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배너

[공장, 스마트를 입다] 특별 좌담회 (1) / 한국형 스마트공장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 등록 2015.03.10 15:57:03
URL복사

특별 좌담회(1) / 한국형 스마트공장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특별 좌담회(2) / 스마트공장 공통적인 문제를 그룹핑해서 플랫폼 만들어야

특별 좌담회(3) / 스마트공장 테스트베드 모델로 기술 검증 필요

 

융합·표준화 등 과제 많다…한국형 참조모델 개발 필요



국내 제조업의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스마트공장 솔루션 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서부터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지가 숙제이다. 국내 산업자동화 전문가들은 스마트공장 구축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제조업 인접 기술과의 융합 및 표준화, 핵심기술의 국산화, 융합형 인재양성, 공급 및 수요산업 육성 등을 지원하는 한편, ICT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참조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3월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산업자동화 전문전시회인 오토메이션 월드 2015에서도 한국형 스마트공장 구축 전략을 점검하고 그 방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오토메이션 월드를 주최하고 있는 (주)첨단은 그에 앞서 지난 2월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내 산업자동화 부문 전문가를 초청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들 전문가가 진단한 한국형 스마트공장 해법은 무엇일까?


패널(가나다 순)

김영훈|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이순열|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 상무

조용주|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최재민|대광주철 상무이사
사회 김유활|(주)첨단 편집국장


 

제조업이 강한 나라가 위기에도 강하다

■ 김유활 편집국장 (이하 김유활) :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중에도 우리나라 스마트공장 미래를 위한 이번 좌담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부는 물론 제조업계에서는 올해가 혁신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서 지난 연초, 역동적 혁신경제라는 담론을 내놓았고, 이를 실천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이 제조업 혁신 3.0입니다. 골자는 제조업과 ICT를 융합한 스마트공장을 2015년 1000개, 2017년까지 4000개, 2020년 1만 개로 확산시키겠다는 거죠.


먼저, 김영훈 수석께서는 이번 정부 계획이 제조업, 특히 공장자동화 부문에서 어떤 중요성을 지닌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 김영훈 수석연구원 (이하 김영훈) : 지금이라도 제조업 본원 경쟁력 강화에 국가적 관심이 쏠렸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제조업으로 국부를 창출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판단하고 우리 정부가 선택한 게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였습니다. 그래서 내수 확대, 소비 진작 등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많은 정책을 내놓았죠. 하지만 서비스업 현실은 여전히 취약합니다. 오히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서비스업에 집중한 국가들의 경기가 더 하락했습니다. 반면 독일, 중국 등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선방하고 있으며, 모두 제조업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혁신 3.0 추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정부가 다시 제조업의 본원 경쟁력 강화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이고, 둘째는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이 제조혁신이라는 모습으로 구체성을 띠었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세부 계획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그런 측면에서 좀 더 실천적인 대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공장 구축산업 육성해야


■ 김유활 :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고 있는 DFKI(독일인공지능연구소)처럼 우리나라도 관련 싱크탱크의 주도하에 히든 챔피언 기업들이 모여서 우리에게 맞는 테스트베드와 인프라를 만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용주 수석님,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해 어디서부터 첫걸음을 떼야 합니까?


● 조용주 수석연구원 (이하 조용주) : 두 가지로 요약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스마트공장을 만들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엔지니어링에 대한 영역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정부나 출연연에서는 스마트공장을 짓는다고 얘기하면 “그게 무슨 R&D냐”는 인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하나의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공학적인 부분이 융합되어야 하고 최종적으로 전기를 공급했을 때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하는 종합예술이 바로 스마트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6개월 동안 DFKI와 유사한 모델의 팩토리를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가 공동으로 기업조립 라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거기에 라인을 깔고 MES를 도입하고 전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것 하나를 만들면서 사용된 기술들의 통계를 뽑아보면 70~80%가 독일, 미국, 일본, 중국 등 외산 부품이었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만들어가야 합니다. 향후에는 표준화까지도 연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예를 들면 정부부처뿐만 아니라 출연연에 스마트공장을 한다고 말하면 “뭘 만들 건데?”라는 질문부터 합니다. 저의 생각에 이러한 질문보다는 “어떻게 만들 건데?”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수요기업도 중요하지만 지멘스나 다쏘와 같은 공급기업을 우리도 키워가야 한다고 봅니다.


중소기업 반응은 반신반의,  이유는 비용 부담


■ 김유활 : 뿌리산업이 자동차·조선·IT 등 주력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견인하는 근간임에도 작업 환경 등이 매우 열악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재민 상무이사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제조 환경 현실은 어떤가요? 또한 이번 정부 계획에 대한 반응은 어떻고요?


