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 이슈에 디노티시아 “VDPU와 NPU, 목적·설계 전혀 달라“

2025.08.08 09:16:25

서재창 기자 eled@hellot.net

 

국내 AI 반도체 업계가 기술 유출 이슈로 술렁였다.

 

최근 검찰이 사피온 전 임직원 3명을 핵심 기술 유출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관련 기업인 디노티시아가 “NPU와 VDPU는 전혀 다른 기술”이라며 선을 긋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기술보호 강화 필요성과 함께, AI 반도체 세부 분야의 차이를 정확히 인식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 6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사피온 전 직원 A씨와 B씨를 구속기소하고, 전 임원 C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AI 반도체 아키텍처 소스코드와 각종 기술자료를 외장하드에 복사해 유출했고, B씨는 같은 해 1월부터 6월까지 두 차례 소스코드 자료를 개인 클라우드에 업로드했다. C씨는 2023년 3월 아키텍처 자료를 외장하드로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소스코드는 AI 반도체의 기초 설계도에 해당하는 핵심 자료로, 피해액은 약 28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C씨는 사피온이 리벨리온에 흡수 합병되기 전 퇴사해 AI 반도체 스타트업을 설립했으며, 이후 A씨와 B씨가 합류해 팀장급 엔지니어로 활동해 왔다. 검찰은 국가정보원 산하 산업기밀보호센터와 공조해, 유출 자료를 활용한 유사 반도체 개발 전 범행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기업인 디노티시아는 “사피온의 NPU와 자사가 개발하는 VDPU는 목적과 설계 철학이 전혀 다르다”며 기술적 차이를 강조했다. 회사 측은 “NPU는 인공신경망 연산을 고속 처리하는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며, VDPU는 의미 기반 검색을 위한 벡터 데이터베이스 연산에 특화한 가속기로, 자동차로 치면 네비게이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피온의 기술을 사용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디노티시아는 창업 이후 VDPU(Vector Data Processing Unit)와 이를 활용한 AI 솔루션 개발에만 집중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술은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 구현에 필수적인 벡터 데이터베이스 연산에 최적화했으며,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의 ‘2025 AI 100’에 국내 기업으로 드물게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는 VDPU 양산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의 벡터 데이터베이스 전용 가속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AI 반도체 분야에서 세부 기술 구분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다. NPU와 VDPU 모두 AI 반도체에 속하지만, 적용 목적과 설계 구조, 시장 타깃이 다르기에 단순 변형·전용이 불가능하거나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술 유출 시도 자체가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직결될 수 있어, 정부와 기업 모두 보안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는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기업 간 인력 이동이 활발하지만, 기술 유출과 인재 영입의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이 문제”라며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강력한 보안 시스템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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