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추진 여부, '여론조사·토론'으로 결정키로

2025.12.09 16:54:55

이동재 기자 eled@hellot.net

다시 '원전 공론화'…최근 여론조사선 '확대'·'유지' 비등
12차 전기본 총괄위 개최…전력계통·시장 '혁신' 소위 구성

 

올해 초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차기 전기본에서도 유지할지가 여론조사와 토론으로 결정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첫 총괄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위원회에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을 국민 여론조사와 대국민 토론회를 거쳐 조기에 확정, 12차 전기본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1일 간담회에서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2기 문제를 어떤 절차를 거쳐 판단할지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이날 '여론조사와 토론'이라는 얼개를 제시한 것이다.

 

 

11차 전기본에는 설비용량 1.4GW(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2기를 건설, 2037∼2038년 도입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원전 건설 기간을 고려하면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연내 부지를 선정하는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여론조사와 토론으로 결정하는 계획은 원전을 짓자는 쪽과 짓지 말자는 쪽 모두의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 건설을 찬성하는 쪽은 불과 10개월 전,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동의한 계획을 다시 공론화하는 것은 정책 안정성을 해친다고 지적한다. 애초 11차 전기본 실무안에는 대형 원전 3기를 짓는 계획이 담겼으나 최종 확정된 계획엔 재생에너지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민주당 등의 지적을 반영해 2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쪽은 정부가 공론화를 통해 신규 원전 건설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탈핵시민행동은 지난 4일 성명에서 "윤석열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립한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핵발전소 2기 건설 추진 여부를 두고 공론화하겠다는 것은 핵발전 증설을 정당화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문재인 정부 때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두고 진행된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 53.2%가 '원자력 발전 축소'를 택했고, 이를 토대로 공론화위원회가 정부에 '원전 축소'를 권고했다는 점을 들어 "탈핵은 국민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원전을 확대하자는 쪽과 현 수준을 유지하자는 쪽 목소리가 비등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월 14∼16일 전국 유권자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원전 정책 방향 질문에 응답자 40%가 '확대', 37%가 '현 수준 유지', 11%가 '축소'를 원했다.

 

한편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총괄위원회에는 '수요계획', '설비계획', '계통혁신', '시장혁신', '제주' 등 5개 소위가 구성됐다. 11차 전기본 수립 때와 비교하면 전력시장 소위가 시장혁신으로 이름을 바꾸고 계통혁신 소위가 새로 생겼다.

 

일각에서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과거 발전 부문에 일부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에 멈췄던 전력 산업 구조 개편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계통혁신과 시장혁신 소위가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장관은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전력시스템에 수용하기 위해 전력망을 적기에 보강하면서 시장제도 개편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괄위원회는 소위 내 '워킹그룹'을 구성하지 않기로 했다. '통합적 관점'에서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기후부는 설명했다.

 

전기본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2년마다 수립되는 15년짜리 중장기 계획이다. 전력수요 전망과 이에 따른 전력설비 및 전원구성 계획이 담긴다. 12차 전기본은 내년부터 2040년까지가 계획기간이다.

 

12차 전기본은 총괄위원회에 이어 열릴 분야별 전문가위원회가 마련한 초안을 토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관계부처 협의, 공청회,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전력정책심의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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