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배너

[봇규가 간다] 로보월드 2025 ② | 로봇 파워트레인 전격 해부...밸류체인 '넥스트 레벨' 전략 엿보기

URL복사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 세계 공장에서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은 400만 대를 넘었고, 신규 설치도 4년째 연 50만 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특히 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로봇의 수량·밀도가 일정 수준에 오른 지금 업계가 지목하는 ‘넥스트 레벨’이 있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이다. 감지·추론·행동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묶는 피지컬 AI가 로봇 분야 내 각종 차세대 기술과 결합하면서 로봇은 고정 설비가 아닌 상황 대응형 작업 파트너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무 살을 맞은 ‘제20회 국제로봇산업대전(2025 로보월드)’이 열렸다. 휴머노이드, 산업용 로봇, 협동 로봇(코봇), 자율주행로봇(AMR) 등 로봇 폼펙터를 비롯해, 각종 부품·소프트웨어·연결성(Connectivity) 솔루션이 총출동해 ‘인간·로봇 공생’의 현재를 한자리에 모았다. [봇규가 간다] 로보월드 특집에서는 K-로봇 밸류체인의 단면을 짚어본다.

 


 

겉으로 보이는 로봇의 외형을 한 겹 벗겨, 구동부(Actuator)·감속기(Reducer)·모터(Motor)·드라이브(Drive) 등 모션 제어 기술이 만들어낸 로봇 핵심 가동 부위를 들여다본다. 동일한 로봇 폼팩터라도 각 부위에 따라 다양한 기술 요소가 복잡하게 섞여 있다. 로봇 한 대를 움직이게 만드는 파워트레인 밸류체인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가 곧 로봇의 경쟁력이 된다는 메시지다. 이번 편에서는 국산 로봇 파워트레인 생태계와 외산 부품 벨트를 함께 짚는다.

 


 

< 에스비비테크 > 로봇 관절 '풀 스택' 비전 공개...“맞춤형 하모닉 감속기로 새 지평 연다”

 

 

초정밀 구동 모듈 기술 업체 에스비비테크가 올해 로보월드에서 던진 메시지는 관절 설계도를 입체적으로 풀어낸 모습이다. 각 로봇 관절부에 이식되는 자사 부품을 세분화해 참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부스는 크게 세 가지로 세분화한 기술 콘셉트를 배치했다. 첫 번째는 표준 하모닉(Harmonic) 감속기, 플렉서블(Flexible) 및 크로스롤러(Crossroller) 베어링 존이다. 이들은 로봇 관절의 기본 골격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줬다. 관절 안에서 무엇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모터 옆 둥근 디스크가 어떤 구조로 토크를 만들어 내는지에 초점을 맞춘 구역이다.

 

두 번째는 저감속비 로봇 전용 감속기와 박형·고강성 감속기를 한데 소개한 존이다. 특히 30대1급 저감속비 시리즈를 통해 소형·경량화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같은 하모닉 계열 제품이라도 속도·강성 요구에 따라 스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암시하는 장면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50대1 이상 감속비 대비 출력 축을 더 빠르게 가동하면서도 각도 전달 오차와 강성을 개선해 고강성 로봇 축에 투입하려는 시장을 겨냥한 구성이다.

 

세 번째는 경량형 감속기와 모빌리티·휴대용 로봇을 대상으로 한 시제품을 모아둔 존이다. 조선소 용접 작업에 특화된 휴대 로봇을 겨냥해 무게를 크게 줄인 감속기와 초박형 크로스롤러 베어링 적용 시제품을 한자리에 배치해 주목받았다. 로봇 바퀴 안쪽에 감속기, 모터, 조향 메커니즘을 모빌리티 구동 콘셉트도 이 존의 연장선에 있다. 관절에서 시작한 기술이 로봇의 바퀴와 외부까지 확장되는 흐름을 강조한 것이다.

