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는 제법 더운 느낌이 들어, 얼음이 가득 들어간 음료를 마시다가 찌르는 듯한 치통 때문에 이맛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있다. 찬 것을 먹을 때뿐이라 참아보지만 사실 이유 없는 치통은 없다.
치과 전문의들은 치아가 아픈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치아우식증(충치), 치수염, 매복치, 치아 균열이나 마모증 등과 같은 치아 문제로 인한 ‘치성 통증’과 삼차신경통, 구심로차단 동통증후군, 긴장성 두통 등과 같은 치아 외적인 문제로 인한 ‘비치성 통증’이다.
아름미소치과 안시은 대표원장은 “치성 치통은 심한 충치나 치아 주변 조직의 염증 때문인 경우가 많다. 진찰을 하면 손상된 치아나 주변 조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비치성 치통은 겉으로 봤을 때 치아 손상이 없다. 통증 역시 여러 개의 치아 주변, 입술, 광대뼈, 턱관절 등 안면의 넓은 부위에서 느껴진다”면서 “치아 손상이나 주변 조직의 염증으로 통증이 오는 만큼 단 음식, 찬 음식 또는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씹을 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치아 표면은 법랑질(바깥쪽), 상아질(안쪽)로 되어 있는데, 만약 심한 충치나 치아 균열, 치아 마모증 등으로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되면 치아가 시리거나 아픈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상아질 내부에는 신경섬유가 들어 있는 ‘상아세관’이 있는데, 이 관이 치수(상아질 안쪽에 있는 혈관, 신경 관련 조직)로 연결되어 있다. 상아질이 손상되어 상아세관이 직접 자극을 받으면 통증이 발생한다.
잇몸 염증 또는 노화로 인해 잇몸이 가라앉으면, 치아 뿌리의 상아질이 겉으로 드러나게 되고 자칫 손상이나 마모가 발생하면 시리고 아픈 증상을 느끼게 된다. 잇몸 염증, 임플란트 주위염이 있을 때에도 통증이 나타나며, 욱신거리는 통증과 함께 잇몸이 붓고, 피도 비친다는 게 안 원장의 설명이다.
안시은 원장은 “치통은 이유 없이 찾아오는 신호가 아니”라며 “통증이 심하다는 것은 치아 손상이나 균열, 마모 부위가 그만큼 크고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통제 복용은 일시적인 진정 효과일 뿐, 치아 손상이나 잇몸 염증 자체를 치료하지 못한다. 치과에서 정확한 진단 후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충치를 비롯한 치아 손상은 아말감, 레진, 인레이, 크라운 등의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 치아 보존을 위해 신경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치주염 같은 잇몸병은 치료를 미루다 자연 치아를 잃을지 모른다.
양치질 중에 잇몸에서 피가 자주 난다면 구강 검진을 통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 주위염도 재식립이 필요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으므로, 통증이 있다면 치과에 방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