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 세미컨덕터는 40년 넘게 저전력 무선 통신 기술 한 우물만 파온 기업이다. 블루투스 LE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초저전력 무선 통신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도어락, 응원봉부터 갤럭시 링까지, 우리 일상 곳곳에 노르딕의 칩이 숨어 있다. 최근에는 셀룰러 IoT, Wi-Fi, 전력관리 IC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칩부터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24년 7월 취임 후 1년 반을 맞은 하병우 노르딕 세미컨덕터 코리아 지사장을 만나 한국 시장 전략과 개발자 친화적 생태계의 비결, 그리고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한 대응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한 지 약 1년 반이 지났습니다. 노르딕에서 한국 시장을 경험하시면서 느낀 점과 취임 당시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24년 7월 부임 이후 벌써 1년 반이 지났네요. 그동안 한국 시장을 경험하며 다시 한번 절감한 것은, 한국은 역시 기술 수용 속도나 요구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반도체 칩만 공급받는 게 아니라, 제품의 완성도부터 장기적인 로드맵까지 함께 고민해 주길 원하는 아주 밀도 높은 시장이죠.
제가 취임했던 시점은 노르딕이 기존의 저전력 무선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단일 기술 중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던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지금 저희는 칩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툴, AI,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가 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 반 동안 한국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도어락과 응원봉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헬스케어 분야의 주요 고객사가 올해 Top 5 매출처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큰 성장을 이뤘습니다. 또한 글로벌 제조사의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에도 저희 최신 칩셋이 채택되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노르딕이 단순한 반도체 공급업체를 넘어, 고객의 제품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장기적인 기술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Q.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 시장만의 특징이나 요구사항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한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기술 도입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제품의 완성도와 신뢰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특히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단순히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양산 환경에서의 안정성 검증과 장기적인 공급 지속성까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습니다.
또한 개발 초기 단계부터 반도체 업체가 깊이 관여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로드맵까지 공유하는 협업 형태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시장은 가격 경쟁력보다는 기술력, 지원 역량, 그리고 파트너십의 깊이가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성숙한 시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고객들은 단순한 부품 공급업체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이는 노르딕의 플랫폼 전략과도 잘 맞는 부분입니다.
Q. 2026년, 노르딕 세미컨덕터 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활동과 전략적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A. 2026년은 노르딕 코리아가 '시장 지배력을 굳히고 신규 성장 동력을 현실화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영업망 확대와 핵심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에 집중하겠습니다. 기존 3개 대리점에서 5개로 확대하면서 영업과 기술 지원을 적극적으로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차세대 저전력 무선 플랫폼 기반의 신규 저가형 라인업을 앞세워 ESL 시장을 다시 적극 공략할 계획이고요. 글로벌 제조사의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에 채택된 저희 칩셋이 성공적으로 런칭될 수 있도록 모든 기술 역량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둘째로, 애플리케이션별로 타겟을 명확히 한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웨어러블 패치 타입에 특화된 nRF54LV10A를 중심으로 국내 헬스케어 고객사에 대한 프로모션과 디자인 윈 활동을 적극 추진해, 헬스케어를 주요 매출 애플리케이션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셀룰러 IoT 제품인 nRF9151의 국내 통신사 인증을 완료해 내수용 제품에 보다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드웨어를 넘어선 통합 플랫폼 리더십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본사에서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Edge AI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인수한 Neuton AI 역량과 NPU가 탑재된 nRF54LM20B, 그리고 디바이스 관리 솔루션인 Memfault를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특히 오는 3월 17일 'Nordic Tech Tour' 행사를 통해 국내 주요 고객들을 초청하고, 최근 크게 확장된 노르딕의 제품군과 기술을 소개하며 새로운 협업 기회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Q. 최근 nRF54 시리즈를 비롯해 노르딕의 차세대 무선 SoC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들이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보십니까?