 

 

에스비비테크 관계자는 “감속기만 납품하고 끝나는 회사가 아니라, 베어링부터 감속기, 액추에이터, 모빌리티 모듈까지 이어지는 풀 스택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는 각 로봇 관절 안에 탑재되는 초박형·플렉서블 베어링, 그 상단에 배치되는 하모닉 감속기, 여기에 모터·센서 등을 통합한 액추에이터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한편, 사측은 로보월드 기간 중 그동안의 성과와 신제품에 대한 소식을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하모닉 타입 정밀 감속기 자체 개발·양산, 사이클로이드 핀 휠(Cycloidal Pin Wheel) 기반 ‘RV’ 및 ‘유성 기어’ 감속기 역량 내재화, 자체 모듈·액추에이터 기술 확장 등 레퍼런스를 공개했다.

 

류재완 대표이사는 “세계 수준 기술력으로 로봇 국산화를 선도하는 구동 모듈 업체를 목표로 한다”며 “특히 사실상 일본 기술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독점하는 양상을 타파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하모닉 감속기는 지난 1959년 미국에서 제안된 스트레인 웨이브 기어(Strain Wave Gear)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금속 컵을 얇고 유연하게 만들어 타원형 웨이브 제너레이터로 눌러가며 치형을 맞물리게 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손으로 찌그러지는 깡통을 잡고 돌리는 것과 유사하다.

 

내부의 타원형 부품(Wave Generator)이 얇은 금속 컵(Flex Gear)을 눌러 타원형으로 변형시키고, 이 변형된 부분이 바깥쪽의 단단한 링(Internal Gear)과 접촉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어의 이가 항상 촘촘하게 맞물려 유격이 거의 생기지 않도록 한다. 이때 유격을 뜻하는 백래시(Backlash)는 액추에이터 기어 틈새로 인한 회전 오차를 뜻한다. 결국 하모닉 감속기는 작은 모터 회전을 수십 배로 줄이면서도 백래시를 거의 없애고, 높은 토크와 위치 정밀도를 동시에 내는 기술이다.

 

에스비비테크는 플렉서블 슬림 베어링 제조 기술과 감속기 성능 평가 장비를 모두 자체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때 감속기의 치형 설계는 균등속비 맞물림을 구현하는 독자 알고리즘 및 시뮬레이션 툴을 활용한다. 기어 이가 맞물리는 면적을 넓혀 강성을 키우면서 각도 전달 오차와 히스테리시스를 줄이는 방향성을 채택할 계획이다.

 

이렇게 쌓인 설계·시험 데이터는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로 관리한다. 새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처음부터 실험을 반복하지 않고도 성능을 가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꾸몄다는 점이 이 접근법의 장점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맞춤화(Customized)다. 류재완 대표는 “해외 감속기는 50대1, 100대1, 160대1 등 정해진 감속비와 규격 위주”라며 “국내 로봇 제조사가 원하는 중간 감속비나 특수 규격은 없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을 겨냥할 계획”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에스비비테크는 산업용 로봇 및 코봇 제조사와 함께 80대1, 120대1 등 중간 감속비와 비표준 규격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3차원(3D) 표준 설계 데이터베이스와 자동 치강성 해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치형·하우징·베어링 조합을 조정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는 맞춤형 중저감속비 기반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 ‘로보드라이브(Robo Drive)’를 강조하는 부분이다.

 

대표는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 시장에 없는 사이즈 때문에 설계를 포기하는 상황을 줄이고, 필요한 사양을 바로 요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긴 셈”이라고 소개했다.

 

사측은 차세대 액추에이터와 모빌리티용 모듈에 대한 역량 또한 고도화하고 있다. 에스비비테크가 내세운 스마트 액추에이터는 감속기·모터·제어 메커니즘을 일체형으로 하는 콘셉트다. 류 대표는 휴머노이드·코봇 등 관절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설계된 제품군이다.

 

현재 충청남도 천안 입장면 소재 공장은 이 액추에이터 전용 공장으로 배치됐다. 이를 기반으로, 방산·모빌리티 프로젝트까지 포함한 양산 체계를 갖추는 중이다. 대표적 사례로,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안에 탑재되는 핵심 구동부에 이 액추에이터가 탑재된다.

