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매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글로벌NOW는 매주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입니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겠습니다.

[로보틱스] 로봇 ‘새 두뇌’ 공개한 엔비디아...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속도’
· 로봇 전용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듈 'Jetson AGX Thor' 발표...“로봇의 두뇌” 강조
· 로봇 시각·추론 모델 ‘코스모스(Cosmos)’ 오픈소스 공개...개발자 생태계 확대 의지
· “휴머노이드 로봇, 머지않아 자동차만큼 일상화될 것”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새로운 로봇용 인공지능(AI) 기술을 공개했다. 이 로봇 AI 모듈 ‘젯슨 AGX 토르(Jetson AGX Thor)’가 등장함으로써 AI 로봇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기술 발표 자리에서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이 자동차만큼 흔하게 보급될 것”이라며, 이번 기술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추론하며 상황에 맞게 대응하도록 설계된 AI 플랫폼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로봇 시각·추론 모델인 ‘코스모스(Cosmos)’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산업·공장 자동화(FA), 물류, 서비스, 의료,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과 협력하는 로봇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를 “로봇 산업의 아이폰(iPhone) 모멘트(The iPhone moment of the robotics industry)”로 평가했다. 그동안 로봇 하드웨어의 비약적 발전과 반대로, 사람처럼 사고하고 적응하는 ‘두뇌’가 부족한 상황을 반전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엔비디아의 플랫폼은 그래픽처리장치(GPU)·시뮬레이션·AI 모델을 결합해 이 한계를 보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사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의 70% 이상이 엔비디아 기술 기반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 역시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연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LG전자 등은 엔비디아 AI 플랫폼과 자사 하드웨어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연구자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로봇 운영체제(OS)의 지위를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로봇 시장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OS와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가 접목돼 PC 산업의 사실상 표준 역할을 한 이른바 ‘윈텔’ 같은 독점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앤트로픽, 美 작가단체 저작권 소송 합의 “AI 시대 첫 역사적 타협”
· 미국 작가단체와 AI 저작권 침해 집단소송 첫 합의
· “700만 권 해적판 전자책 학습” 혐의...조건은 비공개
· “AI·콘텐츠 협력 구조 제도화, 데이터 라이선스 시장 본격화” 전망
AI 스타트업 앤로픽(Anthropic)이 미국 작가단체가 제기한 저작권 침해 집단소송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AI 업계와 콘텐츠 산업 사이에서 벌어진 첫 대규모 저작권 분쟁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소송은 앤트로픽이 최대 700만 권의 해적판 전자책을 무단 학습에 사용했다는 혐의에서 시작됐다. 작가단체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며, 소송 결과에 따라 AI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달 26일(현지시간) 법원 제출 문서에 따르면, 양측은 비공개 조건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작가 측은 이를 “역사적 합의(Historic settlement)”라고 칭하며 “이제 AI 기업들이 저작권을 존중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합의를 통해 ‘데이터 라이선스 시장(Data license market)’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AI 기업이 더 이상 무단 크롤링(Crawling)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게 되면서, 출판사·저작권자와의 협상과 계약이 필수적이 된 것이다. 실제로 오픈AI·구글·메타 등 업체도 유사한 소송에 직면해 있어, 이번 앤트로픽의 합의는 글로벌 AI 기업들에 전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AI와 콘텐츠 업계 간 협력 구조를 제도화하는 출발점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 전문 변호사 사라 톰슨(Sarah Thompson)은 “이제는 AI 기업이 데이터를 ‘훔쳐 쓰는(It's not; it's theft)’ 시대가 끝났다”며 “앞으로는 출판사와 협업하는 AI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IT] 상반기 순익 32% 급감한 화웨이 “미 제재 돌파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 화웨이, 2025년 상반기 순익 32% 감소...370억 위안(약 7조2000억 원) 기록
· 같은 기간 매출은 4% 증가, 2020년 이후 최고 반기 매출
· “미 제재 돌파 위해 R&D 투자 확대…단기 손실 감수”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화웨이(Huawei)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 반기 순이익이 370억 위안(약 7조2000억 원)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4270억 위안(약 83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대 반기 매출이다.
순익 감소 주요 원인은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로 분석된다. 사측은 미국 제재로 첨단 칩 수급이 차단되자, 독자 기술 확보를 위해 상반기에만 969억 위안(약 19조 원)을 R&D에 투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규모다. 화웨이는 “단기 수익성은 희생했지만 미래 생존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지난해 말 독자 칩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메이트 60(Mate 60)’ 시리즈를 중국 시장에 출시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AI 서버, 클라우드, 전기차 솔루션 등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화웨이가 장기적 베팅을 하고 있다”며 “향후 결과에 따라 글로벌 ICT 시장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빌리티] 스텔란티스, 레벨3 자율주행 출시 보류...기술은 준비 完, 시장은 無 밝혀
· 레벨3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무기한 미뤄
· 기술은 준비됐지만 소비자 수요·경제성 부족 판단
· 자율주행 스타트업 협력 강화에 집중...시장은 레벨4 도약 시기 지연 우려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그동안 개발해온 레벨3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번 결정은 자율주행 산업이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시장 수요와 경제성에 크게 좌우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레벨3 자율주행은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단계다. 그러나 스텔란티스는 고가 옵션으로 제공할 경우 소비자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관계자는 “기술은 이미 준비됐지만 현 시점에서 상업적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결정에 대해 ▲유럽 전기차 시장 둔화 ▲경기 침체 ▲소비자 가격 민감도 등 복합적인 요소가 핵심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 판매 둔화와 고금리로 인해, 고가 자율주행 옵션은 구매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이번 결정에 따라, 여러 자율주행 스타트업과 협력에 집중하며 비용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자율주행 상용화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시장 수요 문제”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스텔란티스의 보류 결정이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향후 레벨4·레벨5 기술로의 도약 시기도 늦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류] 파나마운하, 기후위기 속 통행량 회복 “9월부터 하루 36척 정상화”
· 내달부터 하루 통과 선박 수 36척으로 정상화 기대
· 여름 가뭄으로 160척 대기·운임 급등 사태 발생
· “16억 달러 저수지 건설 등 기후위기 대응 병행”
세계 물류의 핵심 관문인 파나마운하가 극심한 가뭄 사태에서 벗어나 다시 정상 운영을 선언했다. 운하 당국은 최근 강수량 회복으로 수위가 안정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하루 통과 선박 수를 36척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여름 가뭄으로 하루 32척으로 줄였던 제한을 해제하는 조치다.
앞서 파나마운하는 한때 수위 저하로 인해 160척 이상이 대기하는 대혼잡을 겪었다. 이로 인해 곡물·에너지·컨테이너 등 화물 수송이 지연됐고 글로벌 물류비가 급등했다. 특히 아시아-미국 동부 항로를 이용하는 해운사들은 수주 단위의 지연과 운임 급등에 직면하며 공급망 혼란을 호소했다.
운하 당국은 올해 운하 통행으로 발생하는 흑자가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진행 중인 16억 달러(약 2조2000억 원) 규모의 저수지 건설 프로젝트도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는 운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장기적 대책으로, 향후 수년간 추가 수자원 인프라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파나마운하의 회복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겠지만, 기후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는 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홍해 후티 반군 공격, 터키·이스라엘 갈등, 기후변화가 동시에 해상운송을 압박하고 있다”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기업 전략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