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빛을 쏘아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홀로그램(Hologram) 기술은 SF 영화에서 자주 등장한다. 영화 ‘스타워즈’와 ‘슈퍼맨’에서는 주인공이 시공간을 초월해 홀로그램으로 재현된 사람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언맨’에서는 홀로그램 로봇장치를 손으로 만지면서 조작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영화 속에서의 연출은 외국이 빨랐지만 실제로는 IT 강국인 한국에서 상용화를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홀로그램이란, 원래 두 개의 레이저광이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 입체 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기술인 홀로그래피(Holography)로 만들어지는 입체 영상을 의미하지만, 현재는 입체 영상을 만드는 다양한 기술로 확대되어 사용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4년(2012년∼2015년)간 홀로그램 관련 특허출원은 343건으로, 그 이전인 2008년∼2011년 169건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 2008년까지는 외국인이 출원을 주도했지만, 이후 국내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2015년에는 전체 출원 100건 중 96건을 내국인이 출원했다.
출원 주체별로 보면 고난이도의 기술 특성상 개인 출원(9.6%)보다는 기업(51.6%)과 대학·연구소(38.8%)가 대다수를 차지했고, 다출원인으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18.4%), 삼성(12.0%), LG(8.7%), 전자부품연구원(5.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허출원된 홀로그램 기술은 주로 ▲ 플로팅(Floating) 방식 홀로그램 ▲ 전통 홀로그래피(Holography) 방식 홀로그램 ▲ 플라즈마(Plasma) 방식 홀로그램 ▲ 햅틱(Haptic) 홀로그램 분야로 나뉜다.
플로팅 방식은 무대 앞에 반투명 막을 설치하고 여기에 촬영된 동영상을 투영하면 마치 반투명 막 너머 무대 공간에서 영상이 움직이는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이용한다. 눈속임에 불과하여 유사(Pseudo) 홀로그램이라고도 불리며 현재 전시, 공연 등 상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통 홀로그래피 방식은 빛의 회절과 간섭 속성을 이용하는 진정한 홀로그램 기술이다. 과거에는 필름 상에 간섭무늬를 기록하여 재생하는 아날로그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방출되는 빛을 조절하여 공간에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360° 컬러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개발하여 특허출원 했다.
플라즈마 방식은 오로라의 생성 원리를 이용한다. 레이저 빔을 공간에 집중시켜 공기 분자를 플라즈마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빛으로 입체영상을 만든다. 일본에서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레이저를 사용한 공중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으나 고전력, 계산복잡도, 위험성 등 해결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햅틱 홀로그램은 입체영상을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에서 한층 더 발전하여 실제 사람과 서로 상호작용하고 교감하는 기술이다. 삼성에서는 공 모양의 홀로그램 영상을 손으로 누르면 공이 찌그러지면서, 사람이 압력이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특허출원했다. 이러한 느낌은 센서와 함께 압력감이나 진동, 열감 등을 줄 수 있는 장치를 신체 감각기관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얻어진다.
특허청 관계자는 “입체영상의 완성체라고 할 수 있는 홀로그램 기술은 건축, 교육, 의료, 게임 등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이며 파급효과도 크다”며 “수백 조 규모의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과 산·학·연의 R&D 및 특허 획득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