 

플랫폼 내 핵심 부품인 ‘드라이브 앤 리프트(DnL)’ 모듈을 고도화하는 내용이다. 휠 안쪽에 감속기·모터·조향 메커니즘을 모두 넣는 구조로, 이미 시양산에 돌입했다. 이러한 플랫폼 설계를 응용한 안테나 제어 액추에이터, 원격 사격 통제 시스템 구동부 등 방산 분야 프로젝트로도 확장되고 있다.

 

류 대표는 “우리는 베어링에서 감속기, 액추에이터와 모빌리티 모듈로 이어지는 투 트랙의 구동부 스택을 축적하고 있다”며 “베어링·감속기 영역에서는 일본과 경쟁하는 프리미엄 하모닉 감속기 제품군을, 다른 한쪽에서는 로봇·자동차·방산 분야와 함께 고가성비의 액추에이터와 구동 모듈을 내놓는 것이 목표”라고 비전을 공개했다.

 

< 나라드라이브 > 제로 백래시 ‘SM 커플링’, 모터·관절 사이 숨은 힌지

 

 

모션 제어 솔루션 업체 나라드라이브 부스 한쪽에는 각기 다른 크기와 구조를 가진 커플링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들 기술들은 로봇 관절과 모터 사이를 이어 주는 소형 부품이다. 축 정밀도, 수명, 진동 특성 등을 좌우하는 파워트레인 핵심 요소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구성이다.

 

이번 전시에서 나라드라이브가 내세운 핵심 제품군은 ‘SM 커플링’ 시리즈다. 이 중 SMD는 금속 플렉시블 구조로 비틀림 강성이 높은 타입이고, SMS는 윤활이 거의 필요 없고 토크 전달 효율을 끌어올린 정밀 축 결합용 타입으로 포지셔닝했다.

 

SMJ·SMF 두 종은 유연한 탄성 재료 부품인 엘라스토머(Elastomer)를 삽입해, 백래시 없이 진동·충격을 흡수하고 전기적 절연까지 고려한 구조를 채택했다.

 

아울러 SMO·SMR 시리즈는 축 방향, 방사 방향 편심을 허용하면서도 반복 구동에 필요한 비틀림 강성과 내구성을 개선한 라인업이다. 로봇 관절 구간에 맞춰 선택 폭을 넓혔다.

 

이 커플링들은 모터와 감속기, 또는 모터·볼스크류·벨트 풀리 등을 직접 연결하는 구간에 투입된다. 외관상으로는 작은 링 하나 교체하는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축 오차를 어느 정도까지 받아줄지 ▲토크를 얼마나 손실 없이 전달할지 ▲역회전 시 유격이 얼마나 발생할지가 이 부품의 수준을 통해 판가름난다.

 

나라드라이브 측은 고가의 서보모터와 감속기를 써도 커플링에서 백래시와 진동이 커지면 로봇이 원하는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피지컬 AI 기반 고속 궤적 제어에 불리해진다는 점을 겨냥했다고 강조한다.

 

관계자는 “로봇 관절의 핵심은 모터·감속기지만, 두 부품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정밀도·소음·수명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이번에 나온 SM 시리즈는 각종 현장에서 요구하는 특성을 반영해 국산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시스템즈 > 사이클로이드 단면으로 보여준 휴머노이드 관절의 속사정

 

 

본시스템즈 부스에서는 관절 속을 통째로 드러낸 단면 전시가 중심을 이뤘다. 사이클로이드(Cycloid) 감속기 제품군 ‘BSR 시리즈’와 조인트 액추에이터(Joint Actuator) ‘BCSA V4 시리즈’의 구조를 시각화했다.

 

BSR 시리즈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 고토크 축에 쓰이는 사이클로이드 감속기 라인업이고, BCSA V4는 감속기·모터를 한데 융합한 조인트 플랫폼이다. 사측은 겉에서 보면 똑같은 통처럼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는 기어·베어링·모터 등의 배치에 따라 관절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구조를 전시했다.

