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규가 간다] 로보월드 2025 ③ | 피지컬 AI를 지탱할 숨은 주역들...보이지 않는 ‘기본기’ 인프라

2025.12.10 19:34:57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 세계 공장에서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은 400만 대를 넘었고, 신규 설치도 4년째 연 50만 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특히 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로봇의 수량·밀도가 일정 수준에 오른 지금 업계가 지목하는 ‘넥스트 레벨’이 있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이다. 감지·추론·행동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묶는 피지컬 AI가 로봇 분야 내 각종 차세대 기술과 결합하면서 로봇은 고정 설비가 아닌 상황 대응형 작업 파트너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무 살을 맞은 ‘제20회 국제로봇산업대전(2025 로보월드)’이 열렸다. 휴머노이드, 산업용 로봇, 협동 로봇(코봇), 자율주행로봇(AMR) 등 로봇 폼펙터를 비롯해, 각종 부품·소프트웨어·연결성(Connectivity) 솔루션이 총출동해 ‘인간·로봇 공생’의 현재를 한자리에 모았다. [봇규가 간다] 로보월드 특집에서는 K-로봇 밸류체인의 단면을 짚어본다.

 


 

로봇의 완성도는 손·감각·두뇌의 조화가 결정한다. 다양한 요소 기술이 움직임을 만드는 만큼, 각 부위의 기술력이 전체 성능을 좌우한다. 로봇 구성 요소는 섀시, 바퀴, 플랫폼과 같은 하드웨어와 배터리, 충전부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서보 시스템(Servo System), AI 제어단, 센서, 입출력(I/O) 장치가 결합해 정밀한 움직임을 만든다.

 

 

최종적으로 로봇 팔(Robot Arm) 끝단의 엔드이펙터(End-effector) 및 그리퍼(Gripper)까지 이어지는 전체 사이클이 맞물려야 피지컬 AI가 실현된다. K-로봇 밸류체인이 이 사이클의 어디까지 접근했는지, 글로벌 레퍼런스와의 간극은 어디서 갈리는지 함께 짚어본다.

 


 

< 지덕산업 > 바퀴형 로봇의 발밑을 관장하다...“휠 솔루션으로 진동·소음 ‘꽉’”

 

▲ 지덕산업의 원천기술은 각종 이동형 로봇의 기동성 향상에 최적화됐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산업용 캐스터(Caster)·레벨링(Leveling) 기술 업체 지덕산업은 바퀴(Wheel), 캐스터, 레벨링을 들고 나왔다. 여기에 장비·기계의 수평을 맞추고 고정하는 지지대인 레벨링 풋(Leveling Foot)도 부스에서 참관객을 맞았다. 이들 기술은 사측의 브랜드 ‘풋 마스터(FOOT MASTER)’로 정의됐다.

 

특히 풋 마스터의 레벨링 캐스터는 장비를 이동시킬 때는 바퀴처럼 굴러가고, 작업 위치에서는 하단의 풋이 내려와 장비를 고정·수평 조절하는 구조를 갖는다. 로봇, 공작기계, 측정 장비 등에서 주로 활용되는 해당 구조는 참관객에게 설계상 이해를 제공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무인운반차(AGV)·AMR 전용 휠과 이차전지 라인용 캐스터 등 제품도 눈에 띄었다. 해당 제품군은 충격을 줄이는 댐핑(Damping) 설계와 저소음 휠 소재를 적용했다. 여기에 라인 사이를 오가는 휠 기반 로봇이 바닥 요철을 넘어갈 때 발생하는 진동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부 제품은 브레이크와 락킹 메커니즘을 내장해 로봇이 정지했을 때 바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지덕산업 관계자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결국 바닥과 맞닿는 건 캐스터와 휠”이라며 “소음 규제, 진동 민감 설비, 이차전지 라인처럼 바닥 조건이 까다로운 공간에서 신뢰성 높은 발밑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오르고 > 높낮이 조절 플랫폼으로, 로봇 작업 높이와 동선을 ‘띄우다’

 

 

오르고 부스에는 자사 물류·제조용 리프팅 플랫폼이 자리잡았다. 다양한 높이로 세분화된 리프팅 시리즈는 흡사 받침대 같은 외형이지만, 실제로는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변환시키는 리드 스크류(Lead Screw) 구조를 갖췄다. 이는 상판을 들어 올리는 전동 리프팅 모듈이다. AMR 위에 올려 적재 높이를 조절하는 톱 모듈, 작업 테이블의 높낮이를 바꾸는 리프트, 생산 설비 아래에서 진동을 억제하는 플랫폼까지 다양한 쓰임새를 상정한 제품군이다.

