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협력으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
기술 혁신 및 융합으로 퍼스트 무버 등극
2016년과 2020년은 자동차 산업의 변곡점이자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업들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 이항구 팀장으로부터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 변화와 요소 기술 동향 및 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 본다.
신아현 인턴기자(tls2246@hellot.net)
친환경 자동차 및 커넥티드 카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2015∼2020년 사이에 자동차 산업 기술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려면 자동차 업계는 물론, 부품 업계와 ICT 업계 등의 협업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의 융합 성과로는 그림 1과 같이 ICT, CT 등 7가지를 들 수 있다. 정부에서 육성하는 7T 산업의 경우 상용화가 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스마트카 자율센서 등과 연계되어 있다.
친환경 차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 이뤄져야
자동차 산업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심지어 과거에는 산업 정책을 운영하지 않았던 미국에서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자동차와 관련된 상당히 많은 정책을 갖고 있지만, 지원 방향과 포커스가 제대로 맞춰져 있는지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이 정책에는 어느 정도 기술까지 수용되어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 수소차의 경우, 홍보 부족으로 인해 수소폭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주민들의 반발로 충전소를 만들기 힘든 상황이다.
그림 2의 Change Curve 이론 그래프를 보면 친환경차 보급에 장애가 있는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기기의 경우, 처음에는 수요가 급증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그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이 때 적절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친환경차 보급에 있어서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은 친환경 자동차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독일에서는 매년 친환경 자동차에 대해 홍보 책자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배포한다. 책자는 아이들에게도 주어지는데, 친환경에 대해 어릴 때부터 교육시킴으로써 나중에 친환경 자동차를 구매할 때 거부감을 낮추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아 초기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여기서 정부는 방향을 정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경우 커넥티드 자율주행 자동차로 방향을 정했지만, 우리나라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층을 비교해 봤다. 전기차는 20∼30대가, 하이브리드는 50대가 주 소비자층이었다. 커넥티드 카에 대한 선호도의 경우 20∼30대가 높은 편이었다. 또한 구매 계층의 소득을 보면 전기차 구매계층의 소득이 하이브리드차 구매계층의 소득보다 높았다.
미국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몇 살까지 운전하고 싶은가’라는 설문에 82세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고령층은 안전성과 편리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향후 자율 주행이 반드시 필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젊은 층의 경우, 서로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지 않더라도 인터넷과 SNS를 통해 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최근 미국에서는 운전면허 취득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젊은 층들의 자동차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점을 전체적으로 분석하여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자에 대한 조사가 다수 진행되고 있는데, 소비자의 인식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수요조사가 실시된 후 방향성을 잡아야 할 것이다.
2015년에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이 ICT 방향으로 갈 수 있는가에 대해 논의가 분분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상호 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의 통일성은 높아지는 경향인데, 규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결국 상용화는 이 규제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각국의 자율주행 자동차 실증 시험
각 나라의 정부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 실증 시험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05년부터 자율주행을 추진하여 운전 조건별(CA, FL, NV, MI)로 등급을 나눴고, EU 집행위는 볼보와 함께 SARTRE(Safe Road Trains for the Environmen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벨기에, 프랑스, 이태리).
EU 집행위는 이 프로젝트에 34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7대의 승용차와 1대의 트럭을 참여시켰다. 미국도 미시간 대학에서 300억 달러를 들여 실증 시험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보호지역에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소한 1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최근 EU에서는 미국과 유사하게 Adaptive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운전 보조, 부분 자율, 고도 자율, 완전 자율로 나눠 운전자 시스템의 역할을 발표했으며(표 1), 이것이 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닛산과 GM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부품 업체인 보쉬, 콘티넨탈 등도 참여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규모만으로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없어 부품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생겼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나 유럽, 미국 등에 비해 부품 업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해 2015∼2020의 변화에 어떤 기술로 대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 기업, 산학연관 협력 필요
전기차 업체에서는 배터리 업체의 빅뱅이 2016∼2017년에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100여 개가 있으며, 향후 구조조정으로 인해 결국 상위 10개 업체가 배터리 산업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Stealth Innovation의 기술 보호주의가 2017년 정도 되면 많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017년 semi-자율주행 자동차도 상용화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2020년은 이것이 모두 완성되는 시기다. 따라서 2020년을 기점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대변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학, 정부 기관 연구소, 기업 등을 포함하여 자율주행 협력 업체는 40개에 달한다.
이와 같이 거대한 생태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2015년부터 진행될 자동차 산업의 혁신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기업 간 제휴가 반드시 필요하며, 개방적인 혁신과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해졌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 기술 개발, 인터페이스 개발, 모듈 표준 인터페이스 공진, 국제 제휴와 개방형 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이것이 폭스바겐과 도요타에서 내세우고 있는 전략이다.
또한 산학연관 협력도 필요한데, 포드가 MIT 및 스탠포드와 협력한 것을 일례로 들 수 있다.
MIT에서는 다른 차량과 보행자의 예측 행동 시뮬레이션을 기획하고 있으며, 스탠포드에서는 자동차의 센서가 어떻게 장애물에 반응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국가별 목표 및 진행 상황은 다음과 같다.
미국은 4개의 주정부가 특정 상황에서 도로 주행 시험을 허용했고, 미시간 대학에서는 실증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 시대에 대응한다는, 유럽은 교통안전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의 경우 교통체증 완화와 군집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독일 정부에서는 자동차, 엔지니어링, 화학 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디지털 및 네트워크 기술을 제조공정에 채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목표에 따라 기술 개발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코디네이션 조정과 융합 수렴, 개방형 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며, 키스톤(Keystone)으로서 모든 것을 조정하고 생태계를 육성, 발전시킬 수 있는 지원자의 역할이 개선되어야 한다.
기술 패러다임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제품, 공정,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모두 바뀌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Innovation Life Cycle, Five Force, Product Life Cycle 모델들은 유용하지 않으며, 새로운 기업들이 진입함에 따라 Fast Follower와 First Mover가 나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많은 산업들이 융합되고 있으므로 Fast Follower가 힘들어졌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자율주행과 깊이 관계된 IoT 분야의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에 AT&T, Cisco, GE, IBM, Intel이 참여했다. 이 기업들 말고도 거대한 ICT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만드는 컨소시엄에 과연 우리나라 기업이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