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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반도체 ③] 변화하는 기류 속 HBM 전략 꺼내든 삼성·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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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는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의 판매 수요가 하락함에 따라 재고 물량이 증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지난 상반기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경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반등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예감한다. 특히 AI 시장의 확대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예상되는 지금, 메모리 반도체가 새로운 슈퍼사이클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반등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오랜 침체를 겪었다. 국내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가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반도체 산업 전체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가 주도하기에 업황에 따라 반도체 산업 실적이 좌우된다. 나아가 전 산업의 분위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국내 산업이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

 

IDC 김수겸 부사장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코리아 회원사의 날’ 행사에서 “서버, 스마트폰 등의 생산이 줄어들며 감소한 반도체 수요가 시장 불황으로 이어졌다”며 “서버가 회복되면 메모리 반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년 중반쯤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3분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나아지지 않았으나, 4분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DC는 서버 시장이 내년 10%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GPU 서버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PC, SSD는 성장률이 다소 낮게 예측됐다. 김수겸 부회장은 “내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20.2% 성장한 6213억 달러로 전망되며,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8.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D램 수요는 18%, 낸드는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모리 성장세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D램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인 ‘DDR4 8기가비트 2666’의 현물 가격은 10월 6일 기준 1.5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연중 최저가였던 1.448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4.83% 상승한 셈이다. D램 현물 가격은 지난해 2월 이후 지속해서 하락했으나, 9월을 기점으로 반등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주요 기업의 감산 효과와 재고 소진으로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업 평가도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고 누적으로 작년 최고점 대비 절반 이상 가격이 하락한 메모리 반도체가 완만한 반등 조짐을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기업은 생산량을 줄여 재고 감소를 유도했다. 수요 부진으로 단기 이익은 크지 않으나, 확장하는 AI 시장은 매출 확대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무엇보다 GPU와 같은 AI 반도체에 필요한 HBM이 각광받으며,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 메모리 반도체 공정 전 분야 혁신한다

 

국내에서는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를 이끌어갈 주역이다. 최근 양사의 리더십이 향후 메모리 반도체 사업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은 지난 10월 자사 기고문을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집적도를 극한의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정배 사장은 “현재 개발 중인 11나노급 D램은 업계 최대 수준의 집적도를 달성할 것”이라며 “9세대 V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하는 최고 단수를 개발 중이며 내년 초 양산을 위한 동작 칩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D램은 3D 적층 구조와 신물질을 연구 개발하며, V낸드는 단수를 늘리면서 높이를 줄이고 셀 간 간섭을 최소화해 가장 작은 셀 크기를 구현하는 강점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V낸드 입출력 스피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구조 도입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혁신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근 32기가비트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 사장은 “향후 고용량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1TB 용량의 모듈까지 구현하는 솔루션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HBM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를 양산 중이며, 차세대 제품인 HBM3E도 개발 중이다. 이정배 사장은 “우리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높은 성능의 HBM을 제공하고, 고객 맞춤형 HBM 제품을 확장하는 등 최상의 솔루션을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전력 특화 제품인 LPDDR D램은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 공정을 적용해 고성능을 구현하고, LPDDR 패키지 기반 모듈 제품으로서 PC를 비롯해 데이터 센터로 응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정배 사장은 “메모리 병목현상 개선을 위해 데이터 연산 기능을 메모리 칩 내부 혹은 모듈 레벨에서 구현하는 PIM, PNM 기술을 HBM, CMM 등의 제품에 적용해 데이터 연산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버 스토리지도 응용처에 따라 용량을 변화시키고, PB급으로 확장하는 PB SSD를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삼성전자는 미래 준비를 위해 고부가 제품과 선단 공정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정배 사장은 “고부가 제품과 선단 공정의 생산 비중을 높이고, 초거대 AI 등 신규 응용처에 대한 메모리 수요에 적기 대응해 사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며 “동시에 투자는 지속하면서 수요 변동성과 메모리 제품의 긴 생산 리드 타임을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라인 운영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을 시작한 기흥캠퍼스에 첨단 반도체 R&D 라인을 구축하는 등 미래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고객·파트너사와 협력을 확대해 상품 기획, 기술 개발, 품질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덧붙였다. 

 

SK ‘메모리 반도체를 스페셜티 제품으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의 초기술 방향성을 친환경, 첨단기술, 융복합 응용기술을 묶은 ‘ETA’로 제시했다. 곽노정 사장은 지난 10월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초기술로 세상을 더 행복하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곽노정 사장은 강연에서 “아이돌 그룹 뉴진스는 청바지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포부를 그룹명에 담았다고 한다”며 “뉴진스 히트곡 ‘ETA’의 각 이니셜을 변형해 회사가 추구하는 초기술의 세 가지 방향성을 소개하고자 한다”며 친환경(E), 첨단기술(T), 융복합 응용기술(A)을 설명했다.

 

 

곽노정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첨단 기술과 관련해 “D램은 공정 미세화와 함께 3D D램 기술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낸드는 500단 이후가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높게 쌓기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데이터 저장 방식을 TLC·QLC·PLC 등 다중 저장 방식으로 전환하는 기술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융복합 응용기술에 대해 곽노정 사장은 “컴퓨팅 환경 변화가 빠르게 이뤄져 시장에서는 일부 성능에 특화한 메모리 반도체를 요구한다”며 모바일 D램 LPDDR5T·LPDDR5X와 HBM3 등 자사 특화 응용제품을 소개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HBM을 준비해왔듯이 제2, 제3의 HBM 역할을 할 PIM, CXL 기반 이머징 메모리 등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곽노정 사장은 이 같은 초기술을 실현하는 핵심 경쟁력이 인재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SK하이닉스가 지난 40년간 여러 위기를 이겨내고 성장해올 수 있었던 것은 초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초기술을 가능하게 해준 주체는 결국 인재”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앞으로 SK하이닉스를 글로벌 인재가 모여 함께 협업해 많은 꿈을 이루어내는 인재 중심의 핫 플레이스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노정 사장은 사내 채널을 통해서도 메모리 반도체 사업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곽노정 사장은 SK하이닉스 창립 40주년 특별대담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스페셜티 제품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곽노정 사장은 “메모리는 계속해서 고객 요구에 맞춰 차별화돼야 하고, 이것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스페셜티를 먼저 파악해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노정 사장는 반도체 미래 기술과 관련해 메모리, CPU, 시스템 반도체 간 경계가 없어지고 기술 융합이 이뤄지리라 예상했다. 이어 그는 “메모리 자체에 연산 기능을 넣은 PIM 같은 제품이 고도화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곽 사장은 SK하이닉스 기존 이천·청주 사업장과 함께 2027년 용인 클러스터 첫 번째 팹이 가동될 것을 염두에 두고 “삼각 축이 완성되면 SK하이닉스는 이·청·용을 기반으로 세계적 반도체 메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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