● 최재민 상무이사 (이하 최재민) :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그렇듯이 생산 및 품질 관리가 불명확하고 체계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상당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광주철 경우도 제조 및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서 원자재 입고부터 제품 출고까지 체계적이고 일괄적인 생산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데 작업자들이 수기로 작성하다 보니 오기나 누락 등에 의해서 데이터들이 불명확하게 된 사례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스마트공장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반응은 반신반의입니다. 그 이유는 스마트공장을 하는데 드는 시스템 구축비용이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거죠. 또 하나는 열악한 인적자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적자원 측면에서는 주조품을 생산하는 대광주철의 경우 생산직에는 약 50%가 외국인 근로자입니다. 그런 인적자원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스마트공장을 하고 싶지만 과감히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안타까운 상황이죠. 잘 못 하다가는 과거 ERP 보급사업 실패처럼 또 그대로 지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뿌리기업의 의지와 정부의 의지가 잘 융합된다면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은 좋은 성과를 걷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광주철 경영진 쪽에서는 의지를 갖고 스마트공장을 진행해 보자는 생각이어서, 일단 구축이 되면 생산성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30% 이상 생산성 높인다


■ 김유활 : 로크웰오토메이션은 PLC 등 스마트공장 핵심요소 공급 대표기업인 동시에 높은 수준의 스마트공장을 갖추고 있는 줄 압니다. 이순열 상무님, 로크웰을 비롯한 고객사의 사례를 부탁드립니다.


● 이순열 상무 (이하 이순열) : 스마트공장 사례를 세 가지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원격지 유전 개발, 석유·파이프라인 송유관, 해양 플랫폼, 광산 컨베이어 등 원격지에 있는 공장이나 설비들을 스마트하게 운전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과거 10~20년 전에도 원격지에 있는 설비들을 운전하는 기계 자체는 스마트화되어 있었습니다. 자동화되어 있다는 얘기죠. 그러나 특수한 제조업체의 네트워크에 의해 연결되어 있다 보니 제조회사의 장비를 운영하는 회사가 다르고, 엔드유저가 다르고, 설비를 공급하는 회사가 다르고,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직원이 달라 협업이 불가능했습니다.


예를 들면, 원격지 석유를 시추하는 설비는 장비업체가 공급하고, 운전은 석유회사들이 운전하고 있습니다. 만약 원격지에서 무인으로 설비를 운전하고 있는데 고장이 나면 석유회사에서는 제한된 기술만으로 정비할 수밖에 없겠죠. 그것도 원격지에서요. 장비 제조업체와 협동으로 고장원인을 분석하고 정비하는 그런 시스템이 이루어지려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는 기술이 도입되어야만 과거에 없던 운전에 대한 정비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둘째는 공장 내에서의 스마트 자산 활용입니다. 지금은 자동차, 반도체 등 대규모 제조 공장들은 자동화가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공장의 경우 자동차 바디를 만드는 공정라인에 가보면 로봇이 차체를 용접하고 있을 뿐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의 자동화 수준은 스마트한 기기들이 단위 공장 내에서는 잘 돌아가고 있지만 문제는 공장과 공장, 공장과 공장 설비를 공급하는 업체, 공장과 공장을 설계하는 회사, 공장과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 간의 협업 시스템이 매우 미흡하다는 거죠.


하나의 예를 들면, 도요타 공장이 스마트공장의 좋은 사례입니다. 도요타는 북미지역만 하더라도 자동차 도장 공장이 약 300개가 넘습니다. 도장의 페인트 품질은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주변 온도나 압력 상태에 따라 도장의 품질이 결정됩니다. 만약 공장에서 도장을 운전하다가 불량이 발견되면 도장 품질의 불량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특정 전문가가 아니면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토요타 공장은 디지털화로 어느 도장 공장에서든 품질 불량 문제를 즉시 해결합니다.
셋째는 공장 전반의 통합 사례로 로크웰오토메이션이 커넥티드 엔터프라이즈를 실현했던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로크웰은 자동화 기술을 공급하는 회사이기도 하지만 자동화 제품을 만드는 제조회사이기도 합니다. 로크웰이 만들고 있는 자동화 제품 종류만 약 38만 개 이상이나 됩니다. 삼성전자나 애플 경우는 스마트폰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있는데,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은 매우 짧습니다. 하나의 신모델이 나온 지 1년도 안 돼 다른 신모델이 나오고, 종류도 많지 않습니다. 반면 자동화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은 보통 30년 이상을 가야 합니다.


로크웰 제품은 20년 이상 사용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제품을 생산해서 유지보수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죠. 그래서 로크웰은 스마트공장을 8년 전부터 추진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사물인터넷 개념이 나오기 전에는 디지털화된 센서에서부터 구동장치, 그리고 ERP가 구축되어 있었거든요. 문제는 ERP가 현장에 있는 설비들과 연결되지 않아서 ERP에 있는 데이터를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넣는 경우가 많았다는 거죠. 그러면 불량을 보고 안 한다든지, 자재 사용한 것을 보고 안 한다든지 등 정보를 조작하는 경우가 있어 결국 무용지물이 되고 생상율은 떨어지게 되었어요.


지금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생산설비 말단에 있는 장치들을 기업의 정보시스템과 바로 연결하는 작업을 전 세계 공장의 약 80%를 마쳤습니다. 최근 2~3년 전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으로 30% 이상 생산성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공장의 가용성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어 주문받기 전에 납품 가능한 일자 등 예측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계속>


임근난 기자 (fa@hellot.net)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