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G의 뒤를 이어 5G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5G 시대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통신 형태를 보일 것이며, 관련 서비스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주최의 ‘초연결 시대, 5G 발전 전망과 비즈니스 기회’ 세미나에서 KT 경제경영연구소 허정욱 책임연구원으로부터 5G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SNS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연 4G 시대를 지나, 5G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5G 시대가 되면 융합 기술을 중심으로 로봇,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SW를 기반으로 하여 All IT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의 시연과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최근 5G에 대한 화제가 많아지고 있다.
새로운 무선 기술의 경우 상용화 주기가 통상 10년이라고 한다. 4G가 나오고 5년이 지난 지금(국내는 2011년에 상용화됐으나 해외에서는 그보다 조금 빠른 2010년에 상용화가 이루어졌다), 5G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시점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5년이 지났으니 무조건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4G는 휴대용 디바이스에서 데이터를 통해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한 획기적인 서비스지만, 이것은 기존에 대부분 유선으로 제공되던 것들이다. 즉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닌, 유선에서 무선으로 기술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5G 시대가 되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그리고 유선에서는 실현 불가능했던 서비스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 개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현재 4G로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5G 기술에 대한 논의가 가속되고 있다.
5G란 무엇인가
■ 5G 기술에 요구되는 기준
5G 기술의 경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에 표준화가 확립될 예정이다. 5G는 10Gbps 이상의 최대 속도를 가져야 하고 접속 가능한 기기의 수가 4G 대비 100배 이상이어야 하며, 지연 시간이 매우 짧아야 할 뿐만 아니라 통신도 저전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접속 기기 수나 저전력 통신은 IoT를 감안한 요구사항이라고도 볼 수 있다. IoT의 경우 사용되는 센서, 칩들이 엄청나게 많고 이들이 동시에 접속되어야 하며 배터리 용량 문제로 저전력이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차세대 미디어나 동영상 서비스들은 지연시간이 매우 중요하므로, 1ms의 지연시간도 기술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 유무선 구분이 사라지는 최초의 기술
지금까지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비용, 연결성, 안정성 등과 같은 이유로 인해 무선으로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들이 많았다. LTE가 많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유선은 유선으로서, 무선은 무선으로서의 역할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5G부터는 속도, 지연시간, 활용 기기 폭 등 퍼포먼스 측면에서 더 이상 유선과 무선을 구분해 사용할 필요가 없는 네트워크 융합이 실현됨에 따라, 사용자들은 유선과 무선을 구분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가장 적합한 디바이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5G가 여는 초연결 사회
미국 통신 회사인 시스코에서는 5G 상용화 시점인 2020년까지 500억 개의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500억 개라는 숫자는, IoT 분야에서 2020년 전 세계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1조 8천억 개의 사물(Things)에 비하면 3%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디바이스의 연결 대수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통신 속도가 Gbps 급으로 빨라짐에 따라 초연결 사회(Hyper Connected Society)가 앞당겨지고 있다.
5G 시대가 되면 처음에는 누가 봐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을 만한 게임기, 카메라, 휴대폰 등과 같은 디바이스들이 연결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자동차, CCTV, 에너지 관련 디바이스들이, 마지막에는 건물이나 전등 등 우리의 삶과 직접 관련된 모든 디바이스들이 서로 연결될 것이다. 그 결과, 내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환경이 나에게 커스터마이징되는 초연결 시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이, 5G는 단순히 4G에서 진화된 무선 기술이 아니라, 그동안 개별적으로 동작하던 다양한 기기들을 연결시켜 우리의 삶 자체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촉매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 ICT 컨버전스 혁신 가속화
5G를 통해 초연결 시대가 도래하면 정보를 만들고 처리하며 바라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그 대표적인 분야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를 들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시스코에서는 사물과 인터넷의 결합으로 모든 기기가 스마트화되고, 인터넷 연결 기기는 2003년 5억 대에서 2020년 500억 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정보 생산의 주체가 사람에서 디바이스로 이동, 정보 폭발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또한 시스코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순수하게 IoT 분야에서만 14조 4천억 달러의 새로운 경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시장조사업체인 Forrester Research는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2011년 407억 달러에서 2020년 24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인프라스트럭처,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모든 인터넷 자원을 빌려 쓸 수 있게 됨에 따라, 막대한 정보처리 능력이 보편화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데이터 처리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의미 없던 단편적인 정보들이 분석을 통해 가치 있는 정보로 변화되고 있다.
가트너는 빅데이터를 3V[Volume(데이터의 양), Variety(다양한 형태), Velocity(빠른 생성 속도)]로 정의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기술들은 5G 시대와 맞물려 ICT 컨버전스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5G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 Home … 집안의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스마트홈
가전기기뿐만 아니라 콘센트, 커튼, 문, 수도꼭지 등 집안의 모든 사물들이 모바일 디바이스와 연결 및 제어되는 스마트홈이 실현될 것이다. 이러한 디바이스들은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지만, 5G의 경우 여러가지 네트워크를 조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므로 관련 전문가들은 스마트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Entertainment …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 시청 확대
유무선을 불문하고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동영상 서비스이다. UHD, 홀로그램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수십Mbps에서 Gbps, 더 나아가 Tbps의 전송속도가 필요하므로, 5G가 상용화되면 언제 어디서나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
■ Healthcare …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 개막
편안하게 지내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일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최근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어 이 분야가 더욱 더 부각되고 있다. 5G가 상용화되면, 집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집으로 사람을 보낸다거나, 휴대폰이 어떤 충격을 받았을 때 자동으로 주변에 연락하는 등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 처리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즉, 5G는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단순하게 원격으로 진료하는 수준을 넘어, 병이 생기기 전부터 치료 후 케어하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헬스케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 Education … 시공간 제약이 없는 학습 환경
도시뿐만 아니라 교육의 혜택을 받기 힘든 도서 산간 지역에서도 5G를 통하면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학습 환경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국가, 학교를 불문하고 좋은 프로그램이나 교육 자료가 있으면 별도의 인프라 없이도 무선통신망을 활용하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Industry … 비즈니스 효율성 증대
개인 효율 측면에서는 스마트 워킹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고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으며, 멀리 출장가지 않아도 실제로 보고 듣는 것처럼 작업할 수 있어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각 산업 측면에서도 물류, 에너지 산업 등의 경우 통신이 중요한 요소이므로 코스트를 낮추거나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가 가능해진다. 즉, 5G가 도입되면 업무 효율성 증가, 고객 접점 확대, 리소스 관리, 에너지 절감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비즈니스 효율성이 증가할 것이다.
그림 1. 5G 기술에 요구되는 기준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ICT 강국이지만 이를 실제 사회, 경제, 환경 영역에 활용하는 부분은 아직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5G의 경우에도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산학연이 함께 노력하고 있어 전 세계 5G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견인차 역할을 하려면 기술 개발에서 끝나서는 안 되며, 그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까지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5G의 개요와 영향력 및 전망에 대해 대략적으로 살펴봤다. 5G는 더 빨라진 4G가 아닌, 기존 인터넷의 틀을 깨는 기술이다. 시연까지 3년, 상용화까지 5년 정도 남은 현시점에서, 이와 같이 패러다임이 변했을 때 비즈니스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또한 모든 사물이, 그리고 사용자가 어딘가에 항상 연결되어 있을 때 생기는 니즈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때이다.
김희성 기자 (el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