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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토론 : 협동로봇 활성화, 무엇이 문제인가] 협동로봇은 더 미룰 수 없는 메가트렌드…활성화 위해선 기준 완화와 SI기업 육성 필요

입력 : 2019.11.2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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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협동로봇은 더 미룰 수 없는 메가트렌드이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준 완화와 SI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국내 협동로봇 산업이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나아가 산업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정책 제안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2019 국제로봇컨퍼런스-협동로봇’ 행사가 지난 10월 1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나와 ‘협동로봇 활성화,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펼쳤다. 그 내용을 정리했다.


▲ 페널토론회에는 (왼쪽부터) 두산로보틱스 장준현 CTO, 광운대 김진오 교수, 한국기계연구원 경진호 박사, 

좌장을 맡은 KAIST 박현섭 연구교수, 경희대 임성수 교수, 솔텍로보틱스시스템 이기주 대표가 참석했다.


선진국 수준에 맞는 합의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 박현섭 KAIST 연구교수(이하 좌장) : 안녕하십니까. 오늘 패널 토론은 국내 협동로봇 산업이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나아가 산업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께서 함께 자리해 주셨는데, 먼저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임성수 교수님께서 협동로봇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임성수 교수(경희대학교) : 협동 작업을 위한 로봇을 우리는 협동로봇이라고 하는데, 국제표준에서 정의하는 협동 작업은 인간과 로봇이 공유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기 위한 협동 운용 조건을 충족하는 산업용 로봇을 협동로봇이라고 말합니다.


□ 좌장 : 최근 협동로봇 산업동향은 어떻습니까.


■ 경진호 박사 (한국기계연구원) : 최근 협동로봇을 수요기업에서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로봇 제조사들 또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 출시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핸들링 형태로 사용되던 로봇이 로봇팔의 끝단에 토크센서를 내장하면서 한층 더 정밀하고 힘이 드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죠. 특히 협동로봇은 고성능의 토크센서가 탑재돼 있어서 작은 힘을 가하면 바로 멈추게 되어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협동로봇의 등장은 어찌 보면 로봇 산업에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인 것 같습니다.


■ 임성수 교수 :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상속받았다고 봅니다. 때문에 협동로봇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용 로봇을 잘 만들어야 하는데, 그 문제에 특이점이 있다면, 첫째가 안전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로봇이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나왔기 때문이죠. 그러면 안전한 로봇이란 무엇일까요. 기계류의 안전성을 정의하는 국제표준에 따르면, 안전하다는 것은 ‘감내할 수 있는 위험성’을 말합니다. 여기서 위험성은 발생 가능한 상해의 심각성과 발생 가능성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또 앞의 수식어가 붙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란 국제적, 국내적, 사회적, 산업별, 시대별 합의를 해야만 감내할 수 있다는 거죠.


그동안 산업용 로봇은 인간과 로봇의 작업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는데 로봇 기술이 발전하고 방호 기술(세이프 가이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과 로봇이 작업 공간을 공유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렇게 경계를 넘어오고 싶은 욕구는 수십 년 계속돼 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거고요. 이제는 로봇과 인간의 다양한 접촉 가능성에 대한 안전기술과 안전시설, 안전기준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될 한 가지는 산업용 로봇, 또는 협동로봇 관련 국제표준은 로봇 선진국들이 만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합의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기준에 우리나라는 따라갈 수밖에 없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하게 됐어요. 우리나라는 산업용 로봇 및 산업용 로봇시스템에 관한 국내 법규를 만들 때 국제표준의 일부만 인용했지만, 협동로봇으로 오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국제표준 전체를 다 가져왔던 거죠. 이렇게 법규의 정도가 다르다 보니 결국 협동로봇 및 협동로봇 시스템을 설치하게 되면 산업용 로봇보다 더 힘든 상황이 돼버렸어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보면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려면 “안전매트 및 1.8미터 이상의 방책을 설치해야한다”고만 되어 있었고 뒤 부분이 없었죠. 그런데 3년 뒤인 2018년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협동로봇은 쓸 수 있다고 개정됐습니다. 그리고 또 휀스 아닌 전자식 방호장치 등 감응형 방호장치를 쓸 수 있다고 되어 있어요. 협동로봇이 폭스바겐에서 처음 사용된 건 2013년도였지만, 우리나라에 적용되기 시작한 건 2018년도의 일입니다. 5년 동안 우리는 법이 막고 있어서 협동로봇을 설치 못하고 있었던 거죠.


