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과제 접수가 지난 21일 마감되며, 주요 기업들이 국가대표 AI 타이틀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각사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한 분석 보고서가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AI 특허 분석 전문기업 워트인텔리전스는 22일 ‘2025 국내 AI 기업 기술 경쟁력 분석 리포트’를 공개하고, 해당 정부 사업에 참여한 10개 기업의 기술력을 특허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LG AI연구원, 네이버, 카카오, KT, 업스테이지, 솔트룩스, NC소프트, 코난테크놀로지, 이스트소프트 등이며, 최근 10년간 국내외 특허 출원·등록 데이터를 기준으로 기술의 질과 확장 가능성을 평가했다.
이번 리포트는 단순한 특허 보유 수치를 넘어, 특허의 기술성, 활용성, 권리성 등 질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평가에는 워트인텔리전스가 자체 개발한 특허 등급 체계 ‘키밸류(keyValue)’가 활용됐으며, 이는 한국발명진흥회의 SMART5 데이터를 고도화한 시스템으로, 현재 국내 3000여 개 기업이 기술 전략 수립과 R&D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특허 출원량 기준으로 보면, KT가 70건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네이버 56건, LG AI연구원 36건, SK텔레콤 29건, 솔트룩스 24건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술 경쟁력 등급에서는 단순 출원량보다 더욱 중요한 차이가 드러났다.
KT는 A등급 특허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으로, 기술의 독창성과 권리 범위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는 B등급 이상 고등급 특허 보유 비율이 43%에 달해, 기술의 내재화와 상용화 가능성 측면에서 균형 있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하이퍼클로바X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온 노력이 특허 데이터에서도 반영됐다.
업스테이지는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OCR 기반 원천기술 분야에서 다수의 B등급 특허를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출원 증가세가 두드러져, 향후 경쟁력 있는 고등급 특허 확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솔트룩스는 중소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특허를 다수 확보하며, 독자 LLM ‘루시아’를 중심으로 기술 독자성과 국제 확장성을 함께 입증하고 있다.
이번 분석은 각 기업의 기술력이 AI의 핵심 기능인 추론, 에이전트, 멀티모달 등 주요 영역에 어떻게 집중되고 있는지를 조망하는 동시에, 이 기술들이 실제 제품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줬다. 특히 특허 데이터는 단순한 권리 확보를 넘어 기업의 기술 내재화 정도와 미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전략적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기능하고 있다.
한편, 워트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106개국의 특허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특허 검색 플랫폼 ‘키워트(keywert)’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특허 법인의 80% 이상, 그리고 3000개 이상의 대기업 및 연구기관이 이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키워트는 AI 기반의 특허 검색, 요약, 분류, 자동 보고서 생성 기능을 갖춰 특허 전략 수립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기업의 기술 투자 방향 설정에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