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사물인터넷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공정과 생산 효율화 등에 활용되면서 타 산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국부 창출의 기반이었던 기존 전통산업이 어느 날 서비스산업에 밀리기 시작했다가 최근 사물인터넷을 통해서 다시 새로운 형태의 옷으로 바꿔 입고 있다.
제조업들은 디지털화로 전통적인 생산공장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하며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는 공장, 작업장, 물류, 운송, 소매, 도시, 건강, 가정, 오피스 9개 분야의 사물인터넷 경제적 효과가 2025년까지 최대 1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제조를 위한 IoT 시장 및 기술 동향에 대해 아니스트 이두원 대표가 ‘스마트제조기술 컨퍼런스 2016’에서 발표한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 아니스트 이두원 대표
산업 간 경계가 붕괴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일상생활에 녹아든 스마트 제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스마트 기기 간 연결을 통해 소비자의 스마트 라이프를 구축하는 스마트 홈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생활습관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복부비만을 관리하는 스마트 벨트 ‘웰트’를 공개했으며, 아울렛 베이비 모니터사는 영·유아의 산소포화도 및 심장박동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 양말을 출시했다.
이처럼 사물인터넷 기술은 기존 시계, 팔찌 등에서 아기들의 유아용 양말이나 벨트와 같은 다양한 일상 잡화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첨단 기술의 실용화로 경계기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시장성과 대중화가 부족한 것으로 여겨졌던 첨단 ICT 기술들이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드론이 일상화되면서 중국의 드론기업 이항社는 최대 100kg의 사람을 태우고 23분간 비행이 가능한 ‘이항184’ 모델을 출시했다. 대만 XYZ社는 269달러의 미니 3D 프린터와 여러 저가 모델을 공개했으며, 그 외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고 원격제어가 가능한 개인용 3D 프린터도 등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실감형 콘텐츠 부족과 활용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발이 어려웠던 VR 기기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 예로, 삼성은 놀이기구 기반의 가상현실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의 3D 인라이프社는 모든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35달러의 보급형 VR 기기를 출시했다.
사람이 착용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도 대거 출시되고 있다. 실제로 작업장에 투입되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뇌파센서나 심전도센서 등이 많이 도입되고 있는데, 휴대하거나 차는 밴드나 목걸이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스티커처럼 혈관에 붙이면 바이탈 사인값을 체크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가 미국의 한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사물인터넷이 새로운 기술이 아닌 잠시 지나가는 패러다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주목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일단, 가전업체 입장에서 사물인터넷은 강력한 프로모션의 도구이며 고정고객을 만드는 매우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과거 피쳐폰 시절에 한 개의 폰에 길들면 자판 입력하는 것 때문에 고객은 계속 그 폰만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듯이 사물인터넷 기술이 생활에 편리를 준다면 소비자는 거기에 락인(Lock-in)될 것이다. 즉, 사물인터넷은 사람에게 편리를 주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림 1. 스마트제조 분야 사물인터넷 기술 개념
글로벌 IoT 동향
글로벌 사물인터넷 동향의 가장 큰 특징은 첫째,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중심의 성장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스트라콥에 따르면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은 연평균 26%씩 성장하여 2020년에는 1조 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초기에는 디바이스 비중이 높으나 향후에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분이 크게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M&A 시장에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부분에 무게를 두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둘째, 제조업을 필두로 전 산업군으로 사물인터넷 확산이다. 사물인터넷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공정과 생산 효율화 등에 활용되면서 타 산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국부 창출의 기반이었던 기존 전통산업이 어느 날 서비스산업에 밀리기 시작했다가 최근 사물인터넷을 통해서 다시 새로운 형태의 옷으로 바꿔 입고 있다. 제조업들은 디지털화로 전통적인 생산공장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하며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는 공장, 작업장, 물류, 운송, 소매, 도시, 건강, 가정, 오피스 9개 분야의 사물인터넷 경제적 효과가 2025년까지 최대 1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셋째, 센서-네트워크-플랫폼 기술 확보 경쟁의 가속화이다. 센서의 경우, IoT 스마트 단말의 센서 퓨전 기능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확보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은 이스라엘 의료용 센서 기업인 ‘얼리센서’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소니는 TV사업 분사, PC사업 매각 이후 이미지센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네트워크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LPWAN(Low Power Wide Area Network) 사물통신 및 트래픽 처리기술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시그폭스(SigFox), 늘(Neul), 부이그(Bouy-gues)와 같은 사물인터넷 전용 네트워크 구축 확대를 위한 사업자가 등장했으며, 시스코의 ‘Fog 컴퓨팅’, 오라클의 ‘콤플렉스 이벤트 프로세싱’과 같은 트래픽 처리를 위한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이 나오고 있다.
