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규가 간다] AW 2026 ③ | 손 끝에서 시스템까지, 로봇 지능이 현장을 장악하는 법

2026.03.14 20:25:17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최근 제조·물류 현장의 경쟁은 자동화 설비의 도입 숫자로 판단되지 않는다. 센서와 장비는 한층 촘촘해졌고 데이터도 이전보다 훨씬 많이 쌓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다음 단계로의 전진을 원한다. 측정된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판단으로 이어지는지, 그 판단이 로봇·설비의 동작으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공정과 물류 흐름이 얼마나 빨리 다시 안정되는지가 새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공장을 보는 시선을 ‘도입’에서 ‘운영’으로 옮겨 놓고 있다. 개별 장비의 성능을 높이는 데 머물던 방식으로는 공급망 변동성, 에너지 부담, 안전과 품질, 인력 공백이 한꺼번에 겹치는 현장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열린 ‘제36회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utomation World 2026, AW 2026)’은 이런 변화 속에서 자율성(Autonomy)·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동력을 내세우며, 로보틱스·소프트웨어·물류·비전·제어 등 기술이 하나의 운영 체계로 이어지는 장면을 전시장 전면에 펼쳐 보였다.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로봇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로보틱스 기술을 조명한다. 물체를 다루는 정교한 ‘로봇 핸드(Robot Hand)’, 힘과 접촉을 읽는 ‘로봇의 감각’, 각종 대상물을 다루는 ‘핸들링 인프라’, 가상 환경 내 ‘검증(Simulation) 방법론’, 현장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 원익로보틱스 > 로봇 핸드의 진화 그리고 자율공장 로드맵, 공정 자동화의 새로운 ‘손·발’이 되다

 

 

로봇 플랫폼 기술 업체 ‘원익로보틱스’가 AW 2026 현장에 등판했다. 이들은 이번 3편의 방향성을 함축한 콘셉트로 각종 솔루션을 출품했다. 로봇 핸드가 세밀한 손동작을 구현했고, 자율이동조작로봇(AMMR)이 실제 공정에서 물품을 다루는 시나리오가 이어졌다. 여기에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Learning)과 자동 배터리 교체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손·이동·학습·운영 등 로보틱스 메커니즘을 하나의 공간에서 선보였다.

 

먼저 사측의 원천 기술인 로봇 핸드 시리즈 ‘알레그로 핸드(Allegro Hand)’가 움직임을 구현했다. 압력·촉각 정보를 반영한 3·4지 핸드 제품과 출시 출사표를 던진 6세대 ‘알레그로 핸드 V6(Allegro Hand V6)’ 시제품(Mock-up)이 참관객에게 소개됐다. 이들 기술은 손끝 조작이 어떻게 공정 자동화로 이어지는지를 직관적으로 제시했다.

 

▲ 알레그로 핸드 제품군에는 가해지는 힘 값을 검출하는 정밀 센서가 이식됐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특히 강조한 점은 ‘손 감각’과 ‘학습 방식’의 결합이다.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시뮬레이션 플랫폼 ‘엔비디아 아이작 심(NVIDIA Isaac Sim)’ 기반 가상 환경에서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과 ‘시뮬레이션·현실 전이(Sim2Real)’를 함께 검증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이 과정은 로봇 핸드가 단순히 미리 짜놓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 충분히 학습한 뒤 이를 실제 조작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김학래 원익로보틱스 대표는 “손의 정교함을 높이는 것만큼, 그 손을 어떻게 훈련시키고 실제 공정에 안착시키느냐가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라고 언급했다.

 

▲ 엔비디아 아이작 심 기반 학습 과정(좌)과 알레그로 핸드가 수행하는 정밀 공정 데모(우).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여기에 글자 인식 기반 조작과 비전(Vision) 기반 판단 기술 방법론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사람 손처럼 다양한 형태의 대상물을 다루기 위해서는 기계식 파지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어떤 대상물인지 식별하고, 어느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손가락 힘을 얼마나 배분할지 결정하는 기술 체계가 동시에 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익로보틱스는 이 부분을 로봇핸드 자체의 기계 성능보다 넓은 범위에서 풀었다.

 

해당 부스의 또 다른 기술 테마는 AMMR이다. 손의 조작 능력을 고정된 실험대에만 묶어두지 않고, 실제 현장 이송·검사·포장 흐름으로 옮기려는 시도다. 이 회사는 이미 자율주행로봇(AMR), AMMR, 로봇 핸드를 함께 전개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손·팔·이동 등 플랫폼을 하나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읽도록 존을 구성했다.

