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미국의 아마존과 구글, 애플, 중국의 알리바바, 한국의 삼성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핀테크 산업, 특히 그 중에서도 모바일 결제시장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전통적인 금융산업은 오프라인 서비스로 존재하면서도 지난 십수년 간 ICT 기술을 적용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해오고 있다. 처음엔 서비스에 제품을 통합하는 비즈니스모델로 현금자동지급기(ATM)가 등장하였다.
1979년 11월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ATM을 도입한 이후 80년대 초반까지 ATM은 급속도로 확장됐으며 돈을 찾기 위해 느린 은행 창구에서 긴 줄을 설 필요가 없게 되었다.
초기엔 전산상 과부하로 ATM 이용시간도 제한하는 등 이용에 제한이 있었으나 전산 용량이 증설되고 고객의 니즈가 ATM에 쏠리는 것을 확인한 은행들이 창구업무량을 경감시키기 위해 ATM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유선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온라인뱅킹이,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모바일뱅킹이 자리를 잡게 된다. 이를 통해 금융서비스의 혁신이 이루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이처럼 단순히 ICT를 금융서비스에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서는 모습이 감지된다. 새로이 등장한 용어인 핀테크(FinTech)가 이를 대변한다.
이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이다. 언뜻 보아서는 금융기술이라 이해될지 모르나 실제로는 금융과 모바일 간 융합임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대중화되고 LTE (Long term evolution) 기반의 무선네트워크 혁명이 시작하면서 이 디바이스들을 통해 결제하는 모바일 결제(Mobile Payment) 서비스가 우리 생활에 지급결제 행위의 변화를 가져오는 부문 중 하나가 되었다.
한편, 핀테크의 시작이 이처럼 결제시스템 개선이기 때문인지 아직은 ‘핀테크’가 단순히 모바일 결제수단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물리적인 카드를 긁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게다가 NFC 기술 기반의 결제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스마트폰과 실제 결제 행위가 통합되는 양상도 이에 포함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NFC 태그를 따로 달고 태킹을 해야 한다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해결하지 못하여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이 정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NFC 없이 편안한 결제 서비스 개발을 시도하게 됐으며 이는 핀테크가 재부상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는 핀테크의 시작일 뿐이다. 핀테크는 이외에도 점차 송금, 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과 ICT가 융합된 산업을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온라인-오프라인간 산업 융합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핀테크가 다시 주목 받는 이유는 보수성 강한 금융과 개방성 기반 ICT산업 간의 본격적인 융합, 즉 경계 파괴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즉, 핀테크로 인해 장기간 정체되어 왔던 금융산업에 근본적 변화가 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핀테크라는 용어가 부상하기 전, 금융 서비스에 ICT가 도구로서 활용된 상황을 간단히 살펴보고 ICT산업 관점에서 바라보는 핀테크의 비즈니스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스마트폰 등장 이전, 금융 서비스의 ICT 활용
그림 1. 조흥은행 ATM과 국내 각 은행별 인터넷뱅킹 초기화면
1. 인터넷 금융 거래시스템 중심의 온라인금융 시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만 해도 은행들은 전표 집계·수표 금액 계산 등의 마감업무를 주판으로 이루어졌다. 은행들이 1970년대 후반부터 일부 ‘온라인’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내부 인트라넷 솔루션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잘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통신 속도가 빨라지고 서버 용량이 증설되면서 1990년쯤 ‘종합온라인’ 시대가 본격 도래하게 된다. 종합온라인 시스템은 금융거래 내역들을 은행 자체 온라인 네트워크를 경유해 중앙 시스템에 입력해 놓으면 자동으로 집계해 주기 때문에 주판알을 일일이 굴릴 필요가 없어졌다.
