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인 최경수씨(가명)는 지난해 여름,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어지러워지면서 컴퓨터 모니터 및 주변 물건들이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했다.
며칠 동안의 과도한 업무처리로 인한 것으로 생각되어 신선한 바람을 쇄면 좋을 것 같아 사무실 밖으로 나갔는데, 복도를 걸어가는 도중 어질어질하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속이 메스껍고 시야가 흔들려 주변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똑바로 걷지 못하고 비틀비틀 거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며칠 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어지럼증이 호전되었다. 그러나 다시 증상이 심해져 대학병원에 입원 해 전정신경염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 후 퇴원을 했는데, 몇 달 후엔 이석증이 있다고 해서 이석증 치료를 받았다. 이후에도 어지럼증의 강도와 빈도는 줄어들었으나 증상은 지속되었다.
어지럼증은 인구 열 명 가운데 한 명 정도가 겪는 흔한 질병이다. 여성에게 남성보다 두 배 이상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남녀 모두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65세 이상에선 열 명 중 세 명, 85세 이상에선 열 명 중 다섯 명이 어지럼증을 앓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의하면 어지럼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8년 약 55만 명, 2011년 약 61만 명, 2013년 약 87만 명, 2016년 약 95만 명으로 전체 환자 수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 어지럼증이 오기 전에 귀가 불쾌한 느낌이 있다거나, 뒷목이 뻣뻣하거나, 평형감각에 이상을 느끼는 것과 같이 전조 증상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회사에서 업무를 보거나, 집에서 집안일을 하거나, 길을 걷거나,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처럼 늘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은 일반적으로 잠시 안정을 취하면 스스로 회복되므로, 갑자기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말고 우선 의자를 찾아 앉도록 하며, 몸을 조이는 옷은 느슨하게 풀며, 가급적 머리는 움직이지 않도록 하여 잠시 조용하고 어두운 장소에서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직장에서의 과도한 업무나 집안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감기와 같은 다른 질병 때문에 건강 상태가 안 좋은 경우는 어지럼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 적절한 휴식과 음식섭취 그리고 주기적인 운동으로 몸의 건강을 잘 유지하도록 한다.
한의학에서는 어지럼증을 현훈(眩暈)이라 하고, 그 원인을 풍(風), 화(火), 담(痰) 그리고 허(虛)로 보고, 간양상항(肝陽上亢), 심화상염(心火上炎), 습담중저(濕痰中阻), 기혈양허(氣血兩虛), 신정부족(腎精不足) 등으로 변증을 하여, 변증과 체질을 참고해서 한약을 처방하고 변증에 따른 침치료, 뜸치료, 부항요법 등을 병행하여 어지럼증을 치료한다. [도움말 :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