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트 사양표보다 공정이 먼저다, 매니퓰레이터 선택 기준을 다시 세우다
각종 제조·조립 현장에서 무거운 대상물을 들어 올리고 이동시키며, 정확한 위치로 정렬해 조립 포지션에 안착시키는 작업은 대부분 반복적인 메커니즘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이 반복성이 오히려 위험을 증폭시킨다는 점이다. 작업자가 하중을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로는 누적되고,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안전사고와 품질 저하가 동시에 발생한다. 이는 개인 숙련도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 설계와 장비 선택 방식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리스크다. 이러한 배경에서 많은 현장은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를 도입한다. 작업자가 직접 조작하되 장비가 하중을 지지하고, 자세·각도·위치를 보조하는 장치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매니퓰레이터 도입 시 사양표부터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빠른 의사결정처럼 보이지만, 경험적으로 이 접근은 가장 많은 재작업과 공수 증가를 낳는다. 매니퓰레이터는 자동화 로봇이 아니다. 판단과 경로를 장비가 대신 수행하는 자동화 장치가 아니라, 작업자가 조작과 판단을 주도하고 장비는 힘과 도달거리, 안정성을 보강하는 인체공학적 핸들링 장치다. 핵심은 장비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작업자가 무엇을 더 안전하게, 더 오래, 더 일정한
- 울리히 셰퍼, 자스헤 핸들링 프로젝트 엔지니어
- 2025-12-20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