종합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은행들은 전 영업점의 데이터를 신속히 통합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은행에서 주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으며 초고속 인터넷 망이 대중에 보급되면서 ‘PC뱅킹’이 90년대 초중반쯤 확산된다. 영업점 창구가 아닌 PC를 통해 이체나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뱅킹은 공용 인터넷 망을 통해 접속한다는 점에서,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등 폐쇄형 망을 활용하던 PC뱅킹과는 구별된다. 이후 은행들이 ‘차세대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많은 은행들이 인터넷뱅킹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90년대부터 은행들은 PC뱅킹, 자동응답시스템 등 자동화 시스템을 속속 도입함으로써 고객들은 발품을 크게 아낄 수 있게 됐다. 이후 인터넷이 대중화 되고 PC 통신 시절보다 접속 요금이 저렴해지면서 인터넷뱅킹 시대가 활짝 열렸고 이체나 송금 업무를 위해 은행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게 된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뱅킹은 1999년 7월 신한은행이 도입했고 이듬해 기업은행 등이 ‘차세대 시스템’의 시작으로 도입하는 등 주요 은행권들 가운데 속속 확산됐다.
2. 휴대폰의 보급으로 확대되는 모바일금융 시대
2000년도 초반에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이 탄생되고 대중화되면서 모바일금융이라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등장한다. 은행은 그동안 전통적 고객 응대 방식인 창구 이외에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도입해왔다.
CD/ATM과 텔레뱅킹에 이어 인터넷뱅킹 등 새로운 채널 도입을 통해 은행은 창구의 업무 부담을 분산해 채널의 효율화를 꾀하고 고객에게는 더욱 편한 은행 거래 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다.
휴대폰이 제공하는 휴대성과 이동성은 기존의 어떤 온라인 채널보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사용 환경을 더욱 보장한다. 그래서 모바일뱅킹이 전면 수용된다면 은행으로서는 가장 효율 높은 창구 대체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하였다.
휴대폰은 PC에 비해 더욱 개인화된 디바이스로서 은행이 개별 고객에 직접 접촉이 가능한 채널 역할도 가능하다. 이는 은행으로 하여금 기존 채널에 비해 능동적인 대고객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가능케 하여 단순 은행 거래 이외의 고객별 맞춤 서비스와 CRM 등을 통한 크로스(Cross)/업셀링(Up-Selling) 기회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휴대폰 도입 당시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폭발적인 휴대폰 가입자 덕분에 현금흐름이 상당히 좋은 상태여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거의 모든 통신사업자들이 은행과 손잡고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새로운 수익창출을 기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모바일금융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월 단위의 유료 서비스와 불편한 이용자인터페이스(UI),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상당히 제한적인 고객들만 유치하게 되었다.
2001년 4개 시중 은행들과의 제휴로 출시된 SKT의 휴대폰 송금이체 서비스인 네모(NeMo; Net Money의 약자)는 가입 회원의 10% 정도만 이용할 정도로 극히 부진한 이용 실적을 보여주었다.
결국 은행권에는 모바일금융 무용론이 퍼졌고 대형은행들을 중심으로 더 이상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려는 고객들에게는 LCD 크기나 단말기 숫자 키패드만으로 거래를 진행해야 하는 불편함 등이 가장 큰 미이용 이유로 나타났으며 거래정보와 보안 유출에 대한 불안감, 거래에 수반되는 통신 이용요금에 대한 부담감도 주요 요인으로 드러났다.
특히 충전 한도가 1회 50만원, 결제한도는 20만원이라 소액결제 중심으로 주로 젊은이들에게 이용되는 수준이었다.
모바일 서비스 확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은행권의 반격이 시작된다. 2002년에 LG텔레콤과 제휴한 국민은행(KB)이 뱅크온(BankON)이라는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게 된다.
이는 통신회사와 은행이 통합된 조직을 구축하여 벨류체인을 확보하고 ICT융합 금융서비스를 설계한 국내 첫 번째 은행권 중심 사례이다.
휴대폰 단말기에 국내 최초로 뱅킹을 위한 금융 전용 스마트칩이 내장되어 정보 저장 기능을 활용하는 고객들은 국민은행에 등록된 각 개인의 모든 계좌정보를 스마트칩에 입력 받아 거래 시마다 일일이 계좌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키패드 조작만으로 복잡한 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텍스트 기반 모바일금융 서비스가 아닌, 보다 접근성이 쉬운 UI의 적용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하였던 것이다. 조작이 간단해지니 데이터 이용비용도 절감되어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한 24시간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는 뜻인 뱅크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대중들에게 휴대폰이 금융거래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기능(거래조회 및 이체)에 국한되어 더 이상 고객들의 이용률은 올라가지 못했다.
