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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올라선 중국 LFP 배터리, 국내 기업 돌파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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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중국 제외 시장서 27.2% 시장 점유율로 LG에너지솔루션 턱밑 추격

테슬라, 폭스바겐, 벤츠 등 글로벌 車 업체, LFP 배터리 채택 추세

LG엔솔, 삼성SDI, SK온은 기술 초격차,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 전략 구축

 

낮은 기술력의 한계로 대세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 점쳐졌던 중국 배터리가 결국 판을 뒤집는 모양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32.9%를 기록했다. 그중 중국 배터리 회사의 대표격인 CATL은 27.2%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해, 선두인 LG에너지솔루션(28.7%)을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자국 내수용일 뿐이라는 그동안의 평가를 뒤집는 결과다.

 

중국 시장을 포함하면 순위표는 완전히 달라진다. CATL의 압도적인 선두다. 출하량 기준 32.7%의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16.5%), SK온(7.0%), 삼성SDI(5.1%)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높다.

 

사실 CATL보다 BYD의 성장세가 더욱 괄목할 만하다. 중국 전기차 및 이차전지 제조사 BYD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글로벌 시장(중국 포함) 배터리 사용량에서 전년 동기 대비 94.1% 성장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중국 배터리 산업의 중심에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있다. 중국이 주력해 온 LFP 배터리는 원재료의 매장량이 풍부해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전기차에는 알맞지 않다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확대를 목표로 가격 경쟁과 중저가 전기차 모델 확산에 나서면서 판이 뒤집어졌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나섰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늘어났다. 2030년엔 40%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프리미엄 전기차향(向) 고용량 삼원계(NCM) 배터리에 집중해 왔던 국내 3사도 더 이상 중국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를 무시하지만은 못하는 모양새, 앞다퉈 중저가형 LFP 배터리에 대항할 사업 전략을 내놓고 있다. 3사의 전략은 큰 틀에서 동일하게 두 가지, 기술 초격차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를 회사의 미래 전략의 한 축으로 삼았다. 미드 니켈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그동안 주력해 온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가격이 비싼 니켈, 코발트 등의 비중을 낮추고 대신 전압을 올린 배터리다. 성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전무)은 이차전지 전문 컨퍼런스 ‘KABC(Korea Advanced Battery Confference) 2023’에서 “에너지 밀도를 2025년 670WH/L, 2027년 700WH/L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미드 니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며, “LFP 배터리와 비교해 무게에서 40% 이상, 부피는 30% 이상 줄일 수 있어, 팩에서 공간을 활용한다면 500~600km 정도의 주행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전무에 따르면 미드 니켈 배터리는 기존 하이 니켈 제품보다 발열량을 30~40%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열량을 줄이면 그만큼 화재 위험성도 준다.

 

최 전무는 “가격은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8~10% 저렴하게 책정할 예정인 만큼, 적당한 비용과 에너지 밀도로 주행 거리를 확보할 뿐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하이니켈보다 나은 제품이 될 것”이라며, “2025년 해당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고객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LMFP 배터리와 NMX 배터리를 꺼내들었다.

 

LMFP 배터리는 LFP 배터리에서 망간(M)을 더한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가 기존의 LFP 배터리보다 1.2배 정도 높아 주행 거리 측면에서 LFP 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또 니켈, 코발트 등 광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고, 화재 위험성도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NMX는 기존의 삼원계 배터리(NCM)에서 코발트를 뺀 코발트프리 배터리다. 삼성SDI는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기존 양극재의 장점과 기본 특성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코발트를 포함하지 않는 NMX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며 “원자재 수급 리스크가 적으며 가격 경쟁력이 있는 NMX 소재를 배터리 양산에 적용해 향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고급형 배터리 시장 공략이라는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한편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중국 배터리 굴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KABC 2023에서 "가격 경쟁을 위한 코발트 프리, LFP 시장 진입은 이미 늦은 상황"이라고 인정하면서, "삼성SDI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 즉 NMX, LMFP 등 배터리로 범용 시장부터 기존에 주력하던 프리미엄 시장까지 아우를 것"이라고 밝혔다.

 

SK온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핵심 전략으로 채택했다. LFP, 코발트프리, 레스코발트 배터리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NCM 3원계 배터리에서 코발트의 함량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삼성SDI와 궤를 같이한다.

 

황재연 SK온 기술개발 담당은 “향후 전기차의 시장 침투율이 높아지게 되면 가격은 성능이나 안전성 이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저가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배터리 양산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은 폼팩터(제품 형태) 다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폼팩터는 크게 파우치형, 각형, 원통형으로 나뉜다. SK온은 파우치형에 집중해왔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에너지 밀도를 높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산 원가가 비싸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을 외장으로 사용해 무게가 무겁고 열 관리가 어렵지만, 충격에 강하고 수명이 길다. 무엇보다 생산 공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양산에 유리하다. 대량 생산 시 생산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저가형 배터리에 대응하는 다변화 전략에도 적합하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각형 배터리 기술 개발을 이미 완료하고 고객사와 공급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전 중앙연구소에 파일럿 라인을 건설, 시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각형 배터리 양산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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