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3사,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호조세 이어가…LG화학 1위 달성
[첨단 헬로티 = 김동원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마침내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그동안 계속 정상자리를 고수했던 일본의 파나소닉을 물리치고, 1위를 달성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배터리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0.4GWh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2% 감소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중국과 미국 시장이 침체되고, 유럽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한국계 3사는 1분기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모두 TOP 10을 유지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부진한 성적표 받은 일본, 중국 가운데 홀로 웃은 한국
그동안 1위 자리를 지켜왔던 파나소닉은 테슬라 모델들에 대한 전체 공급이 줄어들면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 감소하며, 2위로 밀려났다.
파나소닉뿐 아니라 여타 대다수 일본계 업체들도 사용량이 줄었으며, CATL과 BYD 등 대부분의 중국계 업체도 중국 시장 침체로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다른 성적을 보였다. LG화학은 5.5GWh로 2.2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전년 동기 4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삼성SDI는 1.2GWh로 34.0% 증가해 4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배 이상 급증한 0.9GWh를 기록해 순위가 역시 두 계단 올라섰다.
한국계 3사 시작점유율 모두 올라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아우디 E-트론 EV, 르노 조에 등의 판매 호조가 급증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파사트 GTE, BMW 330e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용량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기아 봉고 1T EV 등의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계 3사 모두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이들 3사의 점유율 합계가 전년 동기 16.4%에서 37.5%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일본계인 파나소닉과 PEVE, LEJ는 감소율이 시장 평균을 밑돌아 모두 점유율이 올랐다. 이에 비해 AESC를 제외한 중국계 업체들은 감소율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아 모두 점유율이 떨어졌다. AESC는 중국계에서 유일하게 사용량이 증가해 점유율이 늘었다.
▲ 2020년 1분기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 순위. (SNE리서치 제공)
앞으로 부딪힐 난관 대비해야
한편, 2020년 3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8.0GWh로 전년 동기 대비 27.7%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이 대폭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더구나 4월부터는 해당 영향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침체가 깊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SNE리서차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한국계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당분간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진출 지역인 미국과 유럽 시장이 더욱 타격을 입고 경쟁사들이 포진한 중국 시장이 다소 회복되면서, 한국계 3사가 적지 않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글로벌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기반 경쟁력을 더욱 배양하고 적절한 시장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