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개발, 회복력, 에너지 안보 중심으로 재편하며 국내 투자와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앞세운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ESG 전문 매체인 ESG 뉴스(ESG New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경제조사 2025–26(Economic Survey 2025–26)’는 기후 행동을 개발 우선 전략으로 재구성하고, 적응과 회복력, 인간 복지를 정책 설계의 중심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의제가 중대한 변곡점에 이르렀으며, 과거 도덕성과 기술 중심의 탄소중립 전환 구도가 이제는 다양한 상충관계, 역량 제약, 그리고 야심과 실행 현실 사이의 격차로 규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조사는 복잡한 시스템을 제도적 역량과 완충장치 없이 과속 도입할 경우, 회복력보다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기후정책은 특히 가난하고 기후 취약성이 높은 사회에서 인간 복지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경제·사회 발전 자체를 하나의 적응 형태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의 기후 적응 전략은 농업, 수자원, 도시 인프라,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공공 투자에 내재돼 있는 것으로 설명됐다. 적응과 회복력 관련 국내 지출은 2015–2016 회계연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3.7%에서 2021–2022 회계연도 5.6%로 상승해, 신흥국 가운데서도 드문 규모를 보이고 있다고 경제조사는 지적했다.
기후변화 국가행동계획(National Action Plan on Climate Change)은 9개 세부 사업을 통해 추진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기후 회복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는 기후 회복력 농업, 통합 수자원 관리, 생태계 보호 등이 포함되며, 각 주별 기후변화 행동계획(State Action Plans on Climate Change)은 국가 차원의 우선순위를 지방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경제조사는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기후위험이 토지 이용, 인프라 계획, 공공 서비스 제공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 단위 계획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응은 독립된 기후 정책 축이 아니라 인도 성장 모델의 구조적 특성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완화 전략과 관련해 경제조사는 에너지 전환을 단순한 기후 과제로만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력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하며,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확대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원자력, 그린 수소, 배터리 저장, 전력망 안정성 투자를 병행하는 시스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경제조사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인도의 발전 설비에서 비화석 연료 비중은 51.93%에 도달해 기존에 설정한 목표를 이미 상회했다.
경제조사는 이러한 점진적·체계적 접근을, 기저발전과 시스템 유연성에 대한 투자가 충분히 뒤따르지 못한 채 전환 속도만 앞선 유럽 사례와 대비했다. 그 결과 유럽에서는 가격 변동성과 공급 위험이 나타났으며, 인도 역시 소재 공급과 저장 능력 제약이 청정에너지 확대의 주요 도전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리튬, 코발트, 니켈, 구리,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결정적 요소이자 전략적 병목 지점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이들 광물은 점차 지정학·경제 질서를 좌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도는 국가 핵심 광물 미션(National Critical Mineral Mission)을 통한 국내 역량 확충과 더불어, 광물 안보 파트너십(Minerals Security Partnership), 인도·태평양 관련 협력체 등 국제 파트너십을 결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영 기업 카니즈 비데시 인디아(Khanij Bidesh India Ltd.)를 통해 아르헨티나 리튬 자산을 확보했으며, 호주, 칠레와의 협력도 확대했다.
경제조사는 이러한 양대 전략이 공급망 안보를 에너지 정책의 핵심 우선순위로 격상시키는 흐름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전환이 특정 국가와 자원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키는 대신, 공급 다변화와 자율성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보고서는 또 인도의 저탄소 기저발전 전략에서 원자력 부문의 구조 변화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았다. 인도는 2025년 12월 ‘인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지속 가능한 원자력 에너지 활용 및 발전법(Sustainable Harnessing and Advancement of Nuclear Energy for Transforming India Act)’을 제정해 원자력 발전소 운영, 설비 제조, 연구 부문에 민간 참여를 허용했다.
경제조사는 이 법 제정이 인도 저탄소 기저발전 정책에서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민간 부문이 원자력 분야에 본격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 목표를 동시에 뒷받침할 수 있는 체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탄소시장 구축과 관련해 인도는 2023년 6월 탄소배출권 거래제(Carbon Credit Trading Scheme)를 출범시켰다. 이 제도는 ‘성과·달성·거래(Perform, Achieve and Trade)’ 체계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의무 감축과 자발적 상쇄를 결합해 비의무 주체도 감축 및 제거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동 변화 전략으로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제시된 ‘생애를 위한 미션(Mission LiFE, Lifestyle for Environment)’이 인도 국가결정기여(NDC)에 통합됐다. 경제조사는 이 프로그램을 인도 기후 정책의 ‘행동 기반’으로 규정하며, 별도 사업이 아닌 소비 패턴을 재구성하는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기후 금융과 관련해 경제조사는 글로벌 차원의 자금 조달 부족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이 필요로 하는 기후재원에서 약 4조 달러 규모의 격차가 존재하며, 전 세계 기후 금융의 약 80%가 각국 국내 자본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국제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편향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인도에서는 완화 금융의 83%, 적응 금융의 98%가 국내 재원에서 조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의 기후 대응이 대외 지원보다 자국 내 공공·민간 자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경제조사는 밝혔다.
보고서는 인도 기후금융 생태계가 특화 금융기관, 공시 강화, 채권시장 확대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2023 회계연도 이후 인도 정부가 발행한 국채형 녹색채권(소버린 그린본드)의 누적 규모는 7만2,697크로르에 이르렀으며,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그린본드도 도시 기후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조사는 기후금융이 거시경제 안정을 해치지 않으면서 성장을 뒷받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거버넌스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개발 중심의 인도 기후 전략이 전환 속도를 우선하는 기존 모델과 대비되는 사례로, 인도 국경 밖까지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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