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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이석형 교수,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통합할 단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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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물리학의 두 축인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은 공간과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오랫동안 조화를 이루지 못해 왔다. 상대성이론이 공간과 시간을 ‘시공간’으로 통합해 다루는 반면, 양자역학은 공간에 대해서만 양자상태를 정의하고 시간은 변화의 과정으로 취급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두 이론이 100년 넘게 근본적 불일치를 안고 발전해 온 배경으로 꼽힌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했다. UNIST는 물리학과 이석형 교수가 시간에 따라 전개되는 양자역학적 동역학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양자상태로 다루는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교수가 제안한 핵심 개념은 ‘시간 위의 다자 양자상태’다. 이는 여러 시점에 걸쳐 일어나는 양자 과정을 각각 분리된 과정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양자상태로 묶어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공간적으로 떨어진 계뿐 아니라 시간적으로 분리된 계 역시 동일한 수학적 구조 안에서 다룰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서로 다른 언어로 기술돼 온 공간상의 양자 ‘상태’와 시간상의 양자 ‘과정’을 하나의 통일된 수학 언어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이번 이론의 의미를 설명했다. 기존 접근법처럼 복잡한 추가 가정을 도입하는 대신, 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두 가지 직관적 조건만을 설정하고 이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시간 양자상태의 수학적 구조가 유일하게 결정된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물리학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학술지인 Physical Review Letters에 실렸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해당 저널은 단일 저널 기준으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연구가 가장 많이 게재된 매체로 알려져 있으며, 물리학 이론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연구에서는 새롭게 정의된 시간 위의 다자 양자상태가 기존에 알려진 특정 준확률 분포와 일대일로 대응한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이를 통해 시간에 따른 양자 상태를 최신 양자 측정 기술로 실제 관측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이석형 교수는 “이번 이론은 양자정보과학과 양자계측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통합하려는 양자중력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중국 하이난대학교 수리통계학과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UNIST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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