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아이폰용 칩보다 전력 소비가 적은 애플워치 칩 기반 설계인 것으로 전해져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기기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맞춤형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향후 출시될 스마트안경에 탑재될 전용 칩 설계를 진전시키고 있으며, AI 서버용 칩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개발 중인 칩은 기존 아이폰용 칩보다 전력 소비가 적은 애플워치 칩을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스마트안경에 탑재될 다수의 카메라를 제어하는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일부 부품은 제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맞춤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 칩은 2025년 말에서 2027년 사이 대량 생산이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3년 내 애플의 첫 스마트안경 출시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애플의 첫 스마트안경은 카메라 기반 환경 인식 및 AI 기능 탑재가 예상되며, 이를 통해 메타(구 페이스북)와의 웨어러블 AI 경쟁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메타는 이미 2021년부터 레이밴과 협력해 사진·영상 촬영과 통화, 음악 재생, AI 기능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안경을 판매 중이다. 메타는 올해 안으로 스크린이 탑재된 프리미엄 모델을, 2027년에는 완전한 AR 안경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스마트안경 시장에서 메타를 이기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블룸버그는 AR 기능이 완전히 구현된 안경 출시까지는 수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은 맥 신제품과 함께 AI 서버용 맞춤형 칩 개발에도 돌입했다. 이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AI 모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원격에서 처리하고, 사용자의 기기로 결과를 전송하는 역할을 수행할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예정이다. 해당 칩 역시 2027년 완성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애플은 2020년 인텔 프로세서를 대신해 자체 설계한 M 시리즈 칩을 맥에 탑재하며 반도체 독립에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칩 설계팀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프로젝트 역시 애플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전략이 AI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