2004년 당시의 통신진영과 은행진영 간 모바일뱅킹 경쟁판도는 아래 그림 2와 같다.
그림 2. 모바일뱅킹 경쟁 판도(2004년)
스마트폰 등장 이후 시작된 글로벌 결제시스템 경쟁(대면, 비대면, O2O 등)이 주는 시사점
1. 2011년부터 등장한 NFC 기반 대면결제 및 비대면결제 병행: 구글 vs 애플 vs 삼성
NFC(Near Field Communication)는 13.56MHz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규격으로 10cm 이내 거리에서 낮은 전력으로 무선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NFC는 주로 이동단말기에서 사용되는데 카드 에뮬레이션, 리더모드, P2P 모드 등 3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동작 모드에 기반해 모바일 결제, 스마트 포스터, 개인 간 데이터 전송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응용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NFC 방식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2011년에 등장한 구글월렛(Google Wallet)은 NFC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이용자의 금융 거래 정보를 저장해두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 현금이나 플라스틱 신용카드 대신 NFC 수신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구글은 씨티은행, 마스터카드와의 연계를 통해 결제, 쿠폰, 개인화된 광고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NFC 태그를 따로 달고 태깅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인해 서비스 정체를 경험하게 된다.
구글은 2013년 구글월렛에 이메일을 통해 자금을 송금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2014년에는 미국 통신 3사의 합작사인 소프트카드를 인수해 안드로이드페이로 다시 부활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편, 애플은 2014년 9월에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의 출시와 함께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Applepay)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페이는 이용자 자신의 신용카드를 아이폰에서 선택, 지문 인증을 실시하면 매장 내 결제 단말기나 인터넷쇼핑몰 모두에서 결제할 수 있게 해준다. 결제 단말기에는 아이폰을 대고 지문 인증 버튼만 누르면 결제가 되고, 결제 단말 화면에 인증됐다는 표시가 나오면서 아이폰에는 지불 완료를 알리는 이메일이 전송된다. 신용카드를 복수로 등록해두면 그 자리에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애플페이가 지원되는 앱에서의 비대면결제도 가능하다. 예컨대, 우버(Uber)의 경우 기존에는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했지만 애플페이를 지원되는 앱에서는 지문 인증만으로 신용 확인이 가능해 결제를 끝낼 수 있다.
아이폰6 및 6플러스 등 최신기기에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한 뒤 지문인식센서인 터치ID와 NFC를 활용해 온·오프라인 결제, 즉 비대면 및 대면결제가 모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애플페이는 신용카드 번호나 비밀번호 입력 등 복잡한 단계를 모두 생략하고 지문 인식만으로 결제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미국 백화점과 수퍼마켓 등 22만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 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과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등 신용카드사를 등에 업은 애플페이는 아이폰6, 6플러스 출시 72시간 만에 신용카드 100만장 등록을 이뤘다. 애플페이는 미국 외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사업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도 2013년 5월, 신용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삼성월렛을 출시, 정체를 경험하다가 구글과 애플의 재도전에 자극받아 올해 2월 마그네틱 보안전송 바코드 방식을 가진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해 기존 NFC 방식과 함께 널리 보편화된 마그네틱 방식을 더해 삼성페이를 출시할 계획을 CES2015에서 발표하였다.
2. 비대면 결제만 가능한 앱 서비스들의 O2O 결제 움직임
스마트폰 결제시장의 오프라인 대면 결제 및 비대면 결제 주도권 모두를 잡기 위한 구글과 애플, 삼성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전 세계 1억5천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가 2002년 7월에 인수한 페이팔(Paypal)은 1998년부터 온라인 상에서의 비대면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모바일과 오프라인으로 확대 중이다.
페이팔 매출은 2014년 이베이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하였고, 전 세계 온라인쇼핑 결제액의 18%를 처리했다. 또한, 이미 국내에서도 페이팔은 하나은행·KG이니시스와 제휴해 소액 해외송금과 해외 소비자의 국내 물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팔은 초기에는 상거래 대금결제와 개인 간 송금 등 지급결제 대행에서 출발했지만, 2012년에는 스퀘어(Square) 카드 리더기를 모방한 모바일 POS인 ‘페이팔히어’(PayPal here)를 내놓았고 실물의 선불형 직불카드인 ‘페이팔 프리페이드 직불카드’(PayPal Prepaid Debit card), 오프라인 충전카드인 ‘페이팔마이캐시카드’(PayPal My Cash Card)를 잇달아 출시하고 2013년에는 자금이체업체인 머니그램(Moneygram)과 제휴해 모바일지갑인 ‘페이팔월렛’(PayPal Wallet)을 출시하였다.
