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주 고평가 속에서 양자컴퓨팅 종목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스위스 투자은행 유비에스(UBS)가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의미 있는 돌파구’를 이끌고 있는 주요 종목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유비에스는 양자컴퓨팅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기술·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적 파괴력에 주목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미국 월가에서는 알파벳(Alphabet), 국제비즈니스머신(IBM),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이 실용적인 첫 양자컴퓨터 개발과 구축에 나서면서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온큐(IonQ)와 같은 소형이지만 변동성이 큰 종목들이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가 급등하는 등 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유비에스 애널리스트 팀을 이끄는 매들린 젠킨스(Madeleine Jenkins) 애널리스트는 19일(현지 시간) 고객에 보낸 10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양자컴퓨팅 시장이 여전히 분절돼 있고 미성숙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 기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로 분자 시뮬레이션, 최적화 및 인공지능(AI), 암호학 세 가지를 지목했다.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유비에스 애널리스트 11명은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사상 최고 수준인 만큼, 잠재적 파괴 요인을 지금부터 학습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전은 더디고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양자 영역에서 의미 있는 돌파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한 “가장 작은 입자의 거동을 활용함으로써 양자컴퓨팅은 오늘날 비용의 일부만으로 전례 없는 연산 능력을 열어줄 것을 약속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양자컴퓨터가 고전적 시스템을 현저히 능가하는 ‘양자 어드밴티지(quantum advantage)’의 시대가 2030년대에 이르게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비에스에 따르면 이러한 수준의 연산을 고전적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하려면 10의 21제곱 개에 해당하는 GPU가 필요하지만, 양자컴퓨터를 구축하는 데는 수천만 달러 수준의 비용만 들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이 같은 잠재력이 양자컴퓨팅 기술의 경제적·산업적 의미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유비에스는 보고서에서 정보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를 구현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이 기술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젠킨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초전도(qubit)와 이온트랩(qubit) 방식이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하면서, 양자컴퓨팅 분야의 리더십이 소수 종목으로 좁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젠킨스 애널리스트는 “성공 여부는 어떤 아키텍처가 우위를 점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초전도와 이온트랩 방식이 가장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파벳과 IBM은 초전도 큐비트에 베팅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Amazon)은 클라우드를 통해 복수의 방식을 혼합한 모달리티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젠킨스 애널리스트 팀은 상장사 가운데 양자 기술에 집중하는 ‘순수 플레이’로 아이온큐, 디웨이브 퀀텀(D-Wave Quantum),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양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빅테크와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유비에스는 특히 알파벳이 지배주주인 구글(Google)을 양자컴퓨팅 분야의 ‘개척자’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구글이 소프트웨어와 양자 오류 수정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 2024년 12월에 공개한 양자 칩 ‘윌로(Willow)’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윌로는 더 많은 큐비트를 활용해 오류율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칩은 오늘날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세틸리언(10의 24제곱) 년이 걸릴 표준 벤치마크 연산을 5분 이내에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젠킨스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양자 개발에서 혼합 모달리티 접근법을 취하는 등 사업 구조가 더 다각화돼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이온큐와 같은 소형 순수 양자 하드웨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동시에, 더 안정적이고 빠른 큐비트를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토폴로지 아키텍처를 연구하고 있다.
유비에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알파벳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킨스 애널리스트는 “최종 승자는 어느 큐비트 방식이 가장 먼저 성공을 거두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자컴퓨팅에 관여하는 소형 기업들은 지난 1년 사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여왔다. 이 중 시가총액이 170억 달러를 웃도는 최대 업체 아이온큐는 지난 12개월 동안 수요일까지 72% 급등했으나, 10월 중순 이후로는 34% 하락한 상태다.
팩트셋(FactSet)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온큐의 조정 베타는 2.37로, 이는 평균 주식 대비 두 배 이상 변동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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