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이며 NFC 대비 8천 배 빠른 초고속 근접통신 기술 개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무인 서비스단말기(키오스크)에 갖다 대면 기기가 서로를 바로 인지하여 초고속으로 기가급 대용량 데이터를 안전하게 순간 전송하는 사물인터넷(IoT) 통신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10cm내의 근접거리에서 기가급의 대용량 콘텐츠를 복잡한 접속 절차 없이 손쉽고 빠르게 송수신할 수 있는 초고속 근접통신 기술인 ‘징(Zing)’을 개발했다.
1Gbyte 영화 한 편을 3초 만에 전송
징은 기기를 키오스크에 갖다 대면 원하는 데이터를 바로 가져올 수 있는 10cm 내 근접통신 기술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 제한 때문에 교통카드 등 극히 제한적인 응용에만 활용되던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 대비 약 8천 배 빠른 3.5Gbp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인터넷을 통하지 않는 차세대 초고속 NFC인 셈이다. 1Gbyte 영화 한 편을 전송하는 데 3초면 된다. 여기서 NFC는 10cm 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다양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을 말한다. 그리고 실제 최대 유효데이터 전송률은 대략 2.4Gbps이므로 8비트로 나누면 3초이다. 무선구간의 최대 속도는 3.5Gbps이지만 유효데이터 전송을 위한 표준 절차에서 시간과 제어정보를 제외한 순수 데이터 전송률은 2.4Gbps이다.
또한 이 기술에는 100mW(밀리와트)의 저전력, 저복잡도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상용화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NFC의 전력량이 118nJ/bit인데 Zing은 27pJ/bit로 4천 배나 저전력이다. 그리고 무료인 비면허대역 60GHz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어 광대역 통신도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이외에 전원이 없는 무선저장장치도 USB 저장장치처럼 꽂지 않고 무선전력전송을 통해 순식간에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 안전한 통신영역에서 활용하므로 와이파이 등에 비해 해킹 가능성이 차단되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기술은 키오스크의 데이터를 모뎀에서 OOK(On/Off Keying) 데이터 전송 방식으로 변조하고 60GHz 광대역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근접거리 무선통신은 주파수를 재사용해도 전파간섭의 영향이 없다. 여기서 OOK란 반송파를 1(On)과 0(Off)으로 켰다 껐다 하며 정보를 전송하는 변조 방식을 말한다.
▲ 사진 1. 징 기술 시연 모습
활용도 높은 징 기술
국내 연구진은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모뎀, 무선주파수(RF) 송수신기, 안테나 등 하드웨어 기술과 SW, 시스템 기술, 그리고 데이터 송수신에 필요한 리더와 태그 시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키오스크를 통해 데이터를 받기 위해서는 스마트기기에서 외장 동글(Dongle)을 사용해야 한다. 향후에는 스마트기기에 내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기술이 공항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신문이나 잡지, 면세점 정보를 다운로드 받고 사무실이나 회의 중에도 손쉽게 동영상 정보를 공유하며 유치원 게시판에 올라온 재롱잔치 동영상도 쉽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롱잔치 동영상은 부부끼리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전송해 공유가 가능하다.
또한 ETRI는 굿닥터스사와 함께 징 기술이 접목된 의료용 기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따라서 향후 치과에서 구강 모습을 찍은 X-레이 사진 등을 3m 내의 의사 컴퓨터로 순식간에 보내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 그림 1. 징 기술의 개념도(출처: ETRI)
▲ 그림 2. 징 기술 활용 분야(출처: ETRI)
다양한 분야에서 신시장 창출 전망
징 기술은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가급 콘텐츠를 기기 간에 순간 전송할 수 있어 사용자 주변의 스마트폰, 카메라, 노트북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TV, 냉장고 등 스마트 가전기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쇼핑몰 또는 거리의 스마트 IoT 광고, 지하철 키오스크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도 접목할 수 있다.
또한 징 기술은 국제표준 후보[IEEE 802.15.3e, HRCP (High Rate Close Proximity)]로 채택됨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표준 제정을 앞두고 있어 사업화 발판도 마련되었다.
ETRI는 이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근접통신 분야가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표준 특허를 포함한 국내외 특허 27건을 출원했고, 논문도 38편 발표했다.
이 기술은 선행과제를 거쳐 지난 2014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초연결 스마트 서비스를 위한 5G 이동통신 핵심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이다. 징 기술은 현재 ETRI가 주관기관이며 전자부품연구원, 코프, LG이노텍 등 4개 기관이 공동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징 기술 개발에 공동 연구 기관으로 참여한 코프사에서는 징 기술을 이전받아 다양한 사업모델에 적용할 칩과 모듈을 개발할 예정이다.
ETRI의 정현규 5G기가통신연구본부장은 “징 기술은 향후 인터넷을 거치지 않아도 사용자가 인접한 기기에 가져다 대면 안전하고 빠르게 원하는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어 새로운 단말 간 고속 직접통신 서비스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징 기술은 현재 의료 분야에 기술 이전됐으며, 초고속 근접통신 기술을 접목한 의료용 고화소 무선카메라 모듈 사업화가 추진되고 있다.
또한 향후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며, 관련 기업에 추가로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신시장 창출을 도모할 계획이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