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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Ⅲ] 겨울철 LFP 배터리 들어간 전기차 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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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가격으로 전기차 시장 확장의 핵심키로 부상한 인산철(LFP) 배터리.

 

전기차 구매의 커다란 진입장벽 중 하나였던 비싼 가격이라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값싼 가격만큼이나 성능이나 친환경성 등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고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연재 Ⅰ] 말 많은 중국산 LFP 배터리, 글로벌 시장 잠식?

[기획연재 Ⅱ] LFP의 배신…친환경성 확보 어떻게?

 

LFP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 중 요즘 같은 때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슈가 있다. 바로 LFP 배터리와 추운 날씨 사이의 관계다. 올 겨울 영하 10도에 다다르는 매서운 추위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주행거리가 줄었다는 전기차 사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리튬이온배터리는 추위에 약하다. 이는 비단 전기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추운 날씨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경험을 하게 되는 이유다. 추운 날씨에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이해하려면 배터리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성한다. 쉽게 말하면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방전을 반복하는데,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면 에너지가 저장되고(충전), 양극으로 이동하며 에너지를 방출(방전)하게 된다.

 

추운 날씨에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은 배터리 내부의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와 관련이 있다. 리튬이온의 이동은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이라는 액체 상태의 물질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면 이 액체 전해질이 차가워지면서 이 안을 오가는 리튬이온의 운동성이 떨어진다. 즉 이동 속도가 느려지는 건데,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속도가 느려지면 배터리 내부의 저항성이 증가되고 이로 인해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가 줄면서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충전에도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고, 배터리의 전압이 낮아져 방전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 모든 리튬이온배터리는 삼원계든, LFP든 저온 환경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LFP 배터리의 경우 성능 저하가 더욱 도드라진다는 것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다. LFP 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보다 추위에 더 약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애초에 삼원계 배터리보다 낮아 주행거리 저하 정도가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는 상온 대비 20~3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평소 주행거리가 500km라면 영하 추위가 이어지는 겨울철엔 400km 내외까지 줄어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전기차 저온 주행거리를 측정, 표기하고 있다. 상온은 영상 25℃, 저온은 영하 6.7℃가 기준이다.

 

기아는 LFP 배터리가 탑재된 자사 전기차 레이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복합 205km, 도심 233km로 각각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해당 주행거리는 저온 환경에서 167㎞까지, 20% 이상 떨어진다. 역시 LFP 배터리가 탑재된 테슬라의 모델Y RWD의 경우, 상온 최대 주행거리는 350㎞인데, 저온은 277㎞로 20.9%가량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인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2WD 20인치 모델은 상온 최대 주행거리가 405㎞, 저온 주행거리는 284㎞로 29.9% 저하됐다.

 

삼원계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차 아이오닉5 4WD 19인치 모델은 상온 최대 주행거리가 397㎞, 저온에서는 342㎞로 13.8%가량 하락했다. 기아 EV6 롱레인지 19인치 모델의 상온과 저온 최대 주행거리의 차이는 약 7%다. LFP 배터리에 비해 확실히 성능 저하 정도가 덜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주행거리 조사 방식이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행거리 측정 시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에 대한 기준이 합리적으로 설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겨울철 히터를 가동할 때 엔진의 폐열을 이용할 수 있는 내연기관과 달리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히터를 가동하기 위해 모터를 돌린다. 열선시트도 마찬가지, 이를 위해 별도의 전기가 소모돼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친다.

 

환경부가 측정한 전기차 주행거리는 내부 온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린 상태에서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히터 설정 가능 온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수입차 테슬라 모델Y의 경우, 내부 온도를 국산차와 같은 온도까지 낮춰 설정하면, 주행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 주행거리 측정 시 1도의 내부 온도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환경부는 측정 과정을 개선, 올해부터 내부 온도를 합리적인 기준으로 설정해 주행거리를 측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차량 내부 온도 외에도 주행 속도, 전기차 충방전 횟수, 적재 하물 무게 등을 포함해 수많은 주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처음부터 적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LFP 배터리가 배터리 성능 저하에 더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명확해보인다.

 

다만 실제로 저온 환경에서 LFP 배터리의 성능이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얼마나 더 많이 저하되는지는 겨우내 전기차를 직접 이용한 실제 사용자들의 평가가 나온 후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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