플랫폼 또한 글로벌기업 중심의 개방형 플랫폼 개발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애플의 ‘홈(Home)’, 구글의 ‘브릴로(Brillo)’, 삼성의 ‘아틱(Artik)’, 샤오미의 ‘미홈(Mi Home’, 화웨이의‘애자일(Agile IoT)’ 등이 발표됐다. 산업 및 공공 분야에서 사물 간 연결, 제어, 관리를 위한 기업 주도 IoT 플랫폼 등장도 활발해지고 있다.
IoT 표준화 동향
사물인터넷 표준화는 공적표준화기구와 사실표준화기구가 있으며, 이들은 기업 간 연합체 중심으로 표준화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경쟁 중이다. 공적표준화기구인 ITU-T는 사물인터넷 기능 모델, 서비스 구조, 식별자, 응용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IEC JTC1은 사물인터넷 개념, 시장 요구사항, 스마트 시티 등을 중심으로 표준화를 다루고 있다. 사실표준화기구인 IETF는 인터넷 표준 중심, OneM2M은 SDO 중심, IEEE는 무선 LAN/PAN 기술 표준화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표준화는 국제 기업체 연합을 중심으로 전자업계 자체 표준으로 진행 중이며, 대표적으로 OIC와 AllSeen Alliance가 있다. 인텔과 삼성이 주도하는 OIC에는 GIE, IBM, Dell, 하니웰 등 약 900개 기업이, 퀄컴과 LG전자가 주도하는 AllSeen에는 MS, HTC, 필립스, 샤프, 소니 등 약 15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OIC에 퀄컴과 MS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OIC가 OCF로 명칭이 변경됐다.
표준화 기구 중에서 사물인터넷 관련 가장 많은 활동을 보인 곳이 OneM2M이다. OneM2M은 IoT 서비스 분야 공통 국제 표준화를 위해 한국을 포함 전 세계 8개의 표준개발 기관이 모여 2012년 7월에 공식 출범했다. 지금은 280여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OneM2M을 기반으로 오픈소스 형태의 ‘모비우스’ 플랫폼을 개발, 실증사업에 활용 중이며 OCEAN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OIC와 All-Seen은 택내에 한정되어 있어 타 서비스 연계, 원격 제어 등 홈 IoT 서비스 구현을 위해 OneM2M 표준과의 연계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예로, 삼성전자는 CES 2016에서 OneM2M과 OIC의 연동 기술을 전시했으며, 미국전기통신공업협회(TIA)에서는 2015년 6월에 OneM2M과 AllSeen 간의 표준 연동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 그림 2. 사물인터넷 표준화 기구
주요 이슈
사물인터넷, 특히 스마트제조에서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는 보안이다. 수많은 지능형 단말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서로 통신하는 환경이 현실화되면서 사물인터넷 관련 보안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러시아에서는 중국산 수입 다리미와 전기 주전자에 해킹에 활용되는 스파이 마이크로칩이 탑재된 것을 확인했다. 미국에서는 해커가 중앙교통통제시스템을 해킹해 “앞쪽에 공룡이 있으니 주의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교통 표지판에 남기기도 했다.
앞서 사례처럼, 해킹에 활용되는 스파이 마이크로칩이 제조단계의 제품에 들어갔을 경우 인프라 자체가 모두 망가질 수 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보안 관련 문제는 사물인터넷의 성공적인 도입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주파수 문제도 이슈다. 사물인터넷의 주요 통신 방식으로는 비인가 주파수 활용이 거론되면서 비인가 주파수 활용 무선통신 기술 개발이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진영에서는 비인가 주파수 기반 무선통신 기술인 WiFi와 블루투스 기술을 각각 기가비트 WiFi 및 블루투스 LE 등 새로운 기술로 진화시켜가고 있고, 셀룰러 이동통신 진영에서는 LTE 이후 차세대 통신기술의 한 가지 방안으로 비인가 주파수상에서 동작하는 LTE를 의미하는 LTE-U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 기능이 탑재된 단말이나 애플리케이션을 겨냥한 악성코드 유포 및 해킹 공격이 증가하면서 비인가 주파수 관련 보안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 창출 문제이다. 미국은 NIC에서 사물인터넷 기술발전 로드맵을 1단계에서는 RFID 태그를 이용한 물류 및 재고관리, 2단계에서는 주거·보안·의료·교통·식품, 3단계에서는 사람 및 사물의 위치 확인, 4단계에서는 원격 운영 및 제어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 또한 1단계에서 농업, 2단계에서 의료·건강·자동차·교통·스마트그리드, 3단계에서 로봇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 시장을 효과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의 기술적 발전 방향과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등의 경제적 제약 조건을 파악하여 추진해야 한다. 또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제품에 따라 필요한 센서, 전송 기술, 플랫폼이 다르고 비즈니스 모델이 판이하므로 산업별 수요와 경제성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 : 임근난 기자 (fa@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