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오는 8월 1일과 15일, 파업을 예고하며 ‘로켓배송’ 중단을 선언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에서 “쿠팡 경영진의 약속 불이행과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을 통해 ‘찜통 창고’로 불리는 물류센터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실효성 있는 안전조치가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 1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강한승 쿠팡 대표와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현장을 바꾸겠다”고 약속했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동헌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산업안전보건 규칙이 개정되었음에도 현장에선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찜통 같은 환경 속에서 매일 수백 톤의 물류를 다루는 노동자들에게 쉴 틈은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장의 온열질환 예방과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해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파업은 정규직, 계약직, 일용직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계약직 노동자는 연차·보건 휴가 사용과 특근 거부 방식으로 일용직은 출근 신청 자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노조는 이와 함께 오는 8월 14일 하루 동안 ‘쿠팡 불매운동’ 참여를 시민들에게 요청했다.
노동자들은 기자회견 전 대통령실을 방문해 국민경청비서관에게 1,620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지를 전달했으며 ▲2시간 이내 20분 휴식 보장 ▲에어컨 및 휴게공간 확충 ▲국회 청문회 약속 이행 등의 요구를 담은 간담회도 진행했다.
쿠팡 물류노동자들은 현재 ‘시간당 처리 건수’라는 정량적 지표에 쫓기며 단순 반복 작업을 고강도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센터는 에어컨이 없는 공간에서 수 시간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온열질환 발생 우려가 크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쿠팡과 같은 대형 이커머스 기업이 신속 배송을 내세우며 급격히 확장한 물류 인프라의 이면에 ‘사각지대 노동’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속가능한 물류서비스를 위해서는 단순 속도 경쟁을 넘어 노동자 복지와 안전이 동등한 우선순위로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