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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뇌 임플란트 시대 열다...KAIST, 초소형 MOTE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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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뇌세포가 존재하며, 이들이 주고받는 화학·전기 신호는 대부분의 정신 기능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신호를 정밀하게 읽어내기 위한 뉴럴 임플란트 기술은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와 치료에 필수적이다. KAIST·국제 연구진이 뉴럴 임플란트는 단순한 소형화·경량화를 넘어, 기존에 가능하리라 예상만 되었던 완전 무선 초소형 임플란트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겸직교수이자 난양공대(NTU) 전자과 소속인 이선우 교수 연구팀이 미국 코넬대 알로이샤 모나 교수팀과 공동으로, 소금 결정보다 작은 100 마이크로미터(µm) 이하 초소형 무선 뉴럴 임플란트 ‘MOTE(Micro-Scale Opto-Electronic Tetherless Electrode)’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임플란트를 실험용 생쥐 뇌에 이식해 1년간 안정적으로 뇌파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뇌 속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전기 신호들이 끊임없이 오가며 우리의 기억, 판단, 감정 등 다양한 정신 활동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신호를 인체 외부에서 연결선 없이 직접 측정하는 기술은 뇌 연구와 치매·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 치료의 핵심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임플란트는 두꺼운 유선 구조로 인해 뇌 속에서 움직이며 염증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 신호 품질이 저하되며 크기와 발열 문제로 장기 사용에 제약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반도체 공정(CMOS)을 기반으로 초소형 회로를 제작하고, 자체 개발한 초미세 마이크로 LED(µLED)를 결합해 장치를 극도로 소형화했다. 또한 생체 환경에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 표면 코팅을 적용해 내구성을 크게 높였다.

 

그 결과 개발된 MOTE는 두께 100 µm 이하, 부피 1 나노리터 이하로 머리카락보다 얇고 소금 알갱이보다 작은 크기를 구현해, 현재까지 보고된 무선 뉴럴 임플란트 중 세계적으로 가장 작은 수준에 도달했다.

 

MOTE의 또 다른 특징은 배터리가 필요 없는 완전 무선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이 장치는 외부 빛을 전력으로 변환해 작동하며, 감지된 뇌파 정보를 펄스 위치 변조(PPM) 방식으로 빛 신호에 실어 다시 외부로 전송한다. 이 방식은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고 발열 위험을 최소화해 장기간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초소형 MOTE를 생쥐 뇌에 이식해 1년간 장기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장기간 정상적으로 뇌파를 측정했고 임플란트 주변에서 염증 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장치 성능의 저하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초소형 무선 임플란트가 생체 내부에서 장기적으로 정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이선우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뉴럴 임플란트는 단순한 소형화·경량화를 넘어, 기존에 가능하리라 예상만 되었던 완전 무선 초소형 임플란트를 실제 구현한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무선 뉴럴 임플란트 개발과 사용 과정에서 제기돼 온 알려진 문제뿐 아니라 실제 개발 과정에서 드러나는 미지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앞으로 뇌과학 연구는 물론 신경계 질환 모니터링, 장기 기록 기반 치료 기술 개발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11월 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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