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과 투자 업계 주요 인사들이 AI 시장의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을 실제 버블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IT 매체 매셔블(Mashable)은 1월(현지 시간) 기준으로 AI 분야에서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셔블에 따르면 '갖지 못한 쪽'에는 오픈AI(Open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Sam Altman)과 같은 인물이 포함된다.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그동안 AGI(범용 인공지능)로 불리는 디지털 초지능이 임박했다고 강조해왔지만, 지난해에는 AI 버블 속에 있다고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구독 수입만으로는 수익성이 맞지 않는 챗GPT(ChatGPT)를 유지하기 위해 이례적인 자금 조달 거래를 추진해왔고, 챗GPT를 '돈을 잡아먹는 하마'로 표현할 정도의 재정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셔블은 올트먼 CEO가 지난해 2024년에 회사의 '최후 수단'이라고 표현했던 챗GPT 광고 판매를 지난주 실제로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 이후 링크드인(LinkedIn)에서는 올트먼 CEO가 추운 거리에서 동전을 구걸하며 "AGI = Ads Generate Income"(AGI = 광고가 수익을 만든다)라고 적힌 자조적인 종이판을 들고 있는 AI 합성 이미지가 공유되기도 했다.
반면 '가진 자'로 분류되는 쪽은 눈 내리는 다보스의 따뜻한 회의장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현장에 모인 인물들이다. 매셔블은 이 자리에서 논의된 AI 경제의 '날씨 예보'는 전반적으로 매우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 성장세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4조 달러까지 끌어올린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 젠슨 황(Jensen Huang)이 AI 버블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황 CEO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구축"이라고 말하고, "AI 버블은 투자가 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며 "투자가 큰 이유는 그 위에 쌓일 모든 AI 층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셔블에 따르면 황 CEO는 버블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을 버블로 보는 시각은 오해에 가깝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다만 이러한 프로젝트가 일반 기업들의 AI 투자 수익이 계속 나지 않을 경우 중단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매셔블은 특히 딥시크(DeepSeek)와 같이 데이터센터 이용을 최소화해도 구축 가능한 AI 모델이 등장할 경우, 막대한 데이터센터 수요에 기반해 성장해온 엔비디아의 성공 공식과는 정반대 흐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설명을 기준으로 보면 이제는 '꼬리가 개를 흔드는' 상황, 즉 인프라 투자가 AI 산업을 이끄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매셔블은 억만장자들의 모임으로 불리는 다보스포럼의 다른 참석자들 역시 이 같은 시각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블랙록(Blackrock)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Larry Fink)는 "큰 실패들이 나타나겠지만, 우리는 버블 속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셔블에 따르면 블랙록은 엔비디아 주식만 2,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대표적인 기술 투자 기관이다.
다보스에서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한 경제학자도 현재 AI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합리적 버블(rational bubble)'이라고 규정했다. 브라운대학교(Brown University) 경제학 교수 피터 하위트(Peter Howitt)는 17세기 튤립 투기 광풍과 비교해 AI 상황이 더 우호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AI에는 실제로 어떤 실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하위트 교수는 그 '실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결국 승자가 등장할 것이며 그 시점에서 버블 붕괴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누가 승자가 될지 조금 더 명확해지면, 다른 기업들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고, 그때가 바로 붕괴가 일어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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