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관세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달 미국에서 호실적을 올렸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 7월 현지 판매량이 7만9543대로, 작년 동월(6만9202대)보다 15% 증가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 측은 특히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18% 늘어난 7만3064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가 소매 판매량의 32%를 차지했고, 전기차 아이오닉5 소매 판매량은 71%나 늘었다.
오는 9월 말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서두르는 움직임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SUV 차종인 싼타페와 팰리세이드의 소매 판매량도 각각 54%, 59% 증가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은 소매 판매량이 152%나 늘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미국법인도 지난 7월 현지에서 7만1123대를 판매해 작년 동월(6만3580대) 대비 12%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아 역시 소매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9% 증가하며 역대 동월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친환경차와 SUV 판매가 각각 14%, 1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전기차 모델로 새롭게 선보인 2026년형 EV9이 7월 한 달간 1737대 판매돼 전월보다 90%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아울러 쏘울(36%↑)과 카니발(30%↑), K5(25%↑), 텔루라이드(15%↑), 스포티지(14%↑), 쏘렌토(11%↑) 등 주요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고르게 인기를 끌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영업 담당 부사장은 “SUV 라인업이 매월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기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스포티지가 고객들의 신뢰를 받아온 것처럼 이런 긍정적인 유대감을 다른 모델들로도 확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4월 초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5월 초부터는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매겼다. 현대차와 기아는 관세 발효 이후에도 자동차 가격을 올리지 않고 충격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왔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