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피부염은 팔 다리나 몸통은 물론 얼굴, 두피, 손발톱까지 전신에 붉은 반점과 두꺼운 껍질 같은 각질이 발생하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증상의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며 악화와 호전을 거듭하는 경향이 있어 만성화되기 쉽다.
특히 손과 발에 나타나는 손발 건선(수장족저농포증, 수족농포증)은 농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부가 잘 갈라지고 피나 진물이 나 일상에 큰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2차 감염의 위험성도 상존한다.
손발건선(수장족저농포증) 치험례. 자료=대한한방부인과피부과학회지/이기훈, 양지은 박사
손발 건선은 발진의 형태와 동반 증상이 몸에 나타나는 건선과는 차이가 있어 무좀이나 습진 등 다른 피부 질환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볼펜을 쥐거나 악수를 하기 힘들고 보행에도 불편이 발생하는 등 건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때문에 손발 건선은 일반적인 건선과는 다른 치료법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강남동약한의원의 이기훈 박사와 양지은 박사에 따르면 손발 건선 증상에 초점을 맞춘 건선치료제를 투약하는 한편 손발에 자극을 줄이는 생활관리가 이어진 결과 손발에 나타났던 피부 갈라짐과 농포, 붉은 발진 등의 건선 증상이 호전됐다. 실제 환자 치료 사례를 보면 건선 중증도에 관한 국제 지표인 PASI가 치료 전 5.6에서 치료 후 0.4까지 현저히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기훈 박사는 “손발 건선은 잦은 자극을 받는 부위에 증상이 발생해 치료가 까다롭고 더딘 편이다. 그래서 자신의 증상과 발병 원인에 맞는 건선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평소 생활 속 유해 자극을 줄여나가는 생활 관리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훈 박사는 또한 “과도한 피부 자극이나 상처는 증상을 악화시키고 감염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세정력이 강한 세제나 클렌징 제품 등 화학적인 자극을 가급적 피하고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는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을 좋다”면서 “발바닥의 농포가 터져 진물이 난다면 소독 후 거즈나 붕대로 잘 감싸주고, 양말을 여러 켤레 챙겨 자주 갈아 신으면서 청결히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손발 건선은 자극이 심해지면 발생 부위의 농포와 수포가 터져 진물이나 피가 나게 되는데 이는 2차 감염과 증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건조한 건선 환자들에게는 보습을 위해 순한 보습제를 여러 번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진물이나 피가 난다면 보습제 보다는 환부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거즈로 감싸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고 피부의 건선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박사도 손발 건선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게 음식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양지은 박사는 “건선 피부염에는 식재료와 조리방법을 모두 고려한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버섯 등 각종 채소와 기름기 없는 살코기 등 가공하지 않은 식재료를 삶거나 쪄 담백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지은 박사는 “다만, 가려움이나 발진이 심할 때는 갑각류나 신맛이 나는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무난하며, 건선에 해로운 술과 화학첨가물이 함유된 인스턴트 가공 식품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며 “이 밖에 가급적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고, 감기와 장염 등 감염증에 주의하는 것이 건선 치료를 돕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