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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빠진 러시아 기계산업, 한국에게 ‘기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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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딜레마다. 러시아는 그간 소홀했던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워낙 인프라가 약해서 향후 몇 년 간은 해외 기술과 생산력에 의존해야 한다. 그런데 수입 대체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실상의 수입 제한이다.


공작기계 산업도 다르지 않다. 러시아 공작기계 시장은 90%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인프라가 약하다. 한국에게는 ‘기회의 시장’이지만 진출 공략법이 쉽지 않다. 다만 당분간은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진출의 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호에는 현재 러시아 공작기계 산업 현황을 살펴본다.



시장 규모


2017년 러시아 내 공작기계 판매량은 1만9,430대로 2016년도 대비 14.1%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판매됐던 해는 2013년으로 2만170대가 판매됐으나, 경제 불황 및 수입 제한 조치로 인해 기계 판매 수가 2014년 2.3%, 2015년 12.7%, 2016년 1%로 감소했다.


현재 러시아 기계 시장에는 금속 절삭가공용 기계가 공작기계 시장의 70 ~ 80%를 차지하며 드릴, 선삭, 연삭용 기계, 보링 및 밀링 머신 등이 포함된다. 판매액 기준으로 보면, 경제 불황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시장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서 2017년도까지 판매 총액은 20.7% 증가해 약 9,100만 루블(약 15.6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2015년에는 9,700만 루블(약 16.6억원)로 최대 판매액을 기록했으며, 시장의 주요 상승 요인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평균 가격 상승(약 25.3%)이다.


수입 동향


현재 러시아 공작기계 시장 중 자국 내 제조업체의 점유율은 10% 이하로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아시아 및 유럽 국가들로 대만, 중국, 독일, 한국, 일본, 이탈리아 순이다. 해마다 국가 순위가 조금씩 변동되지만 상위 순위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순위가 고정돼 있다.


한국의 경우 2018년을 기점으로 일본과 이탈리아를 추월했다. 주요 한국 공급업체에는 DMC, 대성 하이테크, 두산 인프라코어, 화천기계, Nexturn 등이 있다.


▲ 러시아 금속 절삭가공용 기계 국가별 수입동향(HS Code: 8458)


러시아 자국 내 생산 동향


러시아의 기계산업은 상당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이 아직은 부족한 상태다. 특히 공작기계의 경우 수입 공작기계의 비중이 전체의 90%에 달한다. 더욱이 공작기계 대부분(20년 이상 가동된 공작기계가 50%를 차지) 노후화 되어있는 상황이다.


2017년 러시아가 생산량 공작기계는 총 4,368대이다. 과거 구소련은 세계적인 공작기계 생산국 중 하나였지만, 90년대 이후 국내 산업이 거의 파괴되면서 1990년 대비 현재 생산량이 25배 이하로 감소했다.


러시아 공작기계 생산량은 2009년 최저를 기록했으며, 당시 러시아 공작기계 제조업체 중 4분의 1인 약 40개의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공작기계 시장의 경우, 더욱 복잡하고 발달된 공작기계들이 개발돼 각국으로 공급되고 있어 러시아 내 공작기계 수요는 주로 외국 제조업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현재 러시아 내 약 100개의 공작기계 제조업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46개는 금속 절삭용 기계, 25개는 단조 및 프레스기계, 29개의 절삭·측정, 조립용 기계 생산업체가 있으며 7개의 연구시설과 45개의 디자인 업체가 유지되고 있다.


▲ 2017년 종류별 공작기계 생산량 비중


러시아 수입 대체 정책 추진 현황


러시아 정부가 군비 재정비를 시작한 뒤로 공작기계 산업 발전을 지원하면서 국내 제조업체 보호를 위한 무역 규제 관련 정책을 시행 중이다. 2011년 2월에 채택된 법령 제56호는 러시아 방위사업체가 수입 기계를 구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및 국가의 시장 개입은 기술 선진국과의 차이가 커짐에 따라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는 수입대체산업 육성 분야를 선정하여 대규모로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이 정책은 육성 분야 범위 안에서 R&D 비용, 운영 자금 및 생산 활동 금융에 대한 이자에 한해서는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해당 분야 연구 개발에 1000만 루블(약 1.7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수입 대체 정책의 일환으로 기술 수입을 통한 공작기계 제조 노하우 습득, 외국 제조업체와의 협력 관계 및 외국 생산업체의 현지화 전략 등도 추진 중에 있다. 러시아 정부는 우랄, 울리야놉스크, 로스토프, 리페츠크 지역 및 상트페테르부르크, 타타르 지역 등 여러 지역에서 공작기계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기업 Okuma의 경우 러시아 업체인 Pumori와 예카테린부르그에서 합작투자를 시작했으며, 역시 일본 기업인 Takisawa의 경우 코프로프 지역에서 조립 공장을 개설했다.


현재 러시아 정부는 외국 투자자가 수입 부품을 사용하는 공작기계 제조업체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 공장을 현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9월에는 울리야놉스크에 위치한 독일-일본 합작회사 DMG-MORI가 러시아 산업재정부로부터 ‘러시아 제조업체’ 지위를 받았다. 현재 이 공장에서 사용되는 기계 부품의 70%가 러시아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2030년 공작기계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였는데, 전략에 따르면 2030년까지 R&D에 투자될 금액은 총 653억 루블(약 1조2,000억원)이며, 출처는 러시아 산업개발펀드로 전체 투자금액의 48%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중 예산 보조금이 30%, 기업 자금은 12%, 대출금이 10%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안 매년 15%의 평균 생산 성장률과 국내 생산 업체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을 5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구소련 및 러시아 공작기계 생산량

(1970~2016년)


시사점


BusinesStat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내 공작기계 판매량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1 ~3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러시아 내 공작기계 판매 수량은 2만2,36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에 있어 부정적인 요소로는 불안정한 루블 환율, 외국산 첨단기계 수입 제한 조치, 국내 제조업체에 대한 국고 지원 축소 등이다.


러시아 내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공작기계 분야 역시 다양한 생산 클러스터와 공장들을 건설하고 있으며, 외국 기업과의 합작도 진행 중이다. 따라서 러시아 시장 진출의 기본 방안은 현지 파트너 혹은 딜러를 찾거나 직접적으로 제품 판매 루트를 개척하는 것이다.


공작기계 분야 전문 전시회로는 ‘러시아 금속가공&공작기계박람회(Metalloobrabotka)’가 대표적이며, 해당 전시회는 공작기계 및 금속 가공산업을 주제로 한다. 2018년에만 33개국에서 1907개의 업체가 참가하였다.


중단기적으로 수입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나, 장기적으로는 현지 합작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Cherepovetskiy liteyno-mekhanicheskiy zavo사의 이사 블라디미르 보글라예프에 따르면, 수년간 러시아 국내 공작기계 제조업체와 협력해 오면서 제품의 가격과 질에 만족해 왔지만, 납품이 지연되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제조업체는 외국계 제조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업체의 제품을 이용 중이라고 한 Pegas-Agro사 관계자 스베틀라나 리니크는 고품질의 장비를 공급받고 있지만, 일본 업체의 경우 러시아 시장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고 러시아 공작기계와 관련된 경험이 적어 현재 수입산 수치 제어 프로그램이 추가적으로 장착된 소련산 기계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 업체 관계자들은 당분간 수입 수요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산 제품 수입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러시아의 수입 대체 정책에 따른 외국산 수입 규제도 유지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 본 리포트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김준홍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무역관의 ‘러시아 공작기계 시장 동향’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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