정리하면, 지금은 휀스 안에 갇혀 있던 로봇이 본격적으로 인간의 옆으로 다가오는 전환의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 전환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광범위한 영역에서 지속될 메가트렌드라고 봅니다. 어쩌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르는 기술이 될 수 있고 사회적 합의, 법규, 인식의 이슈이기도 합니다. 또한, 안전기술, 안전기준 문제는 로봇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인프라 수준의 이슈가 되었죠. 이제 우리는 선진국 수준에 맞는 합의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고 봅니다.


활성화 위해선 공장 밖 수요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


□ 좌장 : 협동로봇이 새로운 하나의 로봇으로 첫발을 내딛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협동로봇은 로봇 팔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주변 장치, 비전, 인공지능 등이 필요하죠. 가격도 부품을 다 수입하는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줄여지지 않고 있고요. 그리고 국내 공장의 현실을 보면 사장님이나 기업하는 분들의 마인드 부족 등으로 아직은 장애가 많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잘 팔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셨으면 합니다.


■ 장준현 상무 (두산로보틱스) : 협동로봇을 개발하기 전에 시장조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고객들은 로봇을 사람 대신 또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거죠. 따라서 고객들은 로봇 업체, 비전 업체, 디바이스 업체 등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여주길 원합니다. 커스터머에 맞는 솔루션을 찾기가 더 쉽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는 프로바이더와 커스터머의 연결고리가 매우 약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까요, 여기서 제안 드리고 싶은 것은 로봇을 포함한 자동화 솔루션 디바이스 엔지니어 업체들을 한 데 모아서 고객들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계적으로 전기적으로 인터페이스를 하는 표준이 있어야 합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그런 표준이 없어요. 표준을 만들고 제안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려면 학계와 업계, 그리고 정부 기관 관계자들도 참여해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할 것 같아요.


■ 이기주 대표 (솔텍로보틱스시스템) : SI업체로서 지난 5년간 협동로봇을 취급해온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2014년도에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을 처음 만났는데, 그해 한국에서 팔린 로봇 대수는 10대 정도였죠. 5년이 지나고, 올해 예상 판매 대수는 700대 정도 될 것이라고 합니다. 유니버설로봇의 로봇을 취급하는 업체만 비공식 포함 20여 곳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협동로봇을 처음 만났을 때는 비즈니스 적으로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에서 상당히 부정적이었어요. 로봇 자체에 대한 지식도 없었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로봇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죠. 물론 자동차 제조나 용접하는 분야에서 많이 봐왔지만 한계가 있고, 특히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중소기업 사장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협동로봇을 공급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비즈니스 적으로 도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협동로봇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첫 번째는 중소제조업체에 가보면 작업 공간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레이아웃을 바꾸지 않고 쓰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협동로봇이 안전 하냐, 기존 산업용 로봇이 더 안전 하냐, 또는 그 둘의 차이점은 무엇이냐의 고민보다는 우리 제조 환경에 적합한 로봇이 있느냐에 관심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아직도 그런 수요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2018년부터 법적으로 휀스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항이 추가되면서 협동로봇에 대한 문의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솔텍의 경우, 초기 3년 동안은 거의 문의가 없었는데 2018년도를 기점으로 한 달에 4~5건 정도 문의가 오는 것 같아요.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제조기업들은 현장에서 빠른 택타임을 원하는데 협동로봇은 안전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산업용 로봇보다 속도가 느립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산업용 로봇이 하던 일을 협동로봇으로 대체하기에는 경쟁력도 떨어지고 아직은 이르다는 시각도 많아요. 미래를 생각한다면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이기 때문에 공장이 아닌 공장 밖에서 수요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바리스타로봇이나 치킨로봇처럼 일상생활에서 도움 줄 수 있는 분야들을 찾는다면 훨씬 더 많은 협동로봇이 보급되리라고 봅니다.


