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단지의 날’은 수출산업공업단지개발조성법 제정일인 1964년 9월 14일을 기리는 법정 기념일이다. 한국 경제 발전의 토대가 된 산업단지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정책과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제61회를 맞아 ‘제1회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5)’와 공동 개막하면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성을 높였다. 또한 산업 현장 공헌자 114명에 대한 정부 포상도 진행돼 산업단지의 가치를 다시금 부각시켰다.
올해 기념식에서 제시된 메시지는 ▲인공지능 전환(AX) ▲디지털 전환(DX)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글로벌 가치사슬(GVC) ▲수출 플랫폼 강화 등으로 집약됐다.
이는 산업단지가 ‘내수 거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 공급망 중심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비전과 맞닿아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산업단지는 1306개, 13만여 개 기업, 234만 명 근로자가 활동하며 제조업 생산의 60%, 수출의 67%를 책임지고 있다.
이번 공동 개막을 통해 KICEF는 정책과 비즈니스를 직접 연결하는 수출 실행 허브 성격을 부여받았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KICOX) 이사장

이 이사장은 산단의 위상을 강조하며 기념사에서 “산업단지는 제조 총생산, 수출, 고용 등 세 가지 핵심 요소에서 절반 이상을 담당하며 우리 경제의 심장부 역할을 해왔다”며 “산업단지 생태계 전체가 합심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발 관세, 유럽연합(EU)발 탄소규제, 공급망 재편, 중국 체제 고도화 등 예측 불가능한 외부 환경을 거론하며 “공단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회·정부·지자체·유관기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AI와 로봇 솔루션 보유 기업과 수요 기업을 상시 매칭하는 AX 실증 산단 사업,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확충, 에너지 효율 금융 지원을 통한 기업의 RE100 달성 지원, ESG 컨설팅 및 인재 양성 지원, 근로자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우리 산업단지를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AI 제조 혁신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도 함께 천명했다.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수출 거점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베이스캠프”라고 우리 산업단지를 규정한 이 실장은 지난 60년간 산단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역사였음을 강조했다. 앞으로 산단이 AI·데이터 중심의 전환, 친환경 그린 전환(GX), 문화와 복지가 어우러진 생활 기반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비전 또한 제시했다. 더불어 그는 ‘문화 전환(Cultural Transformation, CX)’을 청년 친화적이고 정주 여건이 갖춰진 산업단지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과제로 제시하며,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계우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KIBA) 회장

환영사에 나선 이계우 회장은 “대한민국 산업단지는 지난 61년간 산업 혁신의 원동력이 돼 왔다”며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헌신을 기렸다. 그는 이번 공동 개막의 의미를 “대한민국 산업단지가 세계 무대에 직접 도전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규정하며 “지난 1968년 ‘제1회 무역박람회’ 이후 57년 만에 열린 수출 플랫폼형 박람회가 탄생했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동안 훌륭한 기업들이 있었지만 수출을 전담할 플랫폼이 부재했던 것이 아쉬웠던 상황에서, 이번 행사가 우리 산단이 세계 수출 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는 주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이 부회장은 우리 산업단지를 “산업 정책의 최전선이자 거대한 혁신 실험실”로 규정했다. 그는 국내 중견기업 5800여 개 중 2100여 개가 제조 생태계에 속하고, 이 가운데 1800개 이상이 산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이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산업단지 인프라와 중견기업의 혁신 역량이 결합하면 고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산업단지가 내수 거점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심 무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단지 입주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직접 도전장을 내미는 실질적·실험적 출발점”으로 KICEF 2025를 평가하며 발표를 마쳤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 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송 위원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소통했다. 그는 “60년 넘게 대한민국의 고도 성장을 이끈 산업단지의 활약과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산업단지는 지속 가능한 혁신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회 차원의 지원도 약속하며 “지역 균형 발전과 산업 생태계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산업단지의 날은 연례 행사의 의미를 확장해, 과거의 성과와 미래의 비전을 한데 모은 자리로 주목받았다. 공동 개막한 KICEF는 그 방향성을 실질적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첫 무대로 전망된다. 산업단지가 이끄는 산업 대전환은 이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서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