 

▲ 공정을 수행하기 전에 코봇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먼저 대상물을 분석한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장면 중 하나가 AMMR 자동 배터리 교체 시스템이었다. 사용자 화면(UI)에는 자동 운전, 충전기, 배터리 등 상태가 모니터링된다. 김학래 대표는 “AMR의 실제 현장 도입에서 늘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작업 능력보다 운영 지속성이다. 로봇이 아무리 잘 움직여도 충전과 이를 위한 대기가 잦으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원익로보틱스는 이 같은 배터리 자동 교체 공정을 통해 이 문제를 단시간 안에 해결하는 시나리오를 구현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로봇 핸드의 정교함은 이제 연구실의 데모를 넘어 실제 공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손가락의 자유도(DoF)만이 아니라 이동 플랫폼, 배터리 운영, 시뮬레이션 학습, 공정 연결까지 포함한 전체 구조”라며 설명을 끝맺었다.

 

< 에이딘로보틱스 > 센서 넘어 플랫폼으로...‘느끼는 로봇’이 만드는 정밀함

 

 

지능형 로봇 센싱 솔루션 업체 ‘에이딘로보틱스’는 ‘감각 기반 로봇 토털 솔루션(One-stop Force-Aware Robotics Solutions)’을 메인 테마로 전시장에 등장했다. 전시에서 힘·토크 센서와 촉각 센서(Tactile Sensor)로 쌓아온 기반 기술 위에 2세대 인간형 로봇 핸드와 자동화 솔루션까지 한데 공개했다. 회사의 무게중심이 로봇 부품에서 플랫폼·시스템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 중 참관객의 이목을 끈 기술은 차세대 로봇 핸드 ‘에이딘 핸드 젠2(AIDIN Hand Gen2)’다. 박영진 팀장은 “이 제품은 기존 1세대보다 더 작아졌고, 자유도는 16DoF로 높아졌다”며 “무엇보다 핵심은 전면에 택타일 센서를 탑재했다는 점”이라고 해당 솔루션을 소개했다. 손끝 일부가 아니라 손 전체가 접촉·압력을 더 정교하게 받아들이는 구조라는 점도 어필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 제품을 휴머노이드용 연구 플랫폼이자 차세대 조작 인터페이스로 제시했다. 사람 손처럼 다양한 촉각 정보를 인지하고, 보다 세밀한 물체 핸들링을 지원하려는 방향성이 드러났다.

 

박 팀장에 따르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DoF의 수치가 아니다. 실제로 이 로봇 핸드는 기존 대비 DoF가 하나 늘고 크기가 조금 줄었지만, 이 손이 센서 회사의 제품답게 ‘감지’를 중심에 두고 설계됐다는 점이 포인트로 제시됐다.

 

박영진 팀장은 현시점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경쟁에서 로봇 핸드는 여전히 병목으로 꼽힌다고 짚었다. 대상물을 집을 수는 있어도 느끼지 못하면 정교한 조작이 어렵고, 힘을 줄 수는 있어도 물체 상태를 읽지 못하면 작업 범위가 급격히 좁아진다며 근거를 제공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 문제를 손 자체에 촉각 기능을 넣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현장에서 최초로 공개된 사측의 자동화 솔루션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 제조·물류 현장을 타깃한 산업·공장 자동화(FA) 라인업 ‘에이로원(AIRO-one)’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에이로원 표면 가공 솔루션’은 6축 힘·토크 센서 ‘AFT200’을 기반으로, 표면 연마(Polishing) 처리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 로봇 팔에 탑재된 에이딘로보틱스 센서는 정밀성을 요구하는 작업에 특화됐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물류 분야에서는 ‘에이로원 물류 피킹 솔루션’이 이어졌다. 이 시스템은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물체도 실시간으로 인식해 파지점을 찾고, 에이딘로보틱스 자체 개발 진공 그리퍼(Gripper)와 인공지능(AI) 기반 비전 기술을 결합해 물류 이송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에이딘로보틱스가 제시한 목표치는 시간당 최대 1000개의 처리량과 3kg 이하 대상물 대응이다. 현재 고도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이 솔루션은 센서로 로봇 힘을 읽는 토대 기술이 손·그리퍼·비전·물류 등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빈피킹 작업을 구현하는 에이로원 물류 피킹 솔루션.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 UI를 통해 작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좌), 작업이 마무리된 박스를 자동으로 넘긴 후 새로운 작업에 돌입한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박 팀장의 설명에 의하면, 이 솔루션은 ±0.1뉴턴(N) 단위의 힘 제어를 통해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고,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팀장은 “자동차 차체, 항공기 날개처럼 광범위한 면적에 대해 일정한 가공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 공정은 숙련공에게도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장시간 균일한 압력을 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고려할 때, 이 솔루션은 분명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수작업에 의존하던 후반 연마 공정을 정밀 힘 제어 기반의 로봇 자동화로 전환해, 공정 안정성·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사측의 기술적 시도다.