경쟁력은 생활로봇으로서의 경험과 지식축적


□ 좌장 : 플로어석에서 질문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 플로어 A : 글로벌적으로 막상 수치를 들여다보면 협동로봇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성장의 장밋빛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몇 년이 지나도 몇 조원이 되지 않고, 기존 산업용 로봇 업체들도 협동로봇 시장으로 들어온다고 하는 상황에서 국내 로봇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분야인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가성비나 가격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있어야 하고, 국내 시장이 활성화가 안 된다면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것까지 고민을 해야 하는데, 국내 협동로봇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시킬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 장준현 상무 : 두산이 협동로봇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나서 3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성장을 보면 좀 지연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역시 유럽에 먼저 진출하였고 3분의 1은 국내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경기는 완전히 죽은 것 같아요.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죠. 유럽도 그 영향이 조금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고객 10명 중 3명은 내년에 다시 보자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처음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면 중국 시장입니다. 중국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자동화하고 있었어요. 특히 상해 주변에 있는 전기전자부품 회사, 기존 자동차 회사 등이 전자화하면서 로봇 수요가 굉장히 많아졌죠. 그래서 최근 중국 시장을 위해 다시 한 번 준비하고 있습니다.


협동로봇 시장은 새로운 분야입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제공하지 못한 시장을 새로 창출하고 있죠. 그리고 앞서 생활로봇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닭 튀기는 업체에 사용되고 있고 심지어는 떡볶이 가게에도 들어가려고 하고 있어요. 이처럼 새로운 분야에 시장 창출이 이루지고 있고 우리 역시 그 부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임성수 교수 : 매우 중요한 질문인 것 같아서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로봇 연구를 하면서 국제표준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지금 국제표준회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 하면 글로벌 선진 업체들이 자사의 기술과 미래사업을 들고 옵니다. 그리고 그 미래사업에 대응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들고 있다는 거죠. 최근 협동로봇을 가능하게 하는 표준들이 나오면서 모바일 기반의 협동로봇을 탑재한 모바일 매니퓰레이터가 이슈인데, 국내에서도 대형 로봇사가 협동로봇 시장에 참여하기를 주저하다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시장이 뜨는 걸 보고 들어왔어요. 이처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로봇 관련 국제 기준은 매우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빨리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게 하는데, 앞으로는 이 기준이 점점 완화될 것 같습니다. 협동로봇이 보다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표준들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중국의 협동로봇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표준 적용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나도 그냥 쓰라는 얘기죠. 우리는 그 반대로 매우 엄격해요.


□ 플로어 B : 협동로봇을 글로벌적으로 봤을 때 메가트렌드는 맞는 것 같습니다. 기존 산업용 로봇 업체들 경우 수십 년 동안 로봇 시장에서 기술력을 축적해왔고 노하우가 있을 텐데, 아직까지는 협동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동로봇 시장이 활성화 됐을 때, 협동로봇 업체들이 과연 산업용 로봇 업체들과 경쟁에서 시장 점유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지요. 기술적으로 봤을 때 협동로봇의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는 아닌 것 같아서 협동로봇 업체들이 기존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한 차별적인 경쟁력 있는지 궁금합니다.


■ 장준현 상무 :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경험과 지식 축적이 협동로봇 업체들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 하면, 기존 산업용 로봇의 자동화는 정형화되어 있지만, 협동로봇은 아직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이죠. 협동로봇 업체들은 공장뿐만 아니라 생활 속의 다양한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며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가 있습니다.


협동로봇, 이제 첫걸음 뗐다


□ 좌장 : 지금까지 많은 얘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패널 분들은 마지막으로 간략히 정리해주셨으면 합니다.