 

BSR은 일반 기어 방식과 달리 사이클로이드 디스크와 핀의 넓은 면 접촉을 통해 백래시를 최소화한다. 또한 높은 충격에도 강한 내구성을 제공해 로봇 관절 등 고정밀 동력 전달 장치에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이번 전시 현장에서 특히 주목 받은 BCSA V4는 경량 이너 모터와 고토크 아우터 모터로 타입이 세분화됐다. 이를 통해 상체·팔 등 경량화를 요구하는 로봇 축과 허리·무릎처럼 힘이 중요한 축을 나눠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단면을 따라가 보면, 커버 안쪽에 크로스롤러 출력 베어링이 자리잡고, 그 안에서 출력 축이 하중을 받는다. 입력 축과 외치 기어, 하우징 내치 기어가 맞물려 감속을 담당하고, 그 주변을 모터 자석과 코일이 감싼 구조다. 커버부터 출력 베어링, 출력 축, 기어 쌍, 모터 자석과 코일까지 이어지는 이 레이어가 그대로 한 관절의 파워트레인 설계도를 이루는 셈이다.

 

 

황민우 본시스템즈 과장은 “BSR로 쌓아온 사이클로이드 감속기 노하우를 BCSA V4에 옮겨, 휴머노이드 한 대를 전신 28축 같은 통일된 액추에이터 계열로 설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관절마다 다른 구성을 끼워 넣는 것보다, 같은 생태계 안에서 토크와 크기만 골라 쓰는 쪽이 제어와 유지보수 모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 뉴로메카 > QDD 넘어서는 토크...휴머노이드 관절을 논하다

 

 

로봇 핵심 부품에서 시작해 최근 휴머노이드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한 뉴로메카 부스에는 토털 로봇 솔루션 역량이 강조됐다. 부품, 코봇 시리즈, 휴머노이드 ‘나미(NAMI)’·‘젠(ZEN)’까지 자사 생태계를 한자리에서 소개했다.

 

이 가운데 소형 조인트 모듈 ‘NM-70F’가 자리잡았다. 이 기술은 팔·손목 등 로봇의 작고 가벼운 축을 담당하는 가동 솔루션이다. 모터·감속기·엔코더(Encoder)를 하나의 하우징에 통합한 구조를 취한 점이 특징이다. 설치 공간이 제한된 관절에 그대로 끼워 넣을 수 있는 타입이다.

 

특히 배선과 장착 면을 표준화해 여러 관절에 공통으로 쓸 수 있게 한 설계점 또한 포인트다. 사측 관계자는 “휴머노이드든 코봇이든 상체 쪽 관절은 되도록 가벼우면서 응답성이 좋아야 한다. 이 관점에서 NM-70F 같은 소형 액추에이터는 기본 축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참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구동품이 있다. ‘CORE-200’는 NM-70F와 다르게 로봇의 하체·몸통을 겨냥한 상위급 모듈이다. 뉴로메카가 휴머노이드 전용으로 개발 중인 일체형 조인트 액추에이터로, 회사는 이 제품을 두고 “기존 유사직접구동(QDD) 계열 대비 고토크·경량화·휴머노이드용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저감속·고응답성을 장점으로 한 일반 QDD 계열과 달리, 허리·고관절·무릎처럼 하중이 집중되는 축에서 쓸 수 있는 토크 여유를 확보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는 설명이다. 코봇·서비스 로봇용으로 많이 쓰이던 QDD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라는 것이다.

