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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산업을 넘어 생활 속으로]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인공지능과 결합하며 잠재력 극대화

  • 등록 2016.05.31 17: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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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로 대변되는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다양한 로봇 하드웨어들을 연동하고, 사용자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로봇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로봇의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운영체제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및 개발도구를 제공한다. 개발자들은 이를 이용해 다양한 로봇을 만들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Amazon)은 물류창고용 로봇을 개발한 키바시스템즈(Kiva Systems)를 2012년 3월 7억 7,500만 달러(약 8,400억원)에 인수했다. 키바 로봇은 무선으로 통신을 하면서 물품을 찾아 직원이 있는 곳으로 선반을 나른다. 아마존은 키바 로봇을 이용함으로써 약 40%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아마존은 협력업체의 상품들을 창고에 보관하고 무료 합배송을 제공하는 ‘이행센터(Fulfillment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전 세계 커머스 산업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현재 아마존의 이행센터에는 약 1만 5,000여대 이상의 키바 로봇이 운용되고 있다.


이처럼 로봇의 활용은 이제 일부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페어런시 마켓 리서치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14년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6.2% 성장해 2020년에는 444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서비스용 로봇(비즈니스 및 가정에서 사용) 시장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1.5%로 크게 성장해 2020년에는 194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봇은 대표적인 융복합 제품이다. 경쟁력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1) 고성능의 신뢰성 있고 안전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 (2) 운영체제·인공지능·클라우드·빅데이터·스마트 인터랙션 등 고도의 전문 소프트웨어 기술, (3) 로봇이 활용될 분야에 대한 탁월한 도메인 지식(Do- main Knowledge) 등을 모두 갖추고서, 이들을 절묘하게 융복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특히 그중에서도 운영체제로 대변되는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다양한 로봇 하드웨어들을 연동하고, 사용자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로봇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로봇의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운영체제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및 개발도구를 제공한다. 개발자들은 이를 이용해 다양한 로봇을 만들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여기에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로봇 플랫폼의 동향과 전망, 그것이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대표적인 로봇 플랫폼, ROS

 

2007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ROS (Robot Operating System)는 로봇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오픈소스 기반의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 및 도구 세트로, 각종 로봇 하드웨어를 위한 드라이버와 최신 로봇 알고리즘을 지원한다. ROS는 로봇 전문기업 윌로우개러지(Willow Garage)와 스탠퍼드 인공지능 연구소에 의해 만들어졌다.


▲ 그림 1. ROS의 개발 도구 (출처 : ros.org)


윌로우개러지의 창업자는 구글 초기의 아키텍트 출신인 스콧 하산(Scott Hassan)이다. 그는 구글 주식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은 후 로봇공학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ROS의 관리는 비영리재단인 OSRF(Open Source Robo-tics Foundation)가 맡고 있다. 그런데 윌로우개러지 출신의 상당수가 로봇 벤처를 창업했고, 이후 해당 업체들이 구글에 여럿 인수되면서 ROS 개발자 다수가 구글에서 일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구글은 OSRF의 스폰서를 맡고 있으며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ROS가 구글의 영향력 하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ROS가 로봇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결국 구글이 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ROS는 로봇의 하드웨어 제어 및 일반적인 기능 구현을 위한 개발도구를 제공하는데, 이미 여러 상용 로봇에 이용되고 있다. 


ROS 기반 로봇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리씽크로보틱스(Rethink Ro- botics)의 백스터(Baxter)다. 리씽크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백스터를 기존 로봇의 10분의 1 가격인 2만 5,000달러에 선보여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백스터는 얼굴 위치에 달린 스크린을 통해 작업자와 소통할 수 있으며 작업자가 백스터에게 작업 방법을 훈련시킬 수도 있다. 리씽크로보틱스는 백스터와 달리 하나의 팔만 갖고 있지만 더 빠르고 정교하게 작동하는 소이어(Sawyer)도 출시했다.


▲ 그림 2. 리씽크로보틱스의 소이어와 백스터 (출처 : gereports.com)


리씽크로보틱스는 백스터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공개하고 개발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리씽크로보틱스는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소유한 벤처캐피털 베조스 엑스페디션(Bezos Expeditions)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GE벤처스 등으로부터 1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은 상태다.


