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SERIES-⑦]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는 GE

2022.08.20 09:15:24

임채성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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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소비자 서비스 기업들이 추구한 디지털 변신의 핵심은 인터넷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의 발전에 있었다. 이를 가능하게 한 핵심기술은 인터넷과 소비자용 PC 소프트웨어였다. 그 당시 소비자 서비스 기업들이 초점을 둔 부분은 고객과의 디지털 네트워크를 활용한 ‘고객 문제 해결’과 ‘성공적 경험’ 제공이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은 ‘광범위한 책 선택 및 빠른 배달’로 서적 유통업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었다. 즉, 서점을 방문했을 때 ‘고객이 사려는 책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 ‘성공적 쇼핑’ 경험이 일어나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런데 2010년대를 전후하여 제조업 등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도 인터넷을 활용해 ‘고객의 문제 해결’을 통한 ‘성공적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 나타났다. 즉, 서비스업과 유사한 모델이 제조업에서도 출현한 것이다. 과거에 ‘물건’을 팔던 비즈니스 모델에서 ‘성공적 고객 경험이나 성과’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 요소의 비중이 증대되는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비즈니스 활동, 즉 연구 개발, 제조, 마케팅 등의 영역에서 인터넷 매개 활동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러한 점에서 인터넷과 서비스 비중이 늘어나는, ‘인터넷화 및 서비스화’되는 제조업을 통칭하여 ‘신제조업’이라고 한다.

 

GE는 제조 기업 가운데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지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모색하는 선도적인 사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신제조업의 선도 모델을 제공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3가지 비즈니스 모델

 

GE가 제시하고 있는 제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알아보자. GE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래의 세 가지 모델 가운데 세 번째인 OBB 모델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존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나 CSA 모델과는 차별화된다. 세 가지 모델을 하나씩 설명해 보자.

 

1.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

기존에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로, 거래를 해서 개발된 물건을 양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판매 후 유지 관리와 정비 및 수리 서비스로 수입을 얻는 방식도 포함된다. 현재 제조업에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 CSA 모델

CSA(Contractual Service Agreement) 모델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판매한 제품의 최적화된 활용에 관한 것이다. 서비스 판매는 GE가 제공한 제품(고객사 입장에서는 자산)의 총괄적 운영과 관리를 위한 정기적인 유지 및 관리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고객사의 자산 보유 위험과 비용을 줄이는 접근방식의 서비스다. 고장 수리 보험(Break Fix Insurance)은 고장 위험에 대해 고객사와 공급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분담하고 위험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 것이지만, 이는 예지 관리(Preventive Maintenance) 및 수리에 대한 것으로서 보험보다 더 깊은 내용을 포함한다.

 

GE는 계약을 통해 고객의 특정한 요구사항과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한 탄력적인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고, 장비가 최적의 성과를 보장하도록 고객사에 지불할 예산(Budget)을 산출하여 제공한다. 또한, 안정적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예비 및 교체 부품 계획도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 가운데 일부의 예를 들면 풍력 터빈의 최적화, 고장 시간을 줄이기 위한 에어컨 교체 시기 예지 서비스 등이 있다. 이 모델은 서비스를 계약 형태로 판매하는 것으로서 다음에 설명할 OBB 모델의 밑바탕이 되었다.

 

3. OBB 모델

OBB(Outcome Based Business) 모델은 CSA 모델이 확대되고 체계화되어 앞선 디지털 기술 활용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이 구매한 GE 제품(예: 엔진, 터빈)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아 제품의 사용 현황과 문제 발생 사항 등을 분석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파악하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 바로 디지털 트윈이다. 자사가 공급한 제품의 디지털 트윈에 실물 데이터와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면 제품의 사용 현황과 문제 발생 사항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GE는 디지털 트윈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행사를 2015년 ‘마인즈 플러스 머신(Minds+Machine) 컨퍼런스’에서 시연한 바 있다. 시연한 디지털 트윈은 가스터빈의 과거 데이터와 실시간 상황 데이터를 분석하여 향후 일어날 문제를 미리 알리고 선택 가능한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는 디지털 트윈 가운데 현재까지 시연 가능한 가장 성숙된 형태의 것이었다.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디지털 트윈은 이 정도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GE의 디지털 모델은 실물과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디지털 구현(Digital Representation)’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GE는 2016년 기준 약 55만 개의 디지털 트윈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OBB 모델은 장비와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GE 제품을 연결하고, 필요한 기술을 적용해 고객사의 재무 및 운영 데이터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것의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GE 에비에이션이다. GE 애비에이션은 고객에게 성과를 보장하고, 그 결과에 대한 수입을 얻는다. 즉, GE의 엔진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성공적인 성과를 파는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GE의 엔진을 사용하는 고객(고객사)은 항공사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있어서 성공적인 엔진 사용의 성과로는 무엇을 들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고장 없는 엔진 사용을 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고객사는 비행기의 지연 출발이나 결항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하루 수억 원 혹은 수십억 원의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 유류비를 절감하는 엔진 사용이다. 비행기의 항로 및 착륙 경로는 유류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런던에서 뉴욕까지의 유류비를 대략 23,600유로(2,360만 원)라고 가정하자. 이때 최적 항로 및 착륙에 따라 연료 사용량이 1% 줄어든다면 비행당 23만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1년에 200번으로 가정하면 연간 4,600만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GE는 이를 통해 무엇을 얻게 될까?

 

첫째로 ‘무고장 엔진관리’의 사용료를 받는다. GE 애비에이션은 판매한 비행기에서 수신되는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사전 예지 정비가 필요한 시기를 미리 파악해 항공사가 고장 없이 엔진 사용을 하게 되면, ‘무고장 시간을 파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로 ‘저연비 엔진 관리하기’에 대한 요금을 청구하여 수입을 얻는다. 이는 엔진으로부터 수신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보다 유류비를 1% 절감할 수 있는 비행기 항로 및 착륙 경로를 고객사에 알려줌으로써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GE의 고객사인 이온(E.ON)의 윈드팜(Wind Farm)을 예로 들어보자. 이온은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필요성에 직면했다. 이러한 고객사에 대한 GE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터빈을 더 많이 판매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성과를 보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추출한 후, 첨단 분석기법을 통해 터빈과 풍력 에너지 장비의 보다 효과적인 운영으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렇게 개선된 성과에 대한 이익의 일부를 청구해 GE는 수입을 얻는다. 한마디로 말해 ‘터빈으로 보다 많은 에너지 산출하기’를 고객에게 팔고, 이에 대해 요금을 청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사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데이터 공유는 물론 다른 면에서도 협조를 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온의 경우에는 윈드팜의 에너지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두 가지, 즉 장비 구입 지출(자본재 지출 예산)과 운영비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한다. 즉, 디지털팀은 이온의 구매 부서 및 회계 부서 담당자는 물론, 기술자와도 성과 측정에 대한 사항을 다루기 위해 밀접하게 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매, 자산관리, 재무 및 운영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합의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론의 합의는 물론, 화이트페이퍼를 통한 공유, 이온 터빈에서 기술을 실험해보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 본 기획 연재는 임채성, 임재영, 손현철 님이 공동으로 저술하신 《GE의 혁신 DNA》 내용에서 발췌하여 요약 및 정리, 혹은 추가하여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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