 

해당 제품의 구조는 모터·감속기·베어링·엔코더를 통으로 융합한 모습이다. 외부에서는 볼트 체결면과 출력 플랜지만 드러나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프레임에 그대로 삽입하면 관절이 완성되는 패키지다.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휴머노이드 몸체를 만드는 동시에, 관절 단위에서는 이러한 구동 모듈을 내재화해 통합성을 강조할 생각”이라며 “국산 휴머노이드가 상체·하체 어디에서든 토크와 무게를 맞춰 설계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 흥진에이티 > 하모닉·사이클로이드 두 가지 관절 감속기로 로봇 축 공략한다

 

 

로봇 기반 자동화 솔루션 업체 흥진에이티 부스에서는 두 종의 감속기 계열이 이식된 회전축 구동 데모가 출품됐다. 하모닉 감속기 시리즈 DHG·DSF 두 종과 사이클로이드 감속기 RCN·RSN 두 제품이 내재화된 구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관객 입장에서는 ‘세밀한 관절을 맡는 하모닉 계열’과 ‘충격·하중을 견디는 사이클로이드 계열’ 두 축으로 세분화된 포트폴리오를 체감했다.

 

DHG·DSF 시리즈는 웨이브 제너레이터(Wave Generator), 플렉스 기어(Flexspline), 인터널 기어(Circular Spline)로 이루어진 하모닉 드라이브 구조의 초정밀 감속기다. 이 세 가지 핵심 부품의 독특한 메커니즘을 통해 동력을 전달한다.

 

구체적으로, 모터의 회전을 입력받는 웨이브 제너레이터는 내부 베어링을 통해 얇은 컵 모양의 금속 탄성체인 플렉스 기어를 타원 형태로 변형시킨다. 기어 이가 잇수 차이가 나는 인터널 기어와 맞물려 회전함으로써 감속을 일으킨다. 이처럼 플렉스 기어가 타원 궤적으로 변형되면서 잇수 차이를 이용해 감속하는 방식은 기어 간 접촉 면적이 넓어지고 백래시가 낮아지도록 한다.

 

사측에 따르면, 이는 곧 정밀 위치 제어에 유리한 고정밀 성능과 고강성을 동시에 노린 설계다. 감속비와 토크 구성을 다양하게 갖춰 소형 로봇, 반도체 장비, 검사 핸들링 축 등 정밀 제어가 필수적인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 최적화된 선택지를 제공한다.

 

반면 RCN·RSN 시리즈는 사이클로이드 기반 감속기 계열이다. 1차 유성 기어 감속에 2차 사이클로이드 단계를 더한 구조를 띤다. 기어의 이가 핀(Pin) 또는 롤러(Roller) 형태로 된 ‘PIN 치차(Pin Gear)’ 방식을 적용해 백래시를 1분 이하 수준으로 억제하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충격 부하와 반복 하중에 강하도록 설계된 것 또한 강점이다.

 

 

이러한 고강성·고토크 특성으로 중하중 로봇 축, 턴테이블, 공작기계 분할 장치 등 순간적인 토크가 필요한 부분에 최적화됐다. 관계자는 “로봇 제조사는 동일 브랜드 안에서 정밀 축과 파워 축을 나눠 쓰면서도 제어 특성과 신뢰성을 맞출 수 있다”고 자사의 통합성을 내세웠다.

 

< 영진웜 > 웜감속기에서 AGV·AMR 구동축까지, ‘바퀴 동력’ 국산화 선언

 

 

웜(Worm) 감속기 기술 업체 영진웜도 부스를 마련했다. 이들은 무인운반차(AGV)·자율주행로봇(AMR) 등 바퀴(Wheel) 기반 로봇의 구동 모듈을 앞세웠다.

 

이들 모듈의 핵심은 AGV·AMR용 드라이브 유닛 감속기다. 전동 모터에서 나온 회전력을 웜기어 구조로 감속한 뒤, 차축에 연결되는 출력 축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사측의 핵심 기술력인 웜 감속기는 나사(Bolt) 모양의 웜 축이 톱니바퀴를 밀면서 가동하는 웜 기어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큰 감속비를 내는 감속기 기술이다.

