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자살율 1위’이라는 꼬리표는 지난 2003년 이후 무려 13년째 갖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월 보건복지부 발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4년 10만명 중 9.5명이었던 자살률이 2011년 들어서는 31.7명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이처럼 자살률이 급격히, 그리고 꾸준히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학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우울증을 꼽고 있다.
정신의학에서 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또 가벼운 증상으로 그칠 수도 있다. 그래서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울증 초기 증상일 때에는 가벼운 운동으로 신체 긴장을 풀어주고, 명상을 통해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퇴치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담한방병원 허봉수 원장은 “한방에서는 이를 위(胃)의 문제로 본다”고 말한다.
허봉수 원장은 “우울증을 예방하여 ‘행복 호르몬’으로도 불리는 ‘세로토닌’ 호르몬은 90%가 위장에서 분비된다”면서 “만약 위에 문제가 생겨 세로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면 우울증이 찾아올 확률이 높다. 따라서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위의 건강을 회복시켜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의학에서는 과식, 폭식, 야식 등의 좋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해 위장에 소화되지 못한 음식 노폐물이 남게 되면 담(淡) 독소가 쌓인다고 본다. 이 담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위를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병을 ‘담적병’ 또는 ‘담적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허 원장은 “위장이 굳어지는 담적병에 걸리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 위장 내 세로토닌 분비가 저하되는 것도 담적병으로 야기되는 문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면서 “담적병 치료를 통해 위장 건강이 회복되면 세로토닌도 정상적으로 분비되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