 

박영진 팀장은 또 다른 자사 경쟁력으로, 개별 센서 성능부터 모든 센싱 라인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꼽았다. 힘·토크 센서 'AFT200', 손목형 6축 센서, 초소형 및 촉각 센서 'ATT', 3축 힘·토크 센서 '3FT' 등 시리즈와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 방식의 센서 키트까지. 손·팔·발목·발바닥 등에 이르는 로봇의 접점에 감각 기능을 이식하는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단일 기술 체계 안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유연하게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이 이들이 지향하는 점이다.

 

< 테솔로 > 비정형 다물체도 ‘척척’...공정의 ‘마지막 퍼즐’을 채우다

 

국내 로봇 그리퍼 솔루션 업체 ‘테솔로’는 이번 AW에서 협동 로봇(코봇)과 시너지를 발휘하는 차세대 엔드이팩터(End-effector)의 모습을 선보였다. 대만 코봇 솔루션 업체 테크맨로봇의 코봇 시리즈 ‘TM AI 코봇(TM AI Cobot)’과 결합한 형태로 다양한 공정을 시각화했다. 비정형 다물체 빈피킹(Bin-picking), 스마트 피킹, 양팔·양손 원격 조작(Teleoperation) 등 과정이 펼쳐졌다. 테솔로는 이 과정에서 작업 셀의 마지막 접점을 담당하는 파트를 맡았다.

 

빈피킹 데모는 테크맨로봇 ‘TM5S’에 테솔로의 세 손가락 모델 ‘델토 그리퍼-3F-M(DG-3F-M)’을 결합한 기술이다. 3차원(3D) 카메라로 받침대(Tray) 안 비정형 물체를 스캔한 뒤, 형상·자세에 맞는 파지 전략을 선택해 물체를 집어 올린다. 다양한 형태가 섞여 있는 환경에서도 대상물의 상태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같은 존의 스마트 피킹 솔루션은 테크맨로봇 ‘TM5-900’과 테솔로 2지 모델 ‘델토 그리퍼-2F(DG-2F)’를 활용한 범용적인 피킹 자동화 기술이다. 다양한 형상과 재질의 물체를 이송하고, 실제 자동화 라인에 바로 적용하도록 실용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즉, 테솔로는 코봇이 단순히 집는 동작을 반복 수행하는 기술에서, 대상물 특성에 따라 다른 파지 전략을 구현하는 공정의 핵심 요소로 확장 가능함을 메시지로 전했다.

 

테솔로 부스에서 참관객에게 주목받은 장면은 양팔·양손 텔레오퍼레이션이다. 이 시연은 테크맨로봇 ‘TM5S’에 테솔로의 차세대 로봇 핸드(Robot Hand) 모델 ‘델토 그리퍼-5F-M(DG-5F-M)’을 접목한 형태로 구성됐다. 사용자가 위치 인식 장치(Tracker)와 동작 인식 장갑(Data Glove)을 통해 팔 자세와 손 파지 동작을 수행하면, 로봇이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 텔레오퍼레이션을 활용한 DG-5F-M은 종이 접기부터 종이 찢기까지 가능하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 데모의 핵심은 실시간 동작 지도화(Mapping), 고정밀 양손 파지, 조작 데이터 수집, 정책 학습까지 연결되는 기술 체계다. 사용자의 조작 데이터를 향후 휴머노이드 조작 연구와 학습 체계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지점이다.

 

< 유니티 > 가상에서 먼저 배우는 로봇, 현실의 시행착오 최소화하는 방법

 

게임 속 가상 세계를 설계하던 실시간 3D 엔진이 이제 로봇의 두뇌를 깨우는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했다.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및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플랫폼 업체 ‘유니티’는 제조·물류 현장의 디지털 트윈 도입과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 생성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 기술과 가상 환경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도전이다.

