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여파로 수익성과 주가에는 제동이 걸렸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데이터센터 및 클라이언트 부문이 동반 성장했지만, 중국 수출 제한으로 주력 제품인 MI308 칩의 매출이 반영되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AMD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총 76억8000만 달러(약 10조6000억 원)의 매출과 주당 0.4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월가 평균 전망치였던 74억2천만 달러를 상회했으나,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인 0.49달러에 소폭 못 미쳤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한 3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클라이언트 및 게이밍 부문도 크게 확대돼, 전년 대비 69% 증가한 36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노트북용 CPU와 3D 게이밍 GPU 수요가 증가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의 수출 규제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AMD는 2분기 MI308 칩 관련 중국 수출이 금지되며 약 8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고성능 AI 학습용 GPU로, 오픈AI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활용 중인 핵심 제품이다. 회사 측은 7월 들어 미 상무부가 수출 재개를 시사하면서, 현재 라이선스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분기 가이던스에도 MI308의 중국 매출은 반영되지 않았다.
리사 수 AMD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AI 사업 부문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한 MI308 판매 중단 탓에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수출 규제가 없었다면 매출총이익률이 43%가 아닌 54% 수준까지 도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MD는 새로운 AI 칩 ‘MI400’을 지난 6월 발표하고 2025년 출시를 예고했다. 오픈AI도 이 칩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AI 시장 내 경쟁 본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3분기 전망치는 84억~90억 달러로, 중간값 기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다. 그러나 수출 규제와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실적 발표 당일 AMD 주가는 정규장에서 1.40% 하락했으며, 시간 외 거래에서도 1.3% 추가 하락했다. 장중에는 최대 4%까지 하락 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