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부동산 시장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정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거래는 적었고, 가격은 눈에 띄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해를 아무 일도 없었던 시간처럼 기억한다. 그러나 시장은 언제나 겉모습과 다르게 움직인다. 숫자가 멈췄다고 구조까지 멈추는 것은 아니다. 2025년은 소음이 적었을 뿐, 내부에서는 중요한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인 해였다.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시장의 바닥과 방향을 결정하는 조건들은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 이 열 가지 이슈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2026년을 맞는 출발선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5년 한 해를 돌아보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독자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흐름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급매가 먼저 사라진 해였다 2025년 시장에서 가격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급매였다. 하락장의 말미에서 매도자들은 더 이상 가격을 급하게 내리지 않기 시작했고, 조건이 좋은 급매는 빠르게 소진됐다. 이는 상승 신호라기보다, 하락이 힘을 잃었다는 구조적 변화에 가까웠다. 부동산 시장의 바닥은 늘 가격이 아니라 물량에서 먼저 만들어진다. 팔아야 할 사람이 줄어들고, 버틸 수 있는 매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전세가 사라지는 건가요?”였다. 금리 급등과 역전세 공포가 뒤섞이며 집주인들은 월세를 선호했고, 세입자는 높은 보증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월세로 이동했다. 그러나 최근 상담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30대 직장인 C씨는 “전세가 다시 오르고 있어요. 월세보다 전세가 더 유리해 보이는데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불과 1년 만에 전세 시장의 흐름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월세로 이동했던 수요가 다시 전세로 돌아오고, 전세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시장은 조용하게 다음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전세의 반격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월세 중심 구조가 되돌릴 수 없는 변화인지, 그리고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살펴본다. 전세는 죽지 않았다: 반격의 시작은 수요가 아니라 구조에서 비롯됐다 전세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 아니다.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전세 제도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금융 시스템으로, 금리가 오를 때 약해지고 금리가 다시 안정될 때 강해진다. 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서 “월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