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차세대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 생산 길 열어

2025.10.13 11:25:42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미생물로 석유화학산업 핵심원료 생산하는 친환경 공정 개발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화학과 한순규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생물 발효 공정과 유기화학 반응을 결합해 포도당, 글리세롤 등 재생 가능한 바이오 원료에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파라자일렌(BTEX)을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페트병, 스티로폼, 나일론 등 일상 곳곳에 쓰이는 BTEX는 석유 정제를 통해서만 얻어지던 핵심 원료로, 식물 기반 생산은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 유래의 포도당으로부터 BTEX를 생산하는 데 성공해 차세대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로 가는 길을 열었다.

 

 

연구팀은 석유 정제로 인한 환경 부담과 복잡한 화학 구조로 인한 식물 기반 BTEX 생산의 어려움을 미생물 세포공장과 화학 반응을 융합한 새로운 공정으로 해결했다. 미생물이 포도당과 글리세롤을 이용해 페놀, 벤질알코올 등 산소화된 중간 물질을 만들고, 이를 화학 반응으로 탈산소해 벤젠·톨루엔 등 BTEX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이상엽 교수가 이끌어온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로 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새로 설계해 효율을 높였다. 동시에 연구팀은 비등점이 높고 분리가 쉬운 아이소프로필 마이리스테이트(IPM) 용매를 도입했다. IPM은 복잡한 정제 없이 반응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 반응 후 BTEX와의 분리·재활용이 용이해 공정을 단순화하고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번에 구축한 플랫폼은 미생물 대사의 선택성과 화학 반응의 효율성을 결합해 BTEX의 재생 가능한 생산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에는 미생물이 원료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하고, 공정의 산업 규모 확대와 친환경 촉매 도입을 통해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최경록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BTEX 생산을 넘어, 미생물과 화학 반응을 한 과정에서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를 제시했다”며 “특히 끓는점이 높은 IPM 덕분에 BTEX를 쉽게 분리·재활용할 수 있어 석유화학의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순규 KAIST 화학과 교수는 “성과의 핵심은 잘 쓰이지 않던 IPM 용매 환경에서 미생물 대사공학과 화학 반응이 동시에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든 점”이라며 “기존 촉매와 시약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BTEX 수요는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성과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연료·화학 산업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며 지속 가능한 원료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0월 2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를 위한 세포공장 구축 원천기술 개발’ 및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Copyright ⓒ 첨단 & Hellot.net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