 

웜과 웜휠이 맞물리면서 높은 감속비를 구현하고, 자체적인 브레이크 효과를 동반하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미끄러짐을 줄이고 경사면에서도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동시에 하우징을 콤팩트한 정사각 형태로 만들어 로봇 섀시 내부에 최대한 많은 배터리와 제어부를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AGV·AMR의 구동부 감속기는 전체 파워트레인의 기준이 되는 핵심 모듈”이라며 “자사는 하중 등급별로 500·1000·1500kg급 라인업을 갖춰 물류창고부터 반도체 공정까지 다양한 현장에 맞출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영진웜이 그동안 축적한 웜 감속기 핵심 역량은 내구성·소음이다. 고강도 소재와 열처리 공정을 적용해 장시간 운전에도 마모를 최소화했고, 기어 이 형상을 최적화해 정·역회전 시에도 진동과 소음을 줄였다. 특히 정밀 기어 간극 조정과 베어링 배치도 AMR 특성에 맞게 튜닝했다.

 

영진웜 관계자는 “바퀴 기반 로봇은 좁은 동선에서 반복적으로 출발·정지·선회를 반복한다. 감속기는 효율·내구성·소음·브레이크 특성이 모두 중요하다”며 “국산 웜 감속기로 AGV·AMR 구동 축을 양산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휠 모듈 단위 솔루션까지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코모텍 > 중공형 프레임리스 모터에서 저전압 서보로...로봇 관절·휠 국산 구동원

 

 

코모텍은 하우징이 없는 동그란 코일과 자석 링을 통해 모터 내부 구조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했다. 참관객은 고정자·회전자를 관찰하며 로봇 관절 안에서 실제로 구동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했다.

 

특히 사측의 중공형 프레임리스 모터는 내부가 빈 링 타입의 구동 기술이다. 로봇 관절이나 턴테이블 하우징 안에 그대로 삽입해 쓰는 방식이다. 가운데 구멍으로 케이블, 에어 호스, 샤프트 등일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사측은 기계 설계자가 원하는 형태로 베어링·엔코더·감속기를 조합해 자유롭게 관절 모듈을 짤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놨다. 그러면서 최근 휴머노이드, 코봇, AGV·AMR 휠 모듈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포맷이라고 언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프레임리스 모터는 외형을 억지로 맞추는 게 아니라, 고객이 만든 관절 구조 안에 바로 이식할 수 있는 구동원”이라며 “국산 모터로 로봇 관절 자유도를 넓혀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 한 대를 보면 겉으로는 같은 관절처럼 보이지만, 안에 어떤 모터를 쓰느냐에 따라 토크 밀도와 반응성, 설계 자유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 리더드라이브 > 드라이브 일체형 액추에이터로 휴머노이드 조인트 시장 공략

 

 

올해 로보월드 현장에는 글로벌 모션 제어 기술 생태계도 함께 참여해 풍성함을 더했다. 먼저 중국 소재 리더드라이브(Leader Drive)는 하모닉 타입 정밀 감속기를 들고나왔다. 현장에서는 자사 감속기에 프레임리스 모터와 엔코더를 통합한 ‘카이저 드라이브(Kaiser Drive)’를 강조했다.

 

관계자는 ‘일체형 조인트 모듈’의 포지션을 분명히 했다. 이 가운데 원통형 유닛들은 모터·감속기·센서가 하나의 하우징에 들어간 형태를 취한다. 이들은 로봇 팔, 휴머노이드 관절, 리니어 액추에이터 등에 바로 접목 가능한 모션 제어 기술이다.

 

이 밖에 하모닉 감속기 단품이 소개됐다. 링 타입부터 플랜지 타입, 초소형 모델까지 다양한 규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스트레인 웨이브 구조 특유의 얇고 넓은 치형과 대구경 중공축 설계를 강조한 것인데, 이는 ‘같은 프레임 사이즈 안에서 얼마만큼 토크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로 참관객에게 다가섰다.