또한 2014년에는 앱 방식의 오프라인 결제서비스로 비이콘을 활용해 O2O 결제시장에도 진입하였다. 같은 해 말에는 웨어러블 시계인 페블(Pebble)에 지급결제 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페이팔의 경쟁 상대로 꼽히는 또 다른 서비스로는 중국 3대 ICT기업의 하나인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SNS기업 텐센트의 텐페이가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도 가맹점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알리페이는 하나은행과 제휴해 국내 항공사와 롯데면세점, 롯데닷컴 등 400여개 가맹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텐페이도 인터파크 등 국내 쇼핑몰에서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2003년 PC와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융ㆍ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일찌감치 출시했는데 알리페이에 가입하고 은행 계좌, 신용카드를 연동시키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송금과 결제, 펀드 가입 등을 할 수 있다. 대출도 가능하며 2014년 6월에는 펀드 투자 서비스도 시작했다.
2014년 7월 기준 알리페이 회원 수는 8억 2천만 명으로 중국 내 온라인 결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다. 알리페이로 결제한 금액은 2014년 약 450조 원을 나타냈다. 알리페이는 전 세계로 확대될 계획이며 이미 한국에서는 400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알리페이로 대금을 치를 수 있고 서울 명동 주변에서는‘알리페이를 이용해 세금을 환급받자’는 내용의 중국어 광고가 넘쳐나는 등 국내 모바일 금융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아래 그림 3은 알리페이의 사업구조를 나타낸다.
그림 3. 알리페이 사업구조
3. 시사점
이상의 페이팔 및 알리페이의 사례로 알 수 있는 것은 NFC 같은 사용자 단말과 가맹점 내 NFC 같은 결제 단말기 기반의 오프라인 대면 결제시장이 O2O 시장의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과 함께 온라인 비대면 결제도 오프라인 상점에서 가능한 O2O시장의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기술 표준이 정립되면 대면 결제와 비대면 결제 간 구분은 점차 무의미해질 것이며 결국 이용자와 가맹점을 다수 보유한 플랫폼 기업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도식화하면 그림 4와 같다.
그림 4. 대면 결제와 비대면 결제로 구분된 핀테크
지급결제시장 경쟁 수준인 국내 핀테크 사업 및 법제 현황
1.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핀테크: ICT기업 vs 금융기업
핀테크는 세 가지 결정적인 계기를 통해 국내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핀테크는 알리바바의 위어바오(온라인 전용 머니마켓펀드) 출시와 카카오페이의 등장, 그리고 네이버의 한국사이버결제(KCP) 인수가 진행되면서 갑자기 부상하게 된 단어이다.
지금까지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왔기 때문에 높은 임금을 받았다.
그런데 핀테크가 등장하면서 금융 서비스를 지원해주는 수준에만 머물렀던 ICT 기술이 금융업의 핵심 업무를 대체 수행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사람이 하던 금융 업무를 기술이 대체하는 것’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 발맞추려는 국내 금융당국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핀테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전적 규제방식을 사후점검 방식으로 바꾸고 올초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세계적으로 핀테크 산업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대중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모바일 결제액은 2천354억달러(241조 원)를 넘었고 향후 3년 사이에 3배 이상 성장해 2017년에는 7천2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012년 1조8천억원에서 2013년 5조9천100억원, 2014년 13조2천100억원 규모로 큰 폭 성장했다.
또한, 올해에는 전년 대비 61% 증가한 21조2천8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2015년 2월 현재 국내의 다양한 기업들의 모바일 결제시장 경쟁구도를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먼저 중국, 미국 등 주요 ICT기업들에 의한 모바일 금융의 급속한 확대에 자극받아 다음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ICT 및 SNS기업들은 금융기관들과의 제휴 하에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주식거래, 송금 및 소액결제서비스 업무를 개시하였다.