 

오르고는 각각의 리프팅 모듈이 견딜 수 있는 하중·스트로크·속도를 세분화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가벼운 전자 부품 박스를 옮기는 물류 AMR부터 수백 킬로그램(kg)대 장비를 싣는 특수 운반차까지, 사용자 요구 하중에 맞춰 선택 가능한 짜임새다.

 

오르고 플랫폼 시리즈는 여러 개의 리프팅 모듈을 내장한 점 또한 특징이다. 공통적으로, 상·하강 시 흔들림과 비틀림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 설계를 채택했다.

 

회사 측은 고정된 컨베이어 높이만을 기준으로 설비를 짜던 시대에서, 로봇과 작업 대상에 맞춰 테이블과 팔레트 높이를 바꿔주는 모듈 요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 타보스 > AMR·모빌리티용 리튬 이온 배터리 및 충전기, 전원 계통 담당하는 역군

 

▲ 타보스 충전 솔루션은 로봇의 핵심 연료 역할을 한다. (출처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리튬 이온(Lithium Ion) 배터리 및 충전 시스템 업체 타보스는 로봇과 무인 운반 장비의 전원 계통을 맡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전면에는 AMR·모터용 리튬 이온 배터리 팩과 전용 충전기가 배치됐다.

 

현장에는 11볼트(V)·25V급 저부하용 팩, 다양한 범위의 V 및 암페어시(Ah)급 모터 구동용 팩 등 다양한 제품이 참관객을 맞이했다. 사측은 “AMR·AGV, 물류 장비, 특수차량까지 사용자 필요에 따라 팩 설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충전기 등을 함께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이들의 핵심 역량은 국내 개발·제조와 AMR·AGV 특화 충전 솔루션이다. 실제로 타보스는 셀 선택 및 팩 설계, BMS 보호 로직, 통신 규약, 충전 프로파일 등 전주기를 자체적으로 설계한다. 이를 기반으로 현장별 운전 패턴에 맞는 배터리 수명·안전성을 조율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한 AGV·AMR 자동 충전 스테이션용 700W·1500W·3000W급 리튬전지 충전기 시리즈도 구축됐다. 이는 로봇이 도킹만 하면 배터리 유무를 감지해 자동으로 충전을 시작·종료하는 구성을 제안한다.

 

타보스 관계자는 “현장에 로봇의 수가 늘어날수록 전원 계통을 안정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라인 정전, 충전 스케줄 오류 하나가 곧바로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충전기·모니터링을 통합하는 것에 주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와이페리온 > 獨산 무선 충전 솔루션, AGV·AMR 충전 패턴 바꾸다

 

▲ 펄스 그룹의 한국 지사 펄스파워코리아가 자사 비즈니스 유닛인 와이페리온(Wiferion)의 무선 충전 기술을 들고 나왔다. 일본 소재 산업·공장 자동화(FA) 업체 오므론(OMRON)의 AMR을 통해 자사 충전 솔루션을 시연했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독일 소재 와이페리온(Wiferion)은 무선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산업용 파워서플라이 업체 ‘펄스(PULS)’에 인수된 후 ‘Wiferion – a PULS brand’의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사측의 솔루션은 AGV·AMR이 정해진 구역에 잠깐 멈추기만 해도 비접촉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이른바 ‘틈새 충전(Opportunity Charging)’과 ‘작업 동시 충전(In Process Charging)’ 시장을 겨냥한다.

 

이때 송신기는 바닥, 벽, 설비 측면에 설치하고, 수신기는 로봇 차체나 배터리 모듈에 부착하는 구조다. 로봇이 지정된 위치에 정차하면 두 코일이 정렬되면서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되고, 충전이 끝나면 통신을 통해 자동 종료된다.

 

펄스 그룹 한국 지사 펄스파워코리아의 안윤 대표이사는 “케이블을 꼽고 뽑는 방식의 충전은 결국 인력이 필요하고, 로봇을 충전 스테이션 앞에 줄을 세워야 한다”며 “무선 충전 기술을 활용하면 로봇이 작업 동선 중간에 시간을 나눠 충전하기 때문에, 배터리 사이즈를 줄이고 24시간 운전을 설계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는 물류센터·공장 등 현장뿐 아니라 카트형 서비스 로봇, 이동형 작업 장비 등 다양한 로봇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충전 솔루션이라는 설명으로 연결된다.

