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매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글로벌NOW는 매주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입니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겠습니다.
[물류] CBRE “아시아 물류기업 70%, 공급망 핵심지로 인도 주목”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물류기업 10곳 중 7곳은 향후 공급망 전략의 핵심지로 인도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CBRE가 올해 3월과 4월, 두 달간 진행한 ‘APAC 물류 수요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재고 가시성 및 계획 수립 향상’과 ‘인도 내 공급업체 기반 확대’를 공급망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특히 인도 내 응답자의 82%는 향후 24개월 내 자사 비즈니스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인도가 향후 공급망 중심국으로서 더욱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0% 이상은 물류 운영의 일부를 제3자 물류(3PL) 기업에 더 많이 아웃소싱할 계획임을 밝혀 외부 전문역량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반면, 55%는 향후 2년간 기업이 직면할 가장 큰 도전으로 ‘비용 상승’을 지목했고, 81%는 물류창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 응답했다. ‘시장 경쟁’ 또한 45% 이상의 응답자가 지적한 주요 도전 과제로 부각됐다.
문제는 인프라다. 인도에서의 ‘역물류’는 단순한 반품 그 이상의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CBRE와 물류 테크기업 옵토로(Optoro)의 분석에 따르면 역물류 운송만으로 전체 반품 비용의 10~16%를 차지할 정도로 비효율적인 구조를 안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단절된 공급망, 수작업 기반의 반품 프로세스, 기술 도입 부족이 지적된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의 83%가 역물류를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 꼽았으며 라스트마일 물류(82%)와 부동산 토지 가격(81%)도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라스트마일 물류는 전체 물류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도심 혼잡과 높은 연료비, 인건비, 인프라 부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황이다.
CBRE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공급망 환경 속에서 인도는 기업들이 주목하는 핵심 전략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동시에 역물류·라스트마일 물류 등 현장의 비용구조 개선도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AI] 일론 머스크의 xAI, 플래그십 모델 ‘그록4’ 공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자사 최신 플래그십 모델 ‘그록4(Grok4)’를 공개하며 챗GPT와 제미나이에 정면 승부를 걸었다. xAI는 SNS 플랫폼 엑스(X)에서 진행된 라이브 방송을 통해 머스크와 함께 새 모델을 공개했다. 그록은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와 같은 챗봇형 AI로, 이미지 인식과 질의응답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xAI에 따르면 그록4는 AI의 종합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인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25.4% 정답률을 기록했다. 이는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21%)와 오픈AI의 GPT-4o(21%)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 시험은 스케일AI와 AI 안전센터가 공동 제작한 고난도 문제집으로, 수학·물리·의학·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수천 개 문항이 포함돼 있다.
머스크는 “그록4는 모든 학문 영역에서 박사 수준의 질문 이해도를 보인다”며 “아직은 상식이 부족하고,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xAI는 그록4의 고성능 버전인 ‘그록4 헤비(Grok4 Heavy)’도 함께 공개했다. 이 버전은 멀티 에이전트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IT] 틱톡, 미국 시장 전용 신규 앱 준비…알고리즘·데이터 완전 분리 추진
틱톡이 미국 이용자만을 위한 별도의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글로벌 앱과의 알고리즘 및 데이터 체계를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으로 현재 미국 내에서 논의 중인 매각 협상과 맞물려 주목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틱톡은 내부적으로 ‘M2’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신규 앱을 오는 9월 5일 미국 앱스토어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글로벌 버전 ‘M’ 앱과는 별도로 운영되며 미국 내 1억7천만 명에 달하는 기존 사용자들이 해당 앱을 내려받아야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기존 글로벌 앱은 일단 2026년 3월까지는 작동이 유지될 예정이지만, 내년 3월 이후 미국에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도록 종료 절차를 밟게 된다. 틱톡 측은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사용자 계정과 콘텐츠, 프로필 정보를 새로운 앱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규모 이용자 전환 과정에서의 기술적 과제와 데이터 이전의 안정성 등은 향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앱 분리 계획은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매각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진행됐다. 미국 사업부는 오라클을 중심으로 한 비중국계 투자자 컨소시엄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본사인 바이트댄스는 소수 지분만을 유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매각과 관련한 법률적·재정적 세부 협상이 진행 중이며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 여부가 남아 있는 상태다.
미국 정부는 올해부터 바이트댄스와 틱톡의 연결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틱톡은 기존에도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오라클의 미국 내 서버에 저장해온 바 있으며, 이번 신규 앱 출시는 보다 물리적이고 상징적인 수준에서의 분리를 시도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틱톡은 현재까지 이번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사용자 대다수를 새로운 앱으로 유도하는 방식은 글로벌 플랫폼으로서는 드문 사례로 향후 사용자 경험 및 기업 매각 협상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반도체] 中, 고비사막에 AI 칩 11만 개 투입 대형 데이터센터 추진
중국이 자체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서부 고비사막 지역 등지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AI 칩 11만5000개를 확보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대(對)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가운데, 이처럼 대규모의 칩을 실제로 조달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 승인서, 입찰 서류, 기업 공시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내 30여 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H100·H200 등 첨단 칩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 이우현의 고비사막 외곽에서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진행 중이며, 향후 딥시크 등 중국의 대형 언어모델(LLM) 훈련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다. 엔비디아 칩 11만5000개는 밀수 시장 가격 기준으로 수조 원 규모에 달하며, 정상적인 경로 확보는 불가능하다. 이에 미국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우회 경로로 의심되는 11개국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 AI 기업들은 국산 칩이나 저사양 엔비디아 칩으로 LLM을 훈련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첨단 기술력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미국 정부는 “데이터센터 수준의 밀수는 어렵고, 수출 제재는 기술 지원과 수리까지 포함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오는 9월 중국 전용 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칩은 블랙웰 RTX 프로 6000의 변형 버전으로, 젠슨 황 CEO가 리창 총리와의 회담을 위해 베이징 방문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틱스] AI 수술로봇, 인간 개입 없이 담낭절제 완수…자율 수술 시대 본격 진입
미국 연구진이 인공지능 수술로봇을 활용해 외과의사의 조작 없이도 담낭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는 자율 수술 기술이 실제 임상 적용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개발한 AI 기반 수술 로봇 ‘SRT-H’는 언어 기반 지시(imitation learning)를 학습해 외부 조작 없이도 자율적으로 조직을 분리하고 절제하는 능력을 갖췄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팀은 돼지 장기를 대상으로 일반적인 담낭절제술을 시행했으며 총 8건의 수술 모두에서 100% 정확도로 담낭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해당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로봇이 스스로 수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로봇의 수술 속도는 여전히 인간 외과의보다 느렸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정확성과 안전성을 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수술 시간은 향후 반복 학습을 통해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은 수술용 로봇 기술이 단순 보조 단계를 넘어 완전 자율화에 한 발짝 다가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자율 수술 시대의 중대한 진전”으로 규정하며 향후 임상 적용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