■ 이기주 대표 : 좀 전에, 산업용 로봇 업체가 협동로봇 시장에 뛰어들면 기존 협동로봇 업체는 어떤 경쟁력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 말씀드리면, 아시다시피 화낙이나 야스카와 같은 로봇업체들은 전시회 등에서 협동로봇을 소개하고 있지만, 시장에는 아직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기존 산업용 로봇에 비해서 아직은 시장이 작다고 보기 때문이죠. 또한, 기존 산업용 로봇의 빠르고 정밀한 이미지를 지울 수 있는 킬 아이템이 될 수도 있어 주저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유니버설 로봇을 필두로 여러 협동로봇 업체가 있는데 가격적인 부분과 내구성 면에서 각 제조사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큰 틀에서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솔텍과 같은 SI업체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 용접은 가와사키 로봇, 전기전자는 야스카와 로봇, 그리고 방수나 방진작업은 화낙로봇을 많이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협동로봇 또한 공장도 중요하지만, 이제 생활로봇으로서 새로운 영역을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데, 수요자가 어느 하나의 협동로봇을 사용하게 되면 문제가 없는 한 굳이 다른 로봇으로 바꾸려 하지 않아요. 다시 말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으로 협동로봇이 자리매김한다면 아무리 인지도가 있는 산업용 로봇 기업이 들어올지라도 경쟁력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임성수 교수 : 앞서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이 가지고 있던 모든 문제를 상속받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안전이라는 이슈가 만들어지면서 이것을 해결하면 뭔가 엣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말이죠. 하지만 법규를 포함한 여러 가지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시장을 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우리는 답을 해야 하지만, 기존 산업용 로봇이 가지고 있는 인큐베이션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수요자들은 “이 산업용 로봇은 협동 작업에 쓰일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협동로봇을 안 만들겠다고 하셔도 협동 작업을 위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기존 시장을 잃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경진호 박사 : 제조현장에 다녀보면 수작업으로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자동화도 물론 구현하려고 하고 있고요. 따라서 앞으로 수요는 많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협동로봇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데, 3가지 측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협동로봇을 활용해서 수요기업이 원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해줄 수 있는 로봇SI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술적인 부분들, 즉 산업용 감속기나 모터와 같은 로봇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이 조금 더 국산화가 되고 저가 구조가 되어서 안정성이 높아져야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여러 가지 솔루션을 묶을 수 있는 플랫폼이 갖춰져야 하는데, 예를 들면 센서 모듈, 비전 모듈, 그리퍼 등이 있겠지요. 특히, 그리퍼는 솔루션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로봇으로 뭘 구현하려면 그리퍼로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퍼가 개발되지 않으면 수요자가 요구하는 작업을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국내에는 그리퍼를 만드는 업체들이 절대 부족해요. 그런 부분을 어떻게 육성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는 로봇SI기업협의체 활성화가 중요합니다. 정부 정책을 공유하고 수요기업의 요구 내용도 공유하고 여러 서플라이어가 어디서 뭘 만들고 있는지,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지 등을 서로 공유할 수 있으려면 로봇SI기업협의체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협의체가 활성화 되어서 서로의 약한 부분을 채워주고 보완해준다면 SI기업들이 더 많이 로봇을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는 수요기업인데,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수직계열화 되어 있습니다. 로봇을 공급하려고 가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눈치를 봐야 하고 또한 대기업의 여러 가지 제약을 많이 받습니다. 아직은 로봇이 완벽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프로세스를 풀어줘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김진오 교수 (광운대학교) : 머지않아 협동로봇이 모든 로봇을 대체하는 날이 올 거라고 봅니다. 협동로봇 자체가 조금은 부조화의 문제를 갖고 있지만 해쳐가는 과정이라고 보며, 기술이 발전하면서 언젠가는 해결될 것입니다. 다만, 지금은 시장과 협동로봇의 연결이 잘 안 되고 있는 건 분명하며, 특히 우리나라는 기반 생태계가 없어서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로봇 만드는 기업이 100개면 로봇시스템 기업은 100배인 1만개가 있어야 하고, 고객은 그의 100배인 100만개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로봇기업이나 시스템 기업이 얼마 없어요. 규제 또한 매우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로봇 개발은 한국에서 하되 판매는 세계 시장에서 하겠다고 합니다. 좋은 얘기이긴 하죠. 하지만, 로봇을 활용하는 기업이 돈을 벌기 때문에 로봇 기업들이 세계에 나가서 돈 벌겠다는 말은 성립이 안 됩니다. 그래서 내수 시장이 있어야 합니다. 먼저 국내 로봇 시장이 활성화 되어야만, 우리나라가 로봇 강대국이 될 수 있어요. 이것은 로봇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 좌장 : 로봇은 이제 산업을 넘어 우리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들며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줄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웨어러블 로봇은 근로자용, 재활치료용, 장애인용 등으로 활용되며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고, 이제 한 걸음 뗐을 뿐인 것 같습니다.


오늘 긴 시간동안의 토론회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중한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귀중한 말씀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임근난 기자(fa@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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