 

< 알에스오토메이션 > 서보·모션 제어 풀 라인업, AMR·로봇 구동부의 ‘기본기’를 보여주다

 

 

올해 로보월드에는 알에스오토메이션도 부스를 마련해 주목받았다. 이들은 서보 모터 및 모션 제어 시스템 역량을 갖춘 업체다. 부스는 로봇을 움직이는 가장 기초적인 구동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보여주는 쇼룸 콘셉트로 기획된 모습이다. 사측이 강조하는 서보는 센서를 통해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목표값과 비교해 오차를 수정하며 움직이는 정밀 제어 방식의 핵심부다.

 

이 자리에는 서보 드라이브(Servo Drive), 모터, 모션 컨트롤러 등이 참관객에게 소개됐다. 이러한 기술들은 실제로 로봇과 이송 축을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구현한다. 관계자는 “결국 로봇을 믿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류를 정밀하게 제어해 토크를 발생시키는 서보 기술이 그 토대”라고 강조했다.

 

특히 다축 서보 드라이브 ‘D8’ 시리즈가 강조됐다. 이는 산업용 통신 규약인 이더캣(EtherCAT) 기반 멀티축 서보 드라이브로, 다축 동기 제어를 통해 로봇·기계 안을 콤팩트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또한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정전용량식 엔코더(Encoder)와 주문형 반도체(ASIC)을 자체 개발해 서보·모터와 함께 공급하는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 이때 정전용량식 엔코더는 서보 시스템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 중 하나다. 이 기술이 ASIC과 융합되면 오염, 온도 변화, 전자파 등 환경 조건에서도 미세한 위치 변화 신호를 고속으로 처리한다. 또 서보 모터의 제어 정밀도와 내구성을 극대화한다.

 

양 기술을 내재화한 다축 서보, 엔코더, 컨트롤러는 로봇 제조사 입장에서 이점으로 작용된다. 시스템통합(SI)의 복잡성을 낮추고, 제조 원가 절감과 장비 성능의 차별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핵심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사측 관계자는 산업용 로봇, 코봇, AMR 등을 겨냥한 모션 제어 기술 체계를 강조했다. 이더캣 네트워크 서보 드라이브, 다축 동기 제어 컨트롤러, 안전토크오프(STO) 등 시리즈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면서 “로봇 제조사는 자사 통합 솔루션을 통해 제어부를 단일 패키지로 로봇에 적용 가능하다. 이는 설계·검증 시간을 줄이는 강점을 발휘한다”고 짚었다.

 

< 엠디에스테크 > 로봇·AMR 개발 기술 계층 구조, 시뮬레이션부터 에지까지 ‘한 번에’

 

▲ 엔디비아 에지(Edge)용 AI 컴퓨팅 모듈 ‘엔비디아 젯슨(NVIDIA Jetson)’의 최신·최상위 모델 시리즈 '엔비디아 젯슨 AGX 토르(NVIDIA Jetson AGX Thor)' 두 종. 왼쪽부터 '개발용 키트(Developer Kit)'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아키텍처 '블랙웰(Blackwell)'이 적용된 'T5000'. (출처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시스템 개발 플랫폼 업체 엠디에스테크는 글로벌 AI 반도체 및 컴퓨팅 기술 업체 엔비디아(NVIDIA)와의 파트너십 기반 제품을 공개했다. 사측은 에지(Edge)용 AI 컴퓨팅 모듈 플랫폼 ‘엔비디아 젯슨(NVIDIA Jetson)’ 기반 임베디드 플랫폼과 개발 환경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엠디에스테크는 로봇 안에서 실제로 가동되는 AI·제어 소프트웨어가 어떤 하드웨어 기반에서 운영되는지를 직관적으로 설명했다. 산업용 PC, 에지 디바이스, 로봇용 소프트웨어 스택(Stack)을 한데 선보이는 구성이다.

 

이때 엔비디아 젯슨은 딥러닝(Deep Learning)·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모델의 실시간 추론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병렬 연산 성능을 활용한다. 로봇, 자율주행, 산업·공장 자동화(FA) 등에서 활용되는 소형 디바이스에서도 고성능 AI 연산을 구현하도록 설계된 임베디드 컴퓨팅 플랫폼이다.

