수 대역 변경과 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을 하는 로직 회로 영역 및 주파수 수신, 증폭 등의 역할을 하는 아날로그 회로 영역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이 때문에 적은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신호를 크게 증폭할 수 있는 RF 전용 반도체 소자 ‘RFeFET’를 개발해 이번 8나노 RF 공정에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RFeFET의 전자가 흐르는 통로인 채널 주변부에 특정 소재를 적용하고, 물리적인 자극으로 전자 이동 특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RFeFET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RF 칩의 전체 트랜지스터의 수가 줄어들어 소비전력을 감소시키고, 아날로그 회로의 면적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8나노 기술을 통해 5G 통신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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