 

유니티는 로봇 팔(Robot Arm)과 로봇 핸드가 실제 현장에서 오차 없이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학습·검증의 프로세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영재 유니티 시니어 파트너 엔지니어는 “정교한 하드웨어와 이동 플랫폼이 구축돼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학습 데이터와 정밀한 시뮬레이션 환경이 결여된다면 현장 도입 속도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기술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현장에 배치된 카드 인식 기반 로봇 제어 데모는 카메라가 포착한 2차원(2D) 이미지를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YOLO(You Only Look Once) 모델로 분석해, 로봇이 목표물을 정확히 집어 위치시키는 구조다. 주목할 점은 이 인식 모델의 고도화 과정이 물리적인 사진 수집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니티는 자사 시뮬레이션 환경 내에서 객체의 형태, 배경, 조명, 배치 조건 등을 실시간으로 변주하며 방대한 양의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 로봇 비전 학습에 활용했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약 2만여 가지의 임의(Random) 케이스를 짧은 시간 안에 반복 학습시켜, 로봇이 실제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는 이미 수많은 환경 변수를 사전에 숙지한 상태로 동작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시뮬레이션에서 다루지 못한 예외 상황을 실제 운영 중 수집된 데이터로 보완하는 상호 피드백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니티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로봇 자동화의 판도를 재정의했다. 이제 경쟁의 핵심은 실제 환경에 로봇을 투입하기 전, 가상 공간에서 얼마나 다양한 변수를 정밀하게 학습시킬 수 있느냐는 '데이터 학습 효율'로 옮겨가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처럼 유니티가 구현하는 핵심 역량은 디지털 트윈 기반의 '합성 데이터 생성'에 있다. 로봇이 현장에서 오차 없이 작업하려면 정답지 역할을 하는 '데이터 라벨링(Data Labeling)' 과정이 필수적인데, 기존의 수작업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영재 유니티 시니어 파트너 엔지니어는 “사람이 직접 현장을 돌며 일일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라벨링하는 작업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유니티는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변수를 자유롭게 변주하며 대량의 정답 데이터를 스스로 생성하고, 이를 로봇 학습에 즉각 연결하는 방식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즉각 교체하며 로봇의 인지·반응성을 검증할 수 있어 현장 엔지니어링의 생산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방법론이다.

 

나아가 이러한 접근은 제조·물류 현장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현실 공정에서 새로운 동작을 테스트하는 것은 높은 비용과 생산 차질이라는 리스크를 수반하지만, 가상 환경에서는 가혹 조건을 포함한 수많은 변수를 반복 검증하며 학습의 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 미라콤아이앤씨 > 로봇 하드웨어의 동작을 지휘하는 운영 체제의 힘

 

이번 전시 현장에서는 로봇의 정밀한 동작만큼이나 그 동작을 지시하고 관리하는 '제어 체계의 지능화'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설비 제어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공정 전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통합 운영 솔루션이 새로운 기술적 접근법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미라콤아이앤씨’가 제시한 공정 자동화의 핵심 메커니즘은 ▲MES ▲일정 계획(Scheduling) ▲작업 지시(Dispatching) ▲AI 로봇 제어 플랫폼 ▲품질 검사 및 물류 이송 등으로 이어지는 독자적인 데이터 연동 체계에 있다.

 

생산 현장의 정보가 최상위 관리 체계인 MES에서 출발해, 일정 계획과 작업 지시 과정을 거쳐, 로봇 제어 플랫폼으로 전달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로봇을 전체 공정 시스템의 일원으로 통합하는 미라콤아이앤씨의 기술적 비전이다. 각 로봇은 이 체계를 통해 하달된 명령에 따라 정밀 검사와 물류 이송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며, 시스템의 제어 지침에 따라 공정 전체와 유기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AMR·AMMR의 역할 분담을 분리해 제시한 존을 통해 기술 이해를 도왔다. AMMR은 비전 검사, 불량 판정, 자재 적재를 아우르는 고도화된 작업을 수행하고, AMR은 자재의 물류 이송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다.

 

▲ 이동부터 정밀 작업까지 진행하는 AMMR.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사측 관계자는 “시스템에서 로봇으로 비전 검사 명령이 즉각 전송되는 과정은 단순한 시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상위 운영 체계가 로봇의 하드웨어를 어떻게 직접 통제하고 실행하는지 보여주는 ‘실시간 제어 로직’의 핵심 증거”라고 내세웠다. 즉, 소프트웨어의 명령이 하드웨어의 물리적 동작으로 곧바로 치환되는 이 결합 방식이야말로, 로봇이 공정의 일부로서 자율적으로 기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미라콤아이앤씨의 핵심 역량은 MES와 물류제어시스템(MCS) 기반 제조 운영 솔루션에 있다. 현장에서 다뤄진 주요 메시지는 이러한 생산 관리와 설비 제어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운영의 고도화'에 방점이 찍혔다. 누가, 무엇을, 언제 검사할지 결정하고, 물류의 흐름을 통제하며 예외 상황에 대응하는 모든 지능이 로봇과 소프트웨어 사이에 유기적으로 흐를 때 완성되기 때문이다.

