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피해액 65억 원으로 최대
키움·토스·카카오페이 등 잇따라 장애 발생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권사 37곳에서 발생한 전산사고는 총 487건에 달했다. 피해액은 267억 원 규모로, 5년 6개월 동안 매월 7건 이상 사고가 반복된 셈이다.
사고 건수는 NH투자증권이 43건으로 가장 많았다. 토스증권(42건), 카카오페이증권·신한투자증권(각 39건), 삼성증권·키움증권(각 31건)도 뒤를 이었다. 피해액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이 65억 원으로 가장 컸고, 키움증권이 6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잦은 전산사고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투자자들의 신뢰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주식 거래에서 시스템 지연은 곧 자산 손실로 직결되며, 일부 투자자들은 “수수료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라며 증권사 관리 능력을 문제 삼고 있다.
사고 유형은 프로그램 오류가 188건(38.6%)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20년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류는 단일 사고 피해액만 47억 원을 기록하며 최악의 전산사고로 꼽힌다. 2022년 한국투자증권 HTS·MTS 장애(25억 원)도 대규모 피해를 남겼다.
증권사들은 전산 안정성 강화를 위해 수천억 원을 투입했지만 실효성은 미미하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에만 300억 원을 전산 투자비로 지출했으나, 주문 지연으로 하루 만에 1만8000건의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정기 점검과 가이드라인 강화, 사고 재발 시 인허가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최근까지도 잦은 오류가 이어지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2일에도 키움증권 미국 주식 거래에서 주문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김상훈 의원은 “증권사 전산사고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투자자 피해와 시장 신뢰를 동시에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사고 재발 시 강력한 제재와 즉각적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맹운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