국내에서는 제일 먼저 다음카카오가 증권사와의 제휴 하에 카톡방에 연결된 증권거래 앱을 통해 주식거래를 2014년 8월에 개시하였고 익월에는 국내 은행들과 제휴하여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송금 및 지급결제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일명 카톡뱅크)를 개시하였다.
또 다음카카오는 최근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규모면에서 여전히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는데 무리가 있다. 이용자가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시장은 상당부분 위협을 받을 것이다. 핀테크 육성을 위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그림 5-1, 2는 다음카카오가 그린 뱅크월렛카카오의 구조와 카톡뱅크의 확장된 금융 비즈니스모델이다.
그림 5-1. 뱅크월렛카카오의 구조
그림 5-2. 카톡뱅크의 확장된 금융 비즈니스모델
그림 6. 스타벅스와 배달의 민족의 O2O
은행권 중심으로도 ICT 인력을 보강하고 팀을 개편하여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공인인증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복잡한 결제시장 구조와 규제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은행들 가운데는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직불 결제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스마트폰뱅킹앱에서 직불계좌를 설정한 후 간편하게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편의점과 영화관에서 바코드로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또 신한은행은 2014년 8월 핀테크 서비스인 ‘TV머니’를 출시했다. 이는 선불형 가상계좌방식으로 고객이 TV를 시청하면서 채널을 통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TV전용 결제서비스이다.
이를 통해 IPTV에서 제공되는 각종 콘텐츠와 홈쇼핑 상품 등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현금IC카드를 이용한 조회·이체 등의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TV뱅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뱅크월렛카카오 전용통장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 페이팔, 알리페이 등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자회사인 외환은행의 캐나다법인 캐복(KEBOC, KEB of Canada)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큐시스템도 출시 예정인데, 이는 P2P방식으로 온라인에서 원격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리모트뱅킹(원격은행)으로 캐나다 금융당국의 승인이 이뤄지면 필리핀법인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스마트금융사업단 내에 핀테크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부는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상품, 스마트기반 결제시장 등을 통해 마케팅 역량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신설조직으로 구체적인 운영방안이나 인력 배치를 논의하는 수준이다.
그 외에도 KB국민은행도 스마트금융부 내에 핀테크 전담팀을 신설할 예정이고 농협은행도 비대면 거래 확대에 따라 스마트금융센터를 출범할 예정이다.
또한 기업은행은 금융서비스를 '옴니채널'(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이용환경)로 구축할 계획이며 제도적 기반이 형성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을 자회사 형식으로 설립하고, 통합플랫폼인 ‘IBK ONE 뱅크'를 우선 출범시켜 간단한 상품가입은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 국내 핀테크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 움직임
전 세계가 핀테크 산업에서 승기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금융환경이 ICT와 금융의 융·복합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핀테크를 통해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금융당국도 심각하게 공감하고 신속히 규제 개혁을 위해 나서고 있다.
먼저 금융당국은 우선 규제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핀테크 혁신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으로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는 한편, 책임부담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고객이 해당 은행을 직접 방문해 실명 확인하는 절차도 간소화한다.
핀테그 산업 육성을 위해 핀테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전자금융업에 대한 진입장벽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미래창조과학부는 핀테크 산업에 2015년 2천억원 이상의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자금을 조성할 계획도 내놓았다.
또 신규 전자금융서비스에 대한 '보안성 심의' 및 '인증방법평가위원회'를 폐지하고 지나치게 세세한 금융보안 관련 과잉규제를 개선키로 했다. 실명확인 방법의 합리적 확대 등 ‘인터넷 전문은행’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핀테크 도입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국내의 규제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금산분리 완화, 금융실명제 완화 그리고 액티브엑스(Active X) 및 공인인증서 폐지 여부이다.
금산분리 완화와 금융실명제 완화는 주로 인터넷전문은행 제도 정착과 활성화를 위한 사안이며 액티브엑스 및 공인인증서 폐지의 경우 플랫폼 및 핀테크 프로그램 관련 기업들의 기술 발현을 위한 사안이다.
액티브엑스 및 공인인증서 폐지는 우리나라에 특화된 이슈이다. 이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의존도가 매우 큰 국내 브라우저 시장의 특수성에 기인하며 크롬 점유율이 높은 선진시장에서는 공론화되고 있지 않다.