 

< 슈말츠 > “접촉하고 전달하고 보호한다”...핸들링의 본질을 묻다

 

 

독일 소재 진공 기술 업체 ‘슈말츠’는 이번 전시에서 폭넓은 물리적 핸들링(Handling) 스펙트럼을 제안했다. 단순히 진공 기술이나 흡착 패드 제조사에 머물지 않고, 산업군별로 최적화된 핸들링 표준을 제시한 것. 식음료(F&B) 전용 그리퍼, 중량물 이송용 중량물 핸들링 장비, 전자 부품 보호를 위한 정전기 방지(ESD) 소재 기술에 이르기까지.

 

식품 산업 영역에서 슈말츠는 핑거 그리퍼 ‘엠그립(mGrip)’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비정형 F&B 제품을 안전하게 다루기 위해 독일표준화기구(DIN) 주관 방수·방진 등급 ‘IP69K’를 충족한 위생 설계를 갖췄다. 여기에 모듈식 구조를 결합한 솔루션이다.

 

▲ 엠그립은 다양한 무게의 대상물을 취급한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박상용 슈말츠코리아 부장은 “분당 120회 이상의 집품(Picking) 성능과 최대 10kg의 하중 대응력은

실제 F&B 생산 공정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실전형 기술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중량물 이송 분야에서는 사측이 지난 2022년 단행한 전략적 인수합병(M&A)의 성과가 가시화됐다. 중량물 핸들링 솔루션 ‘비나 핸들링(Binar Handling)’ 라인업은 ‘비나 핸들링 AB(Binar Handling AB)’, 유럽·아시아 소재 자회사 4개를 보유한 스웨덴 소재 핸들링 시스템 업체를 슈말츠가 M&A한 후 완성됐다. 현재 퀵리프트(Quick-Lift) 시리즈, 로프 밸런서 등 제품이 핵심 솔루션이다.

 

이 중 퀵리프트 시리즈가 슈말츠 부스의 하이라이트로 소개됐다. 유효상 슈말츠 팀장은 “가반하중 50~300kg의 ‘QLA’와 최대 600kg의 대상물을 다루는 ‘QLR’는 단순히 중량물을 들어 올리는 기능에서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며 “인체공학적 설계와 정밀한 위치 제어 역량을 결합한 점이 최대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작업자의 물리적 부하를 줄이는 동시에, 제한된 제조 공간 내에서 동선을 효율화하는 공간 최적화 핸들링 메커니즘이라는 강조점이다.

 

▲ (왼쪽부터) 유효상 팀장, 장승범 과장, 최재규 기자가 퀵리프트를 시연·경험하고 있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올해 론칭한 최신 퀵리프트는 기존 손잡이 조작부에 더해, 하단에는 작업자가 엄지 손가락으로 즉각 반응시키는 슬라이더형 조종부를 적용해 미세한 상하 제어와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무거운 작업물을 다루는 과정에서도 손에서 조작이 끊기지 않도록 한 점이 개선 포인트다.

 

▲ 조작기 하단 회색 부분의 조종부를 통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대상물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전자 부품 공정에서는 소재 공학을 접목한 진공 패드 ‘HT1-ESD’ 슈말츠의 올해 기술적 차별점이다. 장승범 슈말츠 과장은 “반도체, 전자 부품 등 민감한 제품은 ESD에 따른 손상 방지와 자국 없는 핸들링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덧붙여 “고온 내열성 고무 ‘HT1(High Temperature 1)’과 정전기 방지용 니트릴 고무 ‘NBR-ESD(Nitrile Butadiene Rubber - Electrostatic Discharge)’ 두 소재를 결합해 최대 170℃의 고온 환경에서도 변함없는 성능을 유지하는 제품”이라고 제시했다.

 

▲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올해 AW에서 슈말츠가 제시한 것은 접촉·전달·취급이라는 핸들링의 본질적 질문에 대한 산업별 해답이다. 이들은 단순한 기구부 공급에서, 산업 현장이 직면한 물리적 난제를 각기 다른 소재와 설계 기술로 해법을 제안하며 핸들링 기술의 정의를 재정립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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