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투자인가? 낭비인가?...메타버스 내년 정부예산안 25% 늘어난 1,600억원

2021.10.31 16:05:23

김진희 기자 jjang@hellot.net

적극론 "초기 시장일 때 정부가 나서야 클 수 있어"
비판론 "장기 정착하려면 '비즈니스 모델' 필수"

헬로티 김진희 기자 |

 

 

최근 우리나라 정부 기관에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콘텐츠 분야의 예산을 따낼 때 가장 잘 먹히는 버즈워드는 '메타버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 전체의 '비대면화'가 급격히 진행된 것이 계기가 됐다.

 

 

앞으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한국 기업이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메타버스 열풍이 2016∼2017년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열풍처럼 금세 식어 버리지 않으려면 꾸준한 수익을 이어갈 수 있는 모델을 구상하고 실현하는 데 기업들과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버스 관련 예산 올해 1천284억→내년 1천602억원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 양 부처의 메타버스 관련 사업 예산은 총 1천602억원이다.

 

이는 올해 본예산 중 메타버스 관련 예산인 1천284억원보다 24.8% 증가한 것으로, 과기정통부가 1천447억원, 문체부가 155억원을 각각 배정받았다. 이 액수는 앞으로 국회 심의 단계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메타버스에 2천497억원을 배정받으려고 했으나, 정부안이 기획재정부에서 정리되는 단계에서 대폭 삭감됐다.

 

가장 금액이 큰 'VR·AR 콘텐츠 개발지원' 예산은 과기정통부가 올해 473억원에서 76.8% 늘린 836억원을 요구했으나 정부안에서 630억원으로 조정됐다.

 

'VR·AR 콘텐츠 산업 인프라(기반시설) 지원' 예산은 과기정통부가 올해 231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550억원을 요청했으나, 정부안에서 올해 예산보다 더 줄어든 209억원이 배정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청년 인재 관련 메타버스 허브, 지역 기반시설 확충 등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과 공간 사업에 과감한 예산 요구를 했다"며 "국회 심사 단계에서 필요한 부분을 설명하고, 기재부에 상황을 공유하면서 공감대가 있는 사업에는 예산을 증액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문체부의 메타버스 관련 예산은 올해 52억5천만원에서 내년 155억원으로 약 3배로 뛰게 된다.

 

올해 '문화예술 실감서비스 기술개발' 예산으로 받은 52억5천만원은 내년 79억원으로 증액됐다.

 

여기에 내년도 예산안에는 '글로벌 가상공연 핵심기술개발' 예산 26억원, '차세대 실감콘텐츠 저작권 핵심기술개발' 예산 50억원이 새로 들어갔다.

 

문체부는 K팝 등 한류 콘텐츠를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글로벌 가상공연 핵심기술 개발은 메타버스에서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고 쌍방향 작용이 가능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사업이며, 문화예술 실감서비스 기술개발은 (예를 들어) 대형 건물 위에 세워놓은 것 같은 실감 콘텐츠 관련 기술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이전과 다르다" vs. "과하게 띄웠다"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이 분야 시장이 초기 단계일 때야말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국회와 학계 일각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의견이 나온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업으로 대전환을 선언하면서 사명까지 '메타'(Meta)로 바꾸는 상황에서, 한국이 모험적 변화의 시기를 그냥 보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대체불가토큰(NFT) 자산 기반 메타버스 기업 디비전네트워크의 엄정현 대표(CEO)는 "기술이 완전히 만들어지는 과정까지는 매우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투자나 지원 없이 만들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엄 대표는 "메타(페이스북)에서는 가벼운 고글(특수안경)을 쓰면 내 사무실과 연결돼 책상에서 일을 보고, 소통하는 식의 메타버스 현실화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승래 의원은 메타버스 산업을 진흥하고자 '가상융합경제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조 의원은 메타버스 등 가상융합 서비스의 개발·제작·출시·판매·제공·유통 등에 필요한 법령이 없거나 불합리·불분명한 경우 가상융합사업자 등의 제안에 따라 임시 적용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임시기준' 개념을 법안에 포함할 예정이다.

 

박종일 한양대 공과대학 교수도 "VR·AR이 이전에 주목받던 때와 지금 메타버스 논의의 달라진 점은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라며 "NFT를 활용하면 메타버스에서 현실 세계처럼 한정판 상품 거래 등도 가능하기에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6∼2017년 VR체험이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열풍으로 반짝 주목을 받았다가 관심이 뜸해진 VR·AR 분야처럼, 메타버스도 머지 않아 시들해질 것으로 보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관점도 있다.

 

한국게임학회 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관점에서 '메타버스 열풍'에 대한 비판 의견을 밝혔다.

 

위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메타버스가 큰 이슈로 떠오른 나라는 한국과 중국 정도고, 미국에서도 메타가 거의 유일하다"며 "한국에서 일부 정부 부처와 언론, 금융투자업계 등이 과도하게 '띄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붐'이 유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적용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또다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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