 

관계자는 “한국 로봇 제조사들에게 익숙한 한국·일본 감속기와 비교해, 중국 하모닉 기술은 이제 기본 성능 격차가 많이 줄었고 일부 라인업은 토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더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조사 및 고객에게 가성비 측면이 아니라, 관절별 스펙과 용도에 따라 선택지를 넓혀주는 옵션으로 다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로에러 > 로터리 액추에이터로 관절 한 덩이를 패키징화하다

 

 

제로에러(Zero Error)는 중국 선전에 기반을 둔 모션 제어 기술 업체다. 하이브리드 서보 모터, 로터리 액추에이터, 자기식 엔코더를 통합한 ‘eRob’ 시리즈가 대표 제품군이다. EtherCAT·CANopen·Modbus 등 산업용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내장형 서보 드라이버 구조가 특징이다. 관계자는 전원과 통신만 연결하면 바로 활용 가능한 일체형 조인트 모듈이라는 설계점을 강조했다.

 

현장에는 프레임 사이즈를 세분화한 eRob 로터리 액추에이터가 참관객에게 소개됐다. 특히 가운데를 관통하는 중공축, 외곽에 자리한 정밀 감속 기어, 그 사이에 탑재된 모터·엔코더 등 구조가 시각적으로 구현된 적층형 데모가 기술적 이해를 뒷받침했다.

 

 

관계자는 “우리는 로봇 관절 하나를 통째로 공급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eRob 시리즈는 반복 위치 정밀도 수 초(arcsec) 단위와 높은 토크 밀도를 내세운다. 이를 통해 코봇 조인트, 회전 테이블, 소형 리프팅·포지셔닝 장치 등을 겨냥하고 있다.

 

< 리밍기계 > 서보모터 끝단 잡아주는 유성 기어 감속기 패밀리 소개해

 

 

대만 소재 리밍기계(Li-Ming Machinery)는 로봇과 자동화 설비에 도입되는 서보모터용 유성 기어(Planetary Gear) 감속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이 다루는 유성 기어는 중앙 기어를 여러 유성 기어가 둘러싸는 동심 구조로 설계돼 부하를 여러 곳에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높은 토크 전달 효율과 함께 서보모터의 정밀한 회전력을 안정적으로 감속하도록 돕는다.

 

리밍기계는 KGX·KGXL·KSDD·KSR로 구성된 각종 시리즈를 공개했다. 해당 각 라인업은 모터 플랜지 규격, 감속비, 백래시 등 성능이 세분화됐다.

 

관계자는 자사 제품을 두고 “고정밀 서보모터를 쓰면서도 기계단에서 나오는 유격·소음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다”며 “플랜지 일체형 구조와 다치 맞물림 설계를 통해 백래시를 줄이고 비틀림 강성을 높인 것이 우리의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 장쑤이유로보틱스 > 휴머노이드용 하모닉 구동부로 韓 시장서 승부

 

 

중국 장쑤에 있는 액추에이터 업체 장쑤이유로보틱스(Jiangsu EYOU Robotics)는 이번 로보월드에서 로봇 관절 내부를 정조준해 소개했다. 사측의 원통형 하모닉 서보 조인트 모듈은 통합 관절 유닛 형태를 주요 메시지로 전달했다.

 

FH14·FH17 등 시리즈는 알루미늄 하우징 안에 모터, 하모닉 감속기, 엔코더, 토크 센서 등을 융합한 구조를 채택했다. 통신선만 연결하면 바로 로봇 관절처럼 쓸 수 있는 일체형 유닛이다. 코봇·휴머노이드·매니퓰레이터(Manipulator) 등에 초점을 맞춰 직경·길이를 나눈 여러 규격이 있다.

 

여기에 일반 하모닉 서보 조인트 모듈 ‘PH08’도 출품됐다. 이 라인업은 앞서 언급한 유닛에서 토크 센서를 빼고 위치·속도 제어에 최적화된 시리즈다. 고정밀 하모닉 감속기와 고해상도 엔코더를 기본으로 탑재해 로봇 팔(Robot Arm) 관절에 곧장 이식할 수 있다. 특히 모든 모듈이 동일한 원통형 폼팩터와 인터페이스를 공유한다. 같은 로봇 플랫폼 안에서 관절별 토크·속도 요구가 달라도 공통 조인트 모듈로 설계 가능한 콘셉트를 갖췄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