 

또한 로봇 개발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엔비디아 아이작(NVIDIA Isaac)’과 차세대 로봇운영체제(ROS) ‘ROS 2’ 기반 기술을 활용한 하드웨어 접근법도 주목받았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센서 데이터 처리, 경로 계획, 모션 제어를 통합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는 시뮬레이션·알고리즘을 조정(Tuning)한 후, 젯슨 모듈이 장착된 실제 로봇 플랫폼에 적용해 성능을 비교할 수 있다.

 

관계자는 “엔비디아 기반 로봇 개발 플랫폼과 컴퓨팅 하드웨어를 제공해, 로봇 제조사의 초기 개발·검증 과정을 줄이도록 돕겠다”라고 언급했다.

 

< 센시텍 > 자기저항(MR) 센서로 여는 정밀 로봇 제어 생태계...경로·각도·전류 읽다

 

 

센시텍(Sensitec)은 독일의 첨단 센서 제조 업체다. 이들은 자기저항(MR) 센서를 전면에 내세운다. MR 센서는 비접촉 방식을 채택해 온도·진동에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험한 환경이나 정밀 제어를 요구하는 영역에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한다.

 

로봇 관점에서 보면 엔코더, 리니어 가이드 위치 검출, 모터 전류 감지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센시텍 관계자는 “로봇이 더 빠르고 부드럽게 움직이려면, 위치·각도·전류 등 정보를 검출하는 센서의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사측의 MR 센서는 각도·경로·전류·자기장 등을 측정하는 정밀성을 필두로, 로봇뿐만 아니라 제조·항공우주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고해상도·고신뢰성 기반 엔코더 솔루션의 핵심부이기도 하다.

 

< 엘코 > 센서·엔코더·PLC까지, 토털 정밀 계측 패키지 선봬

 

▲ 엘코 제품은 로봇의 혈관 역할을 하는 연결성(Connectivity) 솔루션이다. (출처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독일에 본사를 둔 센싱 솔루션 기술 업체 엘코 인더스트리얼 오토메이션 그룹(이하 엘코)은 원스톱 초정밀 자동화 솔루션을 내세운다. 큰 벽면에는 각종 근접·광·인덕티브 센서 견본판이 걸려 있었고, 데모 테이블에는 IO-Link 마스터, 분산 I/O 모듈, 통신 게이트웨이, 시그널 타워 등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ELCO는 센서·엔코더·I/O 모듈·PLC·머신 비전·안전 제품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자동화 브랜드로, ‘From Sensor to Cloud’라는 메시지를 내세운다.

 

특히 중앙 제어 장치 사이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분산 I/O’와 디지털 통신 인터페이스‘IO-Link’ 솔루션 데모를 앞세웠다. 분산 I/O는 입출력 모듈을 중앙 집중식 제어반에서 분리해, 실제 현장 장치 근처에 분산 배치하는 시스템 구조다.

 

현장에서는 초록색 케이블들이 여러 블록형 모듈에 연결돼 센서·구동부(Actuator)를 통합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각각의 모듈 위 LED가 실시간으로 입출력 상태를 표시해 사용자에게 상황을 직관적으로 알린다. 이는 생산 설비, 로봇 등에서 센서·스위치를 일일이 제어반까지 배선하던 방식에서 벗어난 접근법이다. 라인 근처에 분산 I/O를 두고 짧은 드롭 케이블로 연결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모습이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로봇, 물류 설비, FA 등 업체가 센서·I/O·엔코더·컨트롤러를 한 브랜드 안에서 조합하는 강점을 발휘한다. 또한 설비 배선 구조를 단순화하고, IO-Link 기반으로 센서 진단 및 파라미터를 통합 관리하려는 현장의 요구와도 맞물린다.

 

< 리파인 > 다축 촉각, 힘 센서와 이를 활용한 로봇 핸드, ‘손끝 감각’의 최적화된 구현

 

 

로봇 센서 및 핸드 기술 공급 업체 리파인은 중국 소재 AI 촉각 센싱 칩 및 응용 솔루션 업체 ‘타산 기술(Tashan Technology 이하 타산)’의 다축 촉각·힘 센서 제품을 들고 나왔다. 여기에 중국 로봇 핸드(Robot Hand) 기술 업체 ‘OY모션’의 솔루션이 자리했다. 참관객은 피지컬 AI의 감각기관과 손끝이 어떤 부품으로 구현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타산 센서는 로봇 손목이나 엔드이펙터에 장착해 접촉 힘·방향, 누르는 정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장치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면 로봇이 물체에 얼마나 세게 닿았는지, 미끄러지려는 방향은 어디인지, 언제 멈춰야 하는지 등을 정밀하게 측정·제어할 수 있다. 인간 손끝 감각에 가까운 역할을 부품 단위로 구현하는 셈이다.

