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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체제 위기, 러시아-이란 동맹에 드리운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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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권이 흔들리는 상황이 러시아의 안보와 중동 내 영향력에 중대한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러시아가 동맹국인 이란 체제가 붕괴 위기에 가까워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이 무너질 경우 러시아가 국경 인근 불안정 확산을 막고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급히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C와 인터뷰한 한 전문가는 이란에서 지도부 공백이 발생해 경쟁 파벌이 권력을 두고 다투고, 그 과정에서 폭력과 혼란이 확대되면 이는 "러시아를 비롯해 역내 여러 국가에 큰 안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이란 관계는 긴밀하지만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크렘린궁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은 이란에서 진행 중인 사태에 대해 별다른 공개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이는 특정 사건의 결과와 자국 전략적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때 러시아 지도부가 보이는 통상적인 '저강도 반응'이라는 평가다.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이란 시위와 혼란에 대한 보도를 축소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 당국자들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소요를 "외세의 개입"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1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 내 소요 사태가 "중동 정세와 글로벌 국제 안보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 세르게이 쇼이구(Sergei Shoigu)는 이란 내부 문제에 대한 "외국 세력의 개입 시도"를 규탄하며, 이는 이란이 서방의 간섭을 받고 있다는 자국 내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CNBC는 반서방 이념이 러시아와 이란을 결속시키는 요소라고 전했다. 두 나라는 국제 제재의 공통 경험을 갖고 있으며,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 장비 분야에서 이란은 러시아가 의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두 나라 관계는 크게 심화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러시아에 '샤헤드(Shahed)' 공격용 무인기와 미사일, 탄약, 포병 장비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전쟁 이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가로 이란은 러시아로부터 군사 기술과 정보, 그리고 우주·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러시아의 수호이 Su-35 전투기와 S-400 지대공 미사일 체계 도입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인도가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하다고 CNBC는 전했다.

 

CNBC는 또 지난해 여름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사실상 거리를 둔 것이 양국 동맹 관계가 처음 인식됐던 것보다 더 미묘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당시 CNBC에 의견을 밝힌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능력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이 러시아에 매우 위험하고 치명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원 의지도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는 이란 지도부에 동맹 관계의 한계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그 한계가 현재 이란 정권 위기 상황에서도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부연구위원인 빌랄 사브(Bilal Saab)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을 구할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무엇인가를 러시아가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브 부연구위원은 이란 국민이 봉기한 이후로 러시아가 국내적으로 정권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기회가 있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헤스(Hess)는 "러시아가 이란을 돕기 위해 나서거나, 정권을 떠받치기 위해 상당한 군사비를 투입할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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