금융실명제 완화의 핵심은 비대면 인증방식 허용 여부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고유의 속성 상 점포를 매개로 한 대면인증 방식이 아닌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금산분리의 경우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소유해 활발한 자금투입과 함께 핀테크 산업 활성화, 전문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금융회사의 기업규율기능 약화, 동반 부실화 등 여러 폐단이 상존하고 있다.
지급결제시장 경쟁은 국내 핀테크 산업 성장의 시발점
핀테크 산업은 역사적으로 보면 앞서 언급했듯이 이미 90년대부터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도입 초기에는 보안상 우려에 따른 소비자의 기피와 법적 제도적 시스템 미비, 기술적인 제약에 따라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인데, 이제 다시 주목 받게 된 주된 배경은 2000년대 후반 아이폰(iPhone)의 성공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급격한 성장, 기술적 진보,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에 대한 불신 등 시대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금융서비스 수요 확대이다.
핀테크 사업영역에 관한 여러가지 분류방법이 있으나 많은 보고서에서 아래와 같은 네 가지 분류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표 2에 따르면, 핀테크 사업영역은 지급 결제, 금융데이터 분석, 은행, 기업금융, 플랫폼 분야로 나뉜다. 각 사업의 내용 및 대표 기업들의 현황은 아래와 같다.
2008년 기준으로 지급결제가 전체 사업영역 시장의 70%를 차지했으나 점차적으로 아래쪽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핀테크 사업영역 중에서 너도 나도 지급결제 쪽을 먼저 진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카카오페이, 라인페이 등을 출시한 ICT 인터넷업체들은 왜 모바일 지급결제시장에 먼저 뛰어들었을까?
이는 당장의 지급결제 비즈니스만을 통한 수익창출을 노렸다기 보다는 지급결제시장 진입을 핀테크 산업 진입 및 사업 확대의 관문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먼저, 상거래시장의 확대이다. 이미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비약적 발전으로 유무선인터넷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발전해 왔으며 100배나 더 큰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 잠식도 꿈꿔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쇼핑환경이 모바일로 전이되면서 모바일 트래픽을 장악하고 있는 SNS 플랫폼에게는 상거래 분야가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온다.
네이버는 지식쇼핑 등에서 제공하던 단순 가격비교 등의 차원을 넘어 지급결제시장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상거래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릴 수 있으며 다음카카오도 카카오 선물하기나 신규 서비스인 카카오픽 등의 연계를 통한 한 차원 높은 상거래 비즈니스 발전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의 가능성은 지급결제시장 진입을 통한 광고 비즈니스의 확대이다. 이는 최고의 광고모델을 자랑하는 구글이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이기도 한다. 구글은 특정 시장에 진입할 때 매번 해당 비즈니스로부터의 직접적 수익창출 보다는 광고 비즈니스 연계와 확장을 통한 수익창출에 더욱 초점을 맞춰왔다.
지급결제 서비스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인터넷 트래픽이 각 사이트 간 연관성을 바탕으로 생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급결제 수단과 연계된 SNS에의 광고 노출은 효과나 타겟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첫번째와도 연계되는데, 지급결제를 단순히 온라인이나 모바일 상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오프라인으로까지 확대하는 O2O(Online-To-Offline) 결제 서비스 제공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이다.
O2O 서비스는 최근 네트워크의 고도화와 더불어 스마트 디바이스의 발전과 보급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기법을 통해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인터넷 트래픽을 어떻게 오프라인 상의 실제 대면 비즈니스와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O2O 글로벌 사례는 스타벅스이며 국내에서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앱이나 카카오 택시 같은 신규서비스들이 대표적이다.
교보문고 같은 대표적인 오프라인 서점 내에서의 O2O 결제가 유행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 내에서의 모바일 결제는 궁극적으로는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까지도 잠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다.
NFC나 비콘 등을 통한 모바일 결제의 확장은 NFC 동글의 보급 주체, 스팸성 홍보 가능성에 따른 반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으나 충분히 가능성 있는 영역임에는 틀림없다.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결제시장에서의 승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O2O 플랫폼에서도 승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핀테크 산업에서도 궁극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가지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은행, 신용카드사와 제휴하고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모바일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송민정 교수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신문방송학과
정리 : 김혜숙 기자 (atid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