 

 

아울러 OY모션 로봇 손은 다중 관절과 구동 모듈을 집적한 다지 핸드다. 사람 손과 유사한 파지 동작을 목표로 한다. 리파인은 이 로봇 손과 센서를 국내 연구·산업 현장에 연결해 주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은 국산 로봇 플랫폼에 장착될 고급 엔드 이펙터와 감각 센서 레퍼런스를 쌓아가는 단계에 있다.

 

< 씬그립 > 전기식 모듈형 그리퍼로 엔드 이펙터 선택지 넓혀

 

 

국내 그리퍼 솔루션 업체 씬그립도 로보월드 현장에 등판했다. 이들의 핵심 역량은 전기식 그리퍼 기술이다. 2지, 3지 그리퍼부터 넓은 스트로크를 가진 파지 모듈까지 여러 시리즈가 구성돼 있다. 특히 프리미엄 전기식 그리퍼 브랜드 에센셜(Essential)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제품군은 코봇을 중심으로 한 전기식 파지 솔루션을 다양한 현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사측 관계자에 따르면, 씬그립의 기술 강점은 전기식 구동과 모듈형 설계다. 기존 공압 방식을 쓰지 않고 모터·기구부로만 파지력을 구현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이러한 방법론은 배선이 단순해지고, 로봇 말단까지 에어 호스를 끌고 가야 하는 공압식의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스트로크, 파지력, 핑거 형상 등을 최적화해 사용자·현장 요구에 맞도록 제품군을 세분화한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회사 측은 로봇 브랜드별 통합 플러그인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사용자가 별도의 로봇 티칭 펜던트(Teaching Pendant)에서 바로 그리퍼를 세팅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씬그립 관계자는 “국산 로봇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에서 바로 대응 가능한 엔드이펙터 브랜드도 필요하다”며 “로봇 SI 및 사용자와 함께 각 현장에 맞는 파지 솔루션 레퍼런스를 지속 쌓아가겠다”고 비전을 설파했다.

 

< 테솔로 > 美·日·中 휴머노이드 플랫폼에 탑재된 로봇 핸드, 국산 파지 솔루션의 차세대 기술력

 

 

그리퍼 솔루션 기술 업체 테솔로는 미국·일본·중국 소재 휴머노이드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 방향성과 플랫폼 연동 기술력을 강조했다. 해당 세 대의 휴머노이드는 미국 로볼리전트(Roboligent) ‘로빈(Robin)’, 일본 에내틱(Enatec) ‘오픈암-01(OpenArm-01)’, 중국 피엔디로보틱스(P&D Robotics) ‘아담-유(Adam-U)’다.

 

▲ 로빈이 DG-5F와 함께 유연한 가동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출처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 융합 기술의 공통 분모는 각 휴머노이드 팔의 끝단에 탑재된 테솔로 인간형 5지 로봇 핸드 ‘델토 그리퍼-5F(DG-5F)’다. 류우석 테솔로 기술이사는 “미·일·중 휴머노이드에 탑재된 국산 로봇 핸드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한국 기술로 탄생한 그리퍼의 이미지를 산업에 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DG-5F는 5개의 손가락에 각 4개의 관절을 이식한 20자유도(20DoF) 기반 파지 솔루션이다. ‘완전 구동형(Fully Actuated)’을 슬로건으로 한 이 로봇 핸드는 성인 남성 손 크기와 비율을 본뜬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 가운데 각 관절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공구를 쥐거나 다양한 형상의 물체를 감싸 쥐는 등 동작을 세밀하게 구현한다. 제한된 휴머노이드 손목과 팔 공간 안에 구동계·센서를 집적하는 설계상 강점을 실현한다. 사측은 또한 소프트웨어적으로 파지 모드와 힘 제어 파라미터를 유연하게 전환하는 점도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 참관객이 오픈암-01과 DG-5F가 융합된 로봇 솔루션을 활용한 텔레오퍼레이션 과정을 경험하는 중이다. (출처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류 이사는 “우리가 하는 일은 로봇 손끝이 실제로 사람 손처럼 도구를 쥐고 놓는 인간적인 움직임을 설계하는 것”이라며 “DG-5F를 시작으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프로젝트와의 협업 경험을 확장하고, 국산 로봇 핸드가 휴머노이드 엔드이펙터의 표준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 DG-5F를 얹은 아담-유. (출처 : 헬로티 최재규 기자)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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