A. 노르딕이 좀 달라졌다라고 느낀 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기존 52, 53 시리즈를 보면 베리언트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고 칩이 나오기까지 시간도 많이 소요됐는데, 54 시리즈가 나오면서 신규 칩들이 굉장히 짧은 시간에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nRF54L 시리즈는 L15, L10, L05 등 3종이 이미 양산 중이며, LM20A가 샘플링 단계이고 최근 CES에서 NPU가 탑재된 LM20B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헬스케어용 LV10A도 발표했고요. 올해 안에 더 많은 베리언트가 양산 출시될 예정입니다.
22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초저가형 제품부터 NPU가 내장된 Edge AI형 SoC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가격 경쟁력 문제로 접근이 쉽지 않았던 ESL 시장을 비롯해 헬스케어, 산업용 IoT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보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노르딕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툴,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접근 방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합 전략이 한국 개발자 및 기업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한다고 보십니까?
A. 노르딕의 통합 전략은 하드웨어 성능 경쟁을 넘어, 개발자와 기업이 제품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툴, 그리고 클라우드 연계까지 하나의 일관된 환경으로 제공함으로써 개발 복잡도를 줄이고, 초기 설계부터 양산 이후 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희가 자랑하는 부분은 개발자 친화적인 생태계입니다. 타사는 기술 지원을 받으려면 계약을 하고 비용을 내야 하는데 노르딕은 모든 문서와 기술 지원이 오픈되어 있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인 DevZone에는 매주 300~400건의 질문이 올라오며, 구체적으로는 전체 질문의 약 87%가 당일 또는 익일 내에 답변이 이뤄집니다.
최근에는 AI 기반 기술 지원 시스템도 도입했는데 한국어로 질문해도 한국어로 답변을 받을 수 있어 개발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다만 AI가 추론하지 않고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답변하도록 해서 오류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또 NCS(nRF Connect SDK)라는 통합 개발 환경을 통해 nRF52에서 개발한 소스 코드를 nRF54로 그대로 이식할 수 있고, 개발 키트에 자체 개발한 PMIC가 탑재되어 전압 레벨 조절과 소모 전류 모니터링이 용이합니다. 개발자들을 만나보면 저희 제품을 정말 쓰고 싶어 하시는데, 이런 개발 환경의 완성도와 사용 편의성이 노르딕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IoT 및 저전력 무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센데, 노르딕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A. 저희도 주요 경쟁사 중에 중국 업체가 있습니다. 분명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가 중국 업체처럼 3개월 만에 제품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 내놓으면 제품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안정성이 보장된 제품입니다.
그래도 22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원가를 많이 낮췄습니다. 같은 개수를 팔면 매출이 떨어지는 구조가 되지만 이걸 가지고 더 전방위적으로 프로모션해서 더 많이 팔면 매출이 올라가는 효과가 생기니까요. 저희는 품질과 장기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춰나가는 것이 전략입니다.
결국 노르딕의 핵심 경쟁력은 저전력 무선 기술에 대한 오랜 전문성과 안정적인 품질, 그리고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보안, 디바이스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역량에 있습니다. 특히 고객이 실제 양산과 운영 단계에서 겪는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지원과 장기적인 제품 공급 전략이 노르딕이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시장의 고객과 파트너, 그리고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그동안 노르딕 세미컨덕터 코리아를 신뢰하고 함께해 주신 한국의 고객과 파트너, 그리고 개발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 시장은 항상 높은 기술적 기준과 빠른 실행력을 요구해 왔고, 그 과정에서 여러분과의 협업이 노르딕의 기술과 전략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노르딕은 단순한 반도체 공급업체를 넘어, 개발자와 가장 가까운 기술 파트너로서 제품 기획부터 양산, 그리고 운영 단계까지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한국 고객들의 목소리를 본사 전략에 적극 반영해서, 노르딕의 차세대 기술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혁신적인 가치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여러분의 도전과 혁신이 글로벌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뢰받는 장기 파트너로 계속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