ROS는 일반적인 로봇뿐만 아니라 자동차, 드론, 선박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관련 사이트에서도 ROS 기반으로 개발됐거나 ROS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 모델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을 읽는 나오치

 

나오치(NAOqi)는 프랑스 기업 알데바란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가 자사의 로봇 나오(NAO)용으로 개발한 로봇 플랫폼이다. 2005년에 설립된 알데바란로보틱스는 첫 번째 제품을 로보컵(RoboCup)에서 선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나오를 개량해 왔다. 그리고 일본 소프트뱅크가 2012년 알데바란로보틱스의 지분 80%를 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 그림 3. 나오치의 개발 도구 (출처 : cs.mtech.edu)


나오는 키 58센티미터, 무게 5.4킬로그램의 인간형 로봇으로 이마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며 고성능의 CPU와 초음파 센서, 적외선 센서, 촉각 센서, 물리력 감지 센서 등을 갖추고 있다. 나오의 특징은 인간의 표정과 목소리 톤 등을 파악해 감정을 분석하고 그에 적합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나오는 나오치 플랫폼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해 활용성이 높아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수학, 물리, 컴퓨터 등을 가르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나오도 있고, 가정에서 신문이나 음료수를 가져오는 등의 심부름을 하도록 만들어진 나오도 있다.


나오는 일본 미쓰비시UFJ은행 도쿄 지점의 로비에서 방문객을 응대하는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나오는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대화할 수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해 안내한다. 이를 통해 일본인뿐만 아니라 일본어를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머지않아 24시간 은행 업무를 로봇에게 맡기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오의 개발사 알데바란로보틱스를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로봇 페퍼(Pepper)를 공개했다. 페퍼가 바로 나오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무엇보다 페퍼는 인공지능을 통한 감정 파악 기능을 갖춰 사람이 부탁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나오치 기반 로봇의 특징이다. 페퍼에는 주변의 상황을 파악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페퍼는 사용자의 일상을 관찰하고 대화, 학습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용자를 이해하고 감정을 인식한다.


▲ 그림 4. 미즈호 은행의 페퍼 (출처: bloomberg.com)


페퍼는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간호, 놀이 상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기업에서는 로봇 직원으로 일할 수 있다. 네슬레재팬은 일본 전역의 1,000여 개 매장에 페퍼를 배치해 커피머신을 판매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원의 자리를 페퍼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일본의 미즈호 은행은 페퍼를 점포에 설치해나가고 있는데, 설치 점포를 올해 말까지 100여개 지점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결합

 

로봇의 잠재력이 무한한 이유는 로봇에 탑재되는 인공지능이 고도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공지능은 딥신경망(DNN: Deep Neural Networks), 빅데이터, 그리고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의 로봇은 인간의 두뇌와 흡사한 방식으로 학습하고 지속적으로 개선된다. 마치 인간이 학습을 통해 성장하는 것과 같다.


로봇이 인간과 고수준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한 요소로 평가를 받게 됨에 따라 로봇 플랫폼과 인공지능 플랫폼의 결합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완성도와 인지도가 높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IBM의 왓슨(Watson)을 꼽을 수 있다.


IBM은 2011년 헬스케어 산업용으로 왓슨을 상업화하고, 2012년부터는 금융을 비롯한 모든 산업에서 왓슨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플랫폼화를 하게 된다. 현재 IBM은 왓슨 개발자 클라우드(Watson Developer Cloud)를 통해 다양한 왓슨 API를 제공하고 있으며, PaaS(Platform as a Service)인 블루믹스(Bluemix)를 이용해 클라우드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블루믹스는 웹,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모든 개발 환경을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개발자라면 누구든지 손쉽게 왓슨과 블루믹스를 이용해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블루믹스는 IBM의 기존 제품들과도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도 가능하다.


이 같은 내용을 통해 IBM이 클라우드-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환경을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엔터프라이즈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며, 다른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하는 데 있어서 왓슨을 전략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3월 IBM은 유명 호텔 체인 힐튼(Hilton)과 함께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의 왓슨 기반 호텔 컨시어지(concierge) 로봇, 코니(Connie)를 공개했다. 힐튼의 창업자가 이름을 붙인 코니의 로봇 몸체는 알데바란 로보틱스의 나오이고, 여기에 왓슨을 적용해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고객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코니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한 힐튼 맥린에 적용되어 있는 상태다.


▲ 그림 5. 힐튼 호텔의 코니 (출처: entrepreneur.com)


로봇을 인간의 신체에 비유한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두뇌에 비유할 수 있다. 앞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이 보다 치밀하게 결합함에 따라 로봇의 적용 분야는 모든 산업으로 확대되어 갈 것이다. 또한, 사물인터넷에서도 인간과 사물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주체로서 로봇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로봇은 이제 인간의 대리인이자 친구이자 경쟁자다.


이처럼 인류는 로봇 시장의 빅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한 로봇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로봇 플랫폼이며, 로봇 플랫폼을 장악한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는 로봇 시장을 리드하기 위한 기술과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단순 부품이나 애플리케이션 차원이 아니라, 플랫폼의 관점에서 로봇을 바라보고 대비해야 한다. 다양한 로봇 기술과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그리고 사용자를 매개하는 핵심이 바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가 로봇 플랫